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야 본전’
상태바
‘잘 해야 본전’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11.23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철수 사회문화부 기자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가족들과 온기가 느껴지는 행복한 나날 보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잘 해야 본전’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역 일간지부터 동네신문, 인터넷 신문, 주간 신문까지 10여년을 거치며 사회부 기자생활을 해 왔던 기자에겐 남다른 사연을 내포하고 있는 말입니다.

시간과 싸우며 사실을 전달해야 했던 일간지 기자 생활동안은 사실 확인의 한계를 느껴 양비론으로 다룰 수밖에 없었고 제보자나 취재원 모두가 기사에 대해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여론을 형성하고 당연히 가치 개입적인 시사주간지 기사도 사실 확인의 한계에 부딪히는 제보 기사의 경우 일관되게 옳고 그름을 판단해 주기 힘든 것은 매 한가지죠. 엇갈린 주장 속에서 양 쪽에 의견을 고르게 들어주다 보면 시소게임을 하고 있는 기자에게 모든 화살이 쏟아지기도 하죠.

그래서 사회부 기자들 사이엔 ‘잘 해야 본전이다’란 말이 공공연하게 돌곤 합니다. 일각에선 얼마만큼 사실 확인을 위해 기자가 노력했는지를 놓고 평가해야 한다는 말도 있더군요. 어쨌거나 사회부 기자들에게 잘 해야 본전이란 말은 상당히 공감 가는 말입니다.

그런데 10여년 기자 생활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던 수많은 나날을 보상이라도 하듯 최근 기자에게 기분 좋은 소식들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현양은 도내 한 외고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시민활동가로 일 해온 부모 아래에서 커 오면서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자원봉사활동이 몸에 배었고 최근까지 지역아동센터에서 저소득 가정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지도를 해 왔습니다. 이 같은 사연을 알음알음 전해 듣게 된 기자가 소개를 하게 되었고 이 기사가 인연이 되어 한국외대 수시전형에서 합격했다고 감사의 문자 메시지를 7차례나 보내 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녹색 수도 청주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용암1동 자율방범대의 자전거 순찰대 소식을 전달하면서 낭보를 접하기도 했습니다. 전국에서도 보기 드물고 도내에서 최초인 자전거 순찰대는 차량 순찰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도보 순찰의 기동성을 극복한 신개념 순찰 방식입니다. 이 같은 사연을 기자가 지역에 알리게 됐고 용암1동 자전거 순찰대는 충북지방경찰청이 선정·시상하는 도시형 베스트 자율방범대로 뽑히는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용암2동에서 분가한지 7개월여 만에 얻은 성과라 대원들의 기쁨도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자는 감사 인사를 전해 듣게 됐습니다. 그리고 답례로 베스트 자율방범대 선정·시상식을 자매 인터넷 신문 충북인뉴스의 시민기자 동영상란에서 소개하기도 했죠. 아무튼 내 기사로 누군가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에 모처럼 보람을 느꼈습니다. ‘기자는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을 때에 참다운 기자가 된다’란 선배의 말 다음으로 위안이 되는 나날이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