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방문 치료비 모금활동, 김선일씨 살해로 여론악화 불안
급성간염으로 입원한 핫산군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 지고 있으나 김선일씨 피살로 혹시 모를 일에 대비, 입원실 앞에 경찰이 배치됐다. | ||
화제의 이라크 청년은 오는 30일 충청대학(학장 정종택) 주최로 열리는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한 핫산 군(17). 지난 19일 입국한 핫산군은 충청대 선수단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으나 이튿날 오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후송됐다.
청주 ㅎ병원에 입원해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핫산군의 병명은 급성 A형 간염으로 밝혀졌다. 급성간염은 극도의 안정과 치료관찰이 필요한 질병이지만 이라크의 현지 의료사정이 워낙 열악해 귀국 조치도 불가능한 상태에 처하게 됐다. 주최측 초청형식으로 힘겹게 참가한 사범 3명, 선수 4명의 이라크 선수단도 ‘속수무책’으로 충청대의 처분만 기다리는 입장이다.
결국 충청대는 핫산군의 건강상태가 회복될 때가지 치료를 책임지기로 하고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22일 충청대 스포츠 외교학과 학생들은 ‘이라크 선수 돕기 학생운동본부’ 발대식을 갖고 치료비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딱한 소식을 접한 도내 기관단체장들도 잇따라 핫산군의 병실을 방문해 금일봉과 함께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22일 오후에만 이원종 충북지사, 김천호 교육감, 조선호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위로 방문했고 청주대 김윤배 총장도 뒤를 이었다. 정치권에서도 열린우리당 노영민 김종률의원 등 충북도당 당직자 5명이 핫산군의 병실을 찾았다.
한편 핫산군은 병원에서 이라크 저항단체의 김선일씨 강제억류 소식을 전해듣고 안타까워 하며 김씨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라크 선수단 또한 입국하자마자 팀 동료의 입원에 이어 김씨의 피납소식이 불거지자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23일 새벽 김씨의 살해소식이 전해지면서 핫산군과 이라크 선수단은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충청대 스포츠외교학과 오노균교수는 “이라크선수단도 김선일씨의 살해소식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한국의 친구의 나라인데, 이건 신의 뜻이 아니다’ 며 혼란과 불안감을 보여 오히려 우리쪽에서 안심을 시키는 입장이다. 핫산군에 대해서도 이라크 선수단을 통해 현지 가족들에게 건강한 몸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보호하겠다고 연락토록 했다.
이라크 땅에서 억울하게 숨겨간 고인이 안타깝지만, 아무쪼록 한국땅에서 외롭게 투병하는 핫산군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따뜻한 배려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급인 이라크 선수단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대회일정에 예정대로 참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병원측은 핫산군의 상태에 대해 10일간 응급치료를 받은 뒤 출국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충청대는 핫산군이 건강을 회복해 출국이 가능할 때까지 의료지원 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올해로 3회째 세계태권도문화축제를 개최한 충청대는 22일 이라크태권도연맹에 김선일씨 구출에 협조를 당부하는 서한문을 발송하고 핫산군의 치료과정을 담은 지역방송의 뉴스보도 내용을 아랍권 알자리라 방송에 보내는등 민간외교에 힘을 쏟아왔다.
한편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핫산군이 입원중인 병원 주변의 경비병력을 30명으로 증원하는등 신변보호 대책을 강구했다. 또한 23일부터 핫산 군에 대한 외부인 방문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한편 도내 3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이라크파병반대 비상 충북도민행동’(이하 충북도민행동)측은 23일 청주 성안길 철당간 광장에서 '고 김선일씨 추모와 이라크 파병철회'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또한 오는 30일까지 청주 성안길에서 촛불집회(밤 8시)를 지속적으로 열기로 했다. 또한 24일부터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사무실 앞에서 이라크파병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