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이 몰고 온 온천 관광객 두 배 이상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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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이 몰고 온 온천 관광객 두 배 이상 껑충
  • 김진오
  • 승인 2009.05.20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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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아산·도고 3대 온천에 역사문화 상품 접목 효과 톡톡
계절별 맞춤 코스, 시티투어 등 시스템화 된 마케팅도 주목

이슈파이팅 ‘충북 관광정책, 뒤집자’
타 지역 관광활성화 사례② 충남 아산

서울에 사는 이 모 할아버지(71)는 매주 수요일 아침이면 친구들과 전철에 몸을 싣는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유 있게 집을 나서면 출근시간도 끝나 열차도 한산해 나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65세가 넘은 노인들은 전철철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 최소한 교통비는 들이지 않아도 된다.

   
▲ 수도권 전철 개통으로 온천 관광객만 하루 3000명씩 증가한 충남 아산시, 온천과 역사문화가 조화를 이루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하고 있다.
서울 청량리 역을 출발한 전철은 노량진에서 할아버지를 태우고 충남 온양온천역까지 2시간 여 동안 달린다.

승객을 태우기 위해 역 마다 정차를 반복하지만 할아버지는 쌩쌩 달리는 것 보다 이런 열차 풍경이 더 마음에 든다.

온양온천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할아버지 일행의 최종 목적지는 걸어서 5분 거리의 한 호텔 대중탕이다.

우선 점심식사부터 하기로 한 할아버지 일행은 호텔 근처의 식당을 찾았다. 지난주에는 큼지막한 뼈다귀가 들어있는 갈비탕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새우젓을 듬뿍 타 먹는 순대국밥을 선택했다.

반주로 막걸리도 한사발씩 들이키고 대중탕으로 향했다. 매주 오는 곳이지만 온천이라 그런지 피부가 맨질맨질해 지는 것 같아 좋다.

두시간여 동안 온천에 몸을 담그고 서울행 전철을 탄 시간은 오후 3시 넉넉잡아도 6시까지는 집에 도착할 수 있다.

이 날 하루동안 할아버지가 쓴 돈은 대중탕 이용료와 점심값을 합쳐 1만원. 아침에 나와 하루종일 소일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경제적인 금액이다.

전철이 만든 온양온천 풍경

서울과 아산을 오가는 전철은 할아버지와 비슷한 승객들이 꽤 많이 이용한다. 한시간에 두 번 운행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조금만 여유를 갖는다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다.

온양온천 까지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고속버스나 철도보다 30분 이상 느리지만 집과 가까운 곳에서 탈 수 있으니 이 또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할아버지는 친구들과 아예 매주 수요일 마다 온양온천에 가는 모임을 따로 만들었다. 회비는 1만원. 대중탕 이용료와 점심식대로 사용되는데 출발할 때 총무가 걷어 공동경비로 사용한다.

아산시는 할아버지처럼 전철을 이용해 수도권에서 온양온천을 찾는 관광객이 매일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온양온천역에는 간단한 목욕용품 가방을 손에 든 전철 승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수도권전철이 아산까지 운행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15일. 평일 시간당 두 번, 주말에는 세 번씩 천안과 온양온천을 거쳐 신창까지 승객을 실어 나른다.

온양온천역에서 하차하는 승객만 평일에는 5000명, 주말에는 7000명 이상이며 이중 절반 가까이가 온천욕을 즐기려는 관광객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아산시가 집계한 온양온천 관광객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75만명으로 월 평균 25만명으로 이는 지난해까지 같은 기간 월평균 관광객이 매년 12~13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올들어 2배나 증가한 것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순수하게 증가한 관광객만 월평균 10만명에 달한다. 적게 잡아도 매일 3000명 이상이 전철을 이용해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이들이 매월 사용하는 돈만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철을 이용한 온천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것은 온천수를 사용하는 대중탕들이 온양온천역 주변에 밀집해 있는 지리적 여건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온양온천역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하차할 경우 시내버스나 택시 등의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불과 걸어서 5분 거리의 대중탕과 음식점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 차별화 시도 돋보여

아산 관광의 테마는 철저하게 온천과 역사문화로 구분돼 있다. 옛 온양 시가지의 온양온천, 북서부 외곽의 아산온천과 서부지역의 도고온천으로 온천관광지가 밀집돼 있다.

온천 또한 3개 지역별로 차별화 돼 있어 온양온천은 호텔 등의 대중탕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산온천은 워터파크형태의 가족 휴양형으로 특색을 갖추고 있다.

콘도와 대기업들의 수련관이 다수 자리잡고 있는 도고온천은 골프장과도 연계한 리조트 형태로 차별화 하고 있다.

아산의 역사와 문화, 전통 테마의 관광상품은 현충사로 대표된다. 현충사의 잘 가꿔진 수목들은 충무공을 기리는 역사적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민속박물관과 외암민속마을, 크고 작은 사찰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아산 관광의 차별화 시도는 관광상품과 시티투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계절별로 당일과 1박2일 관광코스를 개발해 여행사 뿐 아니라 전국의 각급학교나 단체들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매일 시티투어도 운영해 마케팅을 시스템화 하고 있다.

시티투어 코스 또한 왕실온천, 레저온천, 웰빙온천, 역사문화 코스로 구분해 차별화 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성인 기준 2만원이면 식사와 주요 관광지 입장,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상품화 했다.

시 관계자는 “시티투어는 서울 등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주요 도시들의 단골 메뉴가 됐다. 아산 시티투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관광상품을 차별화 해 누구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해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성인 2만원 노약자 1만5000원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활성화를 위해 이용료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마케팅의 지휘자 아산시
온천 자원 만족 않고 개발과 기획 시도

온천 관광지의 운명은 크게 두가지다. 워터파크 형태로 레저 관광지로 얼굴을 바꾸던지 희소성을 잃고 몰락해 가는 것.
하지만 아산 지역 온천은 3개 지역을 차별화 해 각각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의 치밀하고 적극적인 행정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옛 시가지와 신흥 온천지에 특색을 부여했고 이를 역사문화 테마와 적절히 어우러지도록 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했다는 것.

특히 관광상품 운영에 있어서도 지자체가 중심에 서 철저히 시스템화 하고 있어 타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실제 시내 중심부와 거리가 있는 아산온천이 셔틀버스를 운행하자 전체적인 관광상품 운영 차원에서 협조를 구해 금지시키기도 했을 정도다.

아산시 한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도 하나의 상품인 만큼 이를 어떻게 유지하고 고객만족도를 높이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아산시가 제대로 꿰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불만도 나왔지만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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