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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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신년사
  • 윤석위 대표
  • 승인 2014.01.0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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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위 대표

한해가 가고 새해가 왔습니다.
마침, 오는 해가 횐 말의 해라서 “천리마처럼 힘차게 달려보자!” 거나 “백마처럼 영험한 기운을 받아 안녕하시길 빕니다!”를 덕담으로 올리고 싶습니다만 우리가 사는 시대가 엄중하고 비상하여 그러지 못함을 혜량하여 주시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저는 5년 전, 2009년 새해를 맞아 새해를 맞아 “충청리뷰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신년 인사말을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MB정권이 출범한지 1년이 되는 시기였는데 이는 마침 2014년을 맞는 박근혜 정권의 1년과 비교할만하겠다는 생각에 묵은 신문을 다시 찾아 읽어 보았습니다.

돌아보니 MB정권이 김대중 노무현정권을 지나며 일관적으로 추지해온 화해와 소통을 통한 통일정책대신 남북대결구도를 심화(완성)시키는 반통일정책을 펴고 있는데 대한 깊은 우려를 적었었고, 언론계를 재편하려는 의도아래 조중동 신문에 종편이라는 떡을 얹어 주려 애쓰며 이것이 마치 미디어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利說과 더 나아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甘言을 조직적으로 퍼뜨리고 있는 점을 걱정하였으며 또한 노무현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만들어 놓은 여러가지 정책들이 속절없이 뒤집고 의미를 훼절시키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했었습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박근혜정권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정권의 통일정책은 불신과 불통의 벽을 쌓아 반통일정책을 완결 지었고, MB정권이 만들어 재벌신문에게 자리를 펴 준 종편은 예측대로 우리나라 언론환경을 3급수 이하로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전혀 예측할 수도 없었고 민주주의국가에서 있을 수도 없는 참담한 사실 ! 국가기관이 저지른 대선부정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미에는 무당벌레 이야기를 썼습니다. “무당벌레는 가지 끝에 올라서야 비로소 날아 오른다”는 말로 MB정권의 무리한 정책들이 가져올 회색빛 앞날을 빗대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어 원주 솔골에 있는 동학지도자 해월 최시형의 묘비명 “천지가 부모요, 부모가 천지이니 부모는 일체다. 세상 만물 모든 것이 서로를 낳고 함께 키운다”는 말 귀의 풀이로 資(돈)가 本(아비)이 되어가는 사회에는 人本, 自然主義가 대안이며 살 길이 다라는 주를 달기도 했습니다.

▲ 윤두서의 진단타려도
지난 5년을 리뷰하기 위해서 다시 읽은 그때의 신년 인삿말을 읽고나서 우리 사는 세상이 그때보다도 더 암울하고 팍팍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北녘은 서른이 넘지 않은 고지혈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세계무대에서 희극으로 이목을 끌고 있으며 南도 오만과 不通의 사회분위기 속에 서로의 안녕을 물어가며 살고 있습니다.
정말 당신은 안녕하신지요 ?

原則이라는 말을 써 놓고 찬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원칙이라는 말을 입속에 뇌는 순간 여러 단어 들이 잇달아 떠오릅니다. 상식, 합리, 공정, 공평, 정의라는 단어와 불평등 반칙 몰상식 불공정 불합리 부정등의 단어가 함께 떠오릅니다.

사람들이 정하는 규범과 원리의 기준은 무엇과의 비교로부터 시작됩니다. 맞지 않는 저울로 물건을 팔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경기를 하거나 마라톤선수가 지름길로 달려 우승하는 것이나 공정한 심판을 보아야하는 국가기관이 앞장서 부정을 저지르는 사회는 원칙 없는 불행한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17세기에 살았던 공재 윤두서는 진단타려도(陳?墮驢圖)라는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을 보면 나귀를 타고 가던 선비가 떨어지는 것을 그린 것입니다. 뒤따르던 동자는 놀라는데 떨어지는 본인은 싱글거리고 있습니다. 그 그림에 숙종임금이 1715년 시를 지어 적어놓았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의미만 말씀드리면 좋은 군주가 나라를 세웠다는 소식에 선비(希夷선생)가 너무 좋아 손뼉을 치다가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말이나 나귀는 소리에 예민하여 주인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낙마라는 게 그렇게 생깁니다. 부디 좋은 소식에 낙마하는 이가 많기를 바랍니다.
한해를 시작하며 마음을 다져 봅니다. 우리신문이 1994년 월간지로 창간한 이래 21년이 됩니다. 올곧은 말과 결 고운 글을 깃발에 쓰고 달려왔습니다.

올해도 신문이 제 값을 하는 한결같은 신문이 되도록 충청리뷰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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