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의 계절 소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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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계절 소통합시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0.11.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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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철수 경제사회부 기자

바야흐로 복지의 계절이 온 듯하다. 아침, 저녁 출·퇴근길이면 옷깃을 여밀 만큼 추위를 느끼게 한다. 어느덧 사랑의 연탄 나누기와 김장 나누기 보도 자료들이 기자의 인터넷 이메일을 채우고 있다.

거리엔 가로수 오색 단풍잎들이 흩날리며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선 행복연이 주관하는 ‘뉴 패러다임으로서의 민선 5기 청주시 사회복지정책 방향 제시’란 희망포럼이 열렸다.

보편적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교수(행동하는 복지연합 공동대표)의 주제발표 이면에는 ‘곳간이 빈 청주시’가 선별적 복지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지적하는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교수는 시가 자체 발주하는 10억원 이상 토목사업을 일일이 꼽으며 이를 사회복지정책 예산으로 돌릴 수 있다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청주시 복지정책 미래를 제안하는 자리에 정작 청주시 관계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주민지원과 총괄기획담당이 방청석 맨 뒷자리에 앉아 열심히 필기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미래 사회복지방향의 심각한 시각차를 확인하는 자리에서 여전히 소통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장애인단체 회장은 인지적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전무한 ‘청주시 평생학습관’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청주시 복지정책의 미래를 설계하는 희망포럼에 장애인단체 관계자가 빠져 있어 서운함도 감추지 않았다.

사실 청주시 평생학습관은 64개 프로그램에 1870명의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이 중에서 10%에 이르는 180여명이 장애인 수강자라고 한다. 프로그램 별 3.5대 1의 모집 경쟁률을 자랑하지만 수급 장애인은 우선 선발권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특별한 지도교사가 필요한 인지적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은 전무했다.

청주시가 최근 청주야구장 인근 체육공원 내에 있는 한 가설 건축물을 철거하려 한다. 근대5종 경기장으로 쓰이던 건물을 시설 노후와 안정성을 이유로 철거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곁방살이로 연습을 해 오던 청주시 장애인 펜싱선수단이 마땅히 운동할 곳도 없이 쫓겨나게 생겼다는 것이다.

충북도와 교육청이 장애인스포츠센터와 장애인학생체육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지만 당장 오는 19일부터 3일 동안 청주에서 열릴 ‘제1회 전국 장애인 펜싱선수협회장배 대회’를 대비한 연습할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도체육회의 배려로 충북스포츠센터 펜싱경기장을 잠시 이용하기로 했지만 장애인 펜싱의 경우 휠체어 고정대 등의 설치가 필요해 함께 사용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며 기자는 소통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 복지정책에서 장애인들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은 사회복지 전문가도 사회복지학 교수도 아닌 바로 장애인 자신일 것이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장애인 복지정책을 세움에 있어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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