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바라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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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바라만 볼 것인가!
  • 충북인뉴스
  • 승인 2009.07.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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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 청주시 사회복지사

   
“초등학교 1학년 입학 때 아버지의 등에 업혀 입학식을 끝냈다. 1학년 여름 방학 전까지 매 교시가 끝나면 아버지는 나를 업고 화장실을 가야만 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3일까지 중학교 2학년인 나는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는데 초등학교 때처럼 아버지는 맨 뒤에서 우리 차를 따라 오셨다. 해양수족관, 태종대 등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까지 나를 업고 다니시며 하나하나 설명해 주실 때 흘리시는 땀방울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 초등학교 때 느끼지 못한 아버지의 숨소리가 내 귓가에 너무도 거친 숨소리로 들려 왔다. 다른 친구들에게서 뒤쳐질까봐 열심히 미는 휠체어 속도가 초등학교 때보다 많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이는 3살 때 총알 택시에 받혀 머리부터 방광에 이르는 긴 튜브를 오늘까지 지닌 채 간신히 목숨을 건져 오늘의 자신이 다시 태어났다는 지체 1급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의 글이다. 지난 6월 27일 충북노인복지관에서 있었던 ‘2009년 충북장애인종합예술제’ 글짓기 부분에서 금상을 받았다.

충북지체장애인협회 주관으로 충북 12개 시ㆍ군 지체장애인이 사진, 글짓기, 그림, 장기자랑 부분에서 예선을 거친 후 이날 행사장에서 최종 발표와 시상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장기자랑 심사를 하면서 즐겁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숙연함이 느껴졌다.

지난해 4월 11일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에서는 ‘문화ㆍ예술ㆍ체육활동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며,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2006년 12월13일 통과된 UN 장애인권리협약 제30조에 ‘당사국은 문화이용의 접근권 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자신이 이익과 사회의 번영을 위해서, 그들의 창의적이고 예술적이며 지적인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한다.

장애는 장애를 규정한 사회적 인식이 가장 장애물이라고 한다. 바라만 볼 대상이 아니라, 장애인식을 다시 생각해 보고 인권 감수성과 관심을 높여야 한다. 중학생의 이름이 공개된 교복을 국가인권위에 시정을 요청한 것과 같이 전혀 생각지 못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누구에게든 인권이 있다. 한지만 관심의 부족, 메마른 인권의 감수성으로는 볼 수도 느끼지도 못한다.

관심의 어원은 “그 사이에 들어가 있다” 또는 “거기에 있다”라는 라틴어 inter-ess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청주 가경동 프리머스시네마 청주점에서 한국영화 ‘거북이 달린다’를 한글자막 및 화면해설로 상영했다. 세 번을 더 상영할 예정이지만 영화관을 가기까지와 영화를 볼 때 장애물 없이 무사히 볼 수 있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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