“고등학생이라서 정말 행복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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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라서 정말 행복 합니다”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9.04.29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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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관 청주농업고등학교 산림환경자원과 3학년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손자뻘 되는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친구로 지내는 열혈할아버지가있다. 바로 청주농고 산림환경자원과 3학년 류인관(65)씨. 교내에서 할아버지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그는 내수중학교에서 30년 동안 기능직으로 일하다 퇴직 한 후, 곧바로 청춘을 바쳤던 내수중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했다.

처음에는 중학교 졸업을 목표로 학생신분이 됐지만, 그의 열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평소 관상수 재배와 병충해 등에 대한 이론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고등학교까지 진학하게 된 것.

못 배운 것이 평생 한으로 남아 있던 그의 학업에 대한 집념은 남달랐다. 류씨는“만여평이넘는 농사를 짓는 농부, 마을이장, 학생으로 1인3역을 해야 했지만, 1교시를 하고 조퇴를 하더라도 학교출석만은 빠지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류씨는 현재 내수읍이장단협의회와 공해방지대책위원회 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언제나 사회에 기여하며 살고 싶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또 그만큼 주민들로부터 성실함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내수읍의 슈퍼맨으로 통하기도 한다.

하지만 “욕심이 많은 것이 나를 힘들게 할 때도 있다”며 “무리를 해서인지 3학년이 되면서 건강이 안 좋아져 앞으로의 목표에 차질이 있을까 걱정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진학의 꿈만은 버릴 수 없다는 류씨는 “반에서 나보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반이나 된다”며 “건강만 허락한다면 대학교까지 졸업해 여생을 사회에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요즘 건강악화로 병원에 입원중인 류씨. 하루 빨리 건강이 회복돼 내년 봄에는 대학캠퍼스의 낭만을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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