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어 페인(?)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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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어 페인(?)되는 재미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1.1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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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선 전 충북도 공보관, 충북생체협 사무처장

입에 붙지 않는 ‘소셜미디어’란 단어.
얼마 전, 함께 일하는 직원이 ‘국장님! 블로그 좀 ’쁘로그’라 하지 마세요“라고 말 해 사무실 전체에 웃음이 터졌다. 매일 매일 생겨나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SNS 용어는 더욱 낯설다. 그 말이 그 말 같고 이름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또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왜 직접 얼굴 보고 이야기 하려 하지 않고 휴대폰, 컴퓨터 모니터 등 차가운 기계에 대고 이야기를 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며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 말의 여운 등에서 상대방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것 아닌가!

뉴미디어 업무를 이해하려 하는 일환도 있었지만, 나의 이러한 아날로그식 사고방식을 조금 바꾸고 싶어 SNS를 개설했다. 하지만 트위터 속의 나는 여전히 외롭고 쓸쓸했다. ‘역시 SNS는 내 취향이 아니야‘ 라고 단언했을 무렵, 뉴미디어 담당 직원이 ’페이스북‘을 권했다.

나는 손 사레를 치며, 골치 아프고 재미도 없다며 안하겠다고 했더니 최신 스마트폰까지 쓰면서 페이스북도 안하면 무용지물이라 말한다. 트위터와는 달리 페이스북은 지인들 위주로 소통을 할 수 있어 좋다는 말에 살짝 마음이 흔들려 일단 가입해 보기로 했다.

주민등록번호부터 집 주소에 직업까지 입력해야하는 국내 포털과는 달리 가입 자체가 간단해 그건 마음에 들었다.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나니 여기저기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어! 이 친구 여기 있네. 어! 이분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페이스북을 어떻게 알고 하시나?” 참 신기한 일이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못했던 반가운 얼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나타나는 것이었다. 페이스북 어플을 스마트폰에 깔아두고 수시로 들어가 사람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함께 일하면서 대화가 적었던 우리 직원들의 일상도 몰래 들여다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참 따뜻했다. 운동을 좋아한다는 것만 알았지, 휴일이면 새벽바람 맞으며 무심천을 쌩쌩 달리는 인라인 매니아 류필선씨, 남편이 해외지사로 나가 기러기 부부가 된 채 혼자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정상희씨, 가장 좋아하는 말이 ’동규아 엄마가 많이 사랑해‘라고 말하는 멋진 엄마 오상순씨.

공익근무요원으로 일 하다 원하는 기자가 되어 신문사로 출근하고 있는 한기원씨, 도정 현안으로 휴일근무도 잦고 요즘엔 구제역 때문에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닌 박경국 부지사님. 페이스북이 아니었다면 이런 소소한 사실들을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이야기 보다 친구들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는 편이고, 일일이 찾아가 함께 마음을 나누려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열어 페이스북을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나. 앞으로도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 나누며 친구들과 즐겁게 살고 싶다. 그러고 보니 나이 먹어 페인(페이스북 하는 사람)되는 재미도 꽤 쏠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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