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많은 동네, 복 받은 곳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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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많은 동네, 복 받은 곳이네
  • 오혜자 객원기자
  • 승인 2014.06.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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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최초 마을협동조합인 ‘두꺼비협동조합’ 창립… 조성오 이사장 추대
로컬푸드직매장 ‘두꺼비살림’도 오픈, 주민참여·자립운영 모델 만들 계획
산남동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왁자지껄 사람들이 몰려나와 인근의 로컬푸드 직매장 ‘두꺼비살림’으로 이동했다. 친환경 및 직거래 상품들과 몰려든 사람들로 매장 앞이 북적였다. ‘두꺼비살림’을 여는 날이다. 5월 30일 ‘두꺼비협동조합’은 창립총회에 이어 ‘두꺼비살림’매장을 오픈했다.

초대의 글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 마을의 자립적인 순환경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알린 ‘두꺼비협동조합’은 마을협동조합형태의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소하면서 도심형 마을만들기에 돌입했다. 김현주 산남두꺼비생태마을아파트협의회장,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유봉숙 두꺼비마을작은도서관협의회장, 박미라 마을신문 편집장 등 마을활동가 7명이 이사를 맡았다. 초대이사장으로는 조성오 현 마을신문 이사가 추대됐다.

   
▲ 두꺼비협동조합의 출발과 동시에 로컬푸드직매장 ‘두꺼비살림’이 문을 열었다. 조합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두꺼비운동 시작된지 11년만에 맺은 결실

‘두꺼비협동조합’ 조성오(55) 이사장은 원흥이생명평화회의에 참여하면서 산남동 두꺼비마을과 연을 맺었다. 당시 모인 40여개 단체가 ‘두꺼비친구들’ 법인을 꾸리면서 이사로 활동했다.

조 대표는 “두꺼비 살리자고 할 때 사람이 먼저라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두꺼비가 사라지면 그 다음은 사람 차례라고 말했다. 두꺼비 살리기처럼 작은 일들이 바로 사람 살리는 일이다. 조합 발기인들은 주부가 대부분인데 주인의식이 높다. 자정을 넘기며 회의를 한 적도 많다. 의논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모두 소중하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 하는 일이 아니어서 대표 역할이 특별하지 않다”고 했다. 자칫 공동체의 성과가 왜곡될 것에 대해 경계하는 것이다. 단체의 대표가 당연히 가지는 고민이고 자세이지만, 요즘엔 보기 드문 모습이기도 하다.

청주 산남지역 택지개발과 함께 두꺼비살리기 운동이 시작된 지 만 11년이 됐다. 두꺼비생태공원 조성과 두꺼비생태문화관 건립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자연생태복원 우수마을로 주목받았다. 2008년 산남두꺼비생태마을협의회가 꾸려지고 이듬해 창간한 마을신문은 주민간 중심적 소통매체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주민참여 기반에 대한 고민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완희 두꺼비협동조합 총괄이사는 “환경생태와 관련한 부분에 주민 참여 역할이 점차 줄어드는 것과 마을신문을 운영하기 위한 기금마련이 당면한 문제였다. 자원봉사로 운영하고 있는 마을신문을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신문 제작과 보급으로 수익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친환경 농산물직거래 방안을 도입하게 됐다”며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마을신문 운영을 주민협의체에서 협동조합체제로 전환하면서 보다 주체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외부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운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마을협동조합, 공공성 추구

   
▲ 두꺼비협동조합 조성오 초대이사장.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협동조합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열망을 충족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결사체’라고 정의한다. 마을협동조합은 한 기업의 고용창출과 자립을 넘어 마을 전체의 공동의제 발굴과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공성을 추구하는 결사체다.

이인선 충북사회적경제센터 협동사회팀장은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면서 14년 5월 30일 현재 전국 4889개, 충북 150개의 협동조합이 설립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도시지역의 마을협동조합은 찾아보기 힘들다.

성남시의 주민 태평동락, 서울 마포구 성미산, 성북구 장수마을, 은평구의 역마을협동조합 그리고 원주와 홍성 등이 마을협동조합의 시도로 볼 수 있는데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두꺼비협동조합’이 충북에서는 최초의 도시형 마을협동조합이다. 충북 첫 사례로서 잘 자리매김하도록 돕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협동조합도 주식회사처럼 배당을 할 수 있지만 잉여금의 절반은 조합기여에 대한 보상인 이용고배당을 먼저하고 출자금에 대한 배당은 10%이내에서만 가능하다. 조합원에 대한 교육과 상담 정보제공, 협동조합 간 협동,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이 협동조합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필수사업이다.

두꺼비협동조합은 발기인 12명, 출자자 24명으로 시작했다. 10만원을 1구좌로 해서 5구좌 회원 40명과 1구좌 200명을 올해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목표달성까지 한시적으로 비출자자와 비조합원에게도 살림매장을 개방할 예정이다.

혜원장애인복지관, 수곡시니어 등에서 만든 떡과 수정과, 식혜 등 지역의 소규모 생산자들의 상품을 지역 주민이 소비하는 시스템과 친환경에너지 상품과 같은 녹색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잉여금을 마을 공동체 지원과 생태환경부분, 인근의 소외계층지원에 사용하자는 내용에 조합원들이 적극 합의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두꺼비협동조합의 야심찬 출발에 전국 각지 지역운동가와 협동조합 준비모임 관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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