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기록문화의 첫 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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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기록문화의 첫 번째 ‘사진’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0.09.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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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준 사진부 차장

근현대 사회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첫 번째 필수 조건은 사진이다. 시간이 지나도 한눈에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서 동북부, 자동차로 7시간 거리에 온타리오호(Lake of Ontario)와 제너스 강(Genesee river)이 흐르는 로체스터(Rochester City)시가 있다. 필름과 인화지로 유명한 ‘코닥’(Kodak) 본사가 위치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한때 도시인구 1/3 정도가 코닥사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디지털 흐름에 합류하지 못해 공장의 절반 이상이 중단된 상태다.

독특한 것은 로체스터 중심 도심 건물마다 옛 건물에서 현재의 빌딩이 들어서기까지 한 눈에 쉽게 불 수 있는 사진 기록들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진 속에는 산업화 당시 생활상과 건축양식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코닥사가 그 곳에 있는 것이 다른 도시보다 사진으로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특별한 이유가 될 수 있겠으나,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해 후세에게 남겨주어야 한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이 엿보인다. 사진은 과거와 현재를 단 몇 장의 사진으로 쉽게 비교해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 로체스터 도심 빌딩 마다 옛 사진들이 크게 내걸려 있다.카메라 Canon 1D MarkⅢ
문화의 도시 청주시의 현실은 어떠한가? 청주읍성 객사터는 영화관에 묻혀 다시는 볼 수 없는 역사가 되어 버렸다. 고려시대 청주읍성에 둘러싸인 성안길은 언제나 현재의 모습만 보이고 있다. 그 옛 모습을 출판물로 찾아보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청주지역에는 사진계의 큰 어르신인 김운기 선생님이 계시다. 선생은 1960년대부터 사진기자 생활을 하며 청주지역 곳곳을 카메라에 옮겨 담았다. 당시는 그저 평범한 건물과 사람들의 모습이었지만 현재 그 사진들은 역사적 가치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지금은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작은 도심의 거리 거리도 순간 순간 변하는 역사의 과정 속에서 그 모습이 필요한 때가 올 수 있는 것이다.

로컬거버넌스, 즉 지역주민참여와 협동의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로체스터시는 과거 코닥사의 위기로 인한 빈곤에서 벗어나 미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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