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미는 ‘이스타’ 등 돌리려는 ‘한성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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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미는 ‘이스타’ 등 돌리려는 ‘한성항공’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3.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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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저가항공 최적지 청주, 국제선 거점화 계획”
부활 날개 짓 준비 한성항공, 힘 실리는 본사 김포 이전설

청주공항과 관련한 한성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저가항공 후발주자인 이스타항공이 수도권 이외 거점으로 청주공항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반면 새 주인을 맞이한 한성항공은 김포로 본사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청주, 이스타의 국제선 거점 가능성

이스타항공의 주력 노선은 김포~제주다. 군산~제주는 하루 2회 왕복 운항에 그치고 있으며 청주~김포는 4회 왕복한다. 본사를 둔 군산 보다 청주에 더 큰 비중을 싣고 있는 것이다.

▲ 이스타항공이 국제선 거점으로 청주를 주목하고 있는 반면, 부활의 계기를 마련한 한성항공은 본사 김포이전 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열린 이스타항공의 청주~김포 취항 기념식.
국제선 또한 마찬가지.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말 국제선 운송면허를 취득한 후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구간을 단독운항 했으며 일본 고치구간을 부정기 전세기로 운영했다.

지방공항에서는 청주에서 처음으로 지난달 청주~홍콩 노선에 부정기 편을 투입, 11회 운항했다. 주력인 김포를 제외한 지방공항 거점으로 청주를 활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스타는 서운해 할 정도로 기업이미지에서 군산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 소개와 노선·상품 홍보, 인터넷 예매가 이뤄지는 인터넷홈페이지 어느 곳에서도 군산이 본사라는 안내를 찾아볼 수 없다.
서울과 청주, 군산 3곳의 지역본부와 별도로 지원본부를 서울에 두고 있으며 홈페이지 하단에 서울 지원본부 주소를 게시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스타항공이 국제선 거점으로 청주를 점찍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나 인천이 절대적으로 항공수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이용에도 제한과 불편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공항에는 여전히 저가항공에 대한 홀대가 남아 있고 이용료가 비싸다는 점도 청주에 눈길이 머물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스타 관계자도 “청주공항은 김포나 인천공항 외의 항공사 거점 공항으로 유리한 조건들이 많다. 향후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청주운항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지방공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며 항공기 정비센터 유치와 같은 부대시설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5대, 국제선 취항은 필수

이스타항공이 청주공항을 주목하는 것은 국제선 취항을 염두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나 인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비교적 유리한 접근성, 수속시간 단축과 저렴한 공항이용료, 여기에 수도권 남부와 충청, 영호남 북부지역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스타항공이 안고 있는 핸디캡도 청주공항을 통해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이스타의 본사 군산은 서해안고속도로 등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충분한 수요시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군산공항도 국제공항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다. 충청권 수요를 확보할 수도 없고 수도권은 더욱이 기대할 수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도 국제선 취항을 염두한 것이어서 군산공항의 약점은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131인승 보잉737-600 1대와 149인승 보잉737-700 4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중 6호기 도입도 예정돼 있다.

이들 제트항공기를 국내선에만 투입하는 것은 누가 봐도 비효율이며 국제선 취항은 이스타항공으로서 반드시 확대해야 하는 당장의 목표라 할 수 있다.
대형 항공사들이 장악한 김포와 인천 대신 청주를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청주공항의 특성을 활용한다면 중국남부와 동남아시아 취항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미 저가항공의 김포~제주 노선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제선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저가항공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제노선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성항공, 새 술은 새 부대에?
올 여름 재취항 가능, 김포~제주 노선 주력할 듯

청주공항에 눈 독을 들이는 이스타항공과 달리 청주에 본사를 둔 한성항공은 M&A가 마무리 되는 대로 본사 김포 이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지대운 수석부장판사)가 한성항공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인가해 재취항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성항공이 파산할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고 회생의 해법을 찾은 것은 신보창업투자를 새로운 인수자로 맞이했기 때문이다.

신보창투의 한성항공 인수액은 채무의 절반에 해당하는 150억원. 채무 300억의 10%인 30억원을 변제하고 나머지 120억원은 정상화를 위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이 현실화 될 경우 한성항공은 부채를 모두 청산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되며 오는 7월이나 8월중 재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 90% 탕감이 가능한 것은 인수자를 미리 정해 두고 채무 조정안을 확정하는 프리패키지 딜 방식(Pre-Packaged Deal)을 통해 신보창투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채권자들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법인이 청산되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역의 관심은 한성항공이 M&A 후에도 청주에 머물겠느냐는 것이다. 본사 김포이전 설은 이미 경영압박이 시작됐을 당시 한성항공도 흘렸던 것을 감안하면 청주 잔류 보다 이전에 무게게 실린다.

항공수요가 훨씬 많은 김포~제주 노선에 집중하는 것이 경영적으로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충북도와의 원활하지 않은 관계, 공항공사청주지사의 사무실 명도소송 등의 사연도 한성항공의 향후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한성항공 신구 경영진 모두 청주나 충북에 연고가 없다는 점도 떠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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