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당도 이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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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당도 이긴 게 아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4.06.11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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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새정치 제 역할 하라는 유권자들의 뜻, 이제는 발전 도모해야
네거티브 선거전 실패한다는 것 입증···이제 남은 것은 선거법 청소

6·4 지방선거 결과 충북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 6명과 광역의원 21명, 기초의원 79명을 탄생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도지사와 기초단체장 3명, 광역의원 10명, 기초의원 42명을 배출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은 기초의원 1명, 무소속은 기초단체장 2명과 기초의원 9명을 냈다. 지난 2010년 선거 때는 민주당이 광역·기초단체장·지방의원을 석권했으나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다수를 배출했다. 진보당은 와르르 무너졌고, 무소속은 그런대로 체면치레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올 초만 해도 충북지역은 새누리당 지지도가 월등히 높아 새누리당이 싹쓸이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신당 창당과 세월호 참사로 참패를 면했다는 분석이다. 신당 창당은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했고, 세월호 참사는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과 심판론을 대두시켰다.

▲ 이번 선거에서 다수당이 된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 6명과 지방의원 100명을 탄생시켰다.

비위사건 많았는데 당선된 단체장들

남기헌 충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로 정부여당 책임론이 일었지만, 야당도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게 표심에 반영됐다. 유권자들은 어느 한 정당이 독식하지 말고 소통과 상생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리고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친 사람들이 낙선된 것은 유권자들이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시종 지사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도내 기초자치단체장, 시민사회단체들과 협의하는 협치의 폭을 더 넓혀야 한다. 지방의회도 양 당 견제 체제로 가는 만큼 딴지걸기식 의정활동을 하지 말고 품격있는 활동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단체장은 이시종 지사를 비롯해 총 7명이다. 그러나 이 중 정상혁 보은군수와 임각수 괴산군수는 각종 비위사건에도 불구하고 당선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향후에도 재판 등으로 군정 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7전7승의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한 이시종 지사는 선거 때마다 천우신조(天佑神助)의 기운을 받는 것처럼 운이 좋았다는 말이 있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로 정당지지도가 올라가 덕을 봤다. 거기에 상대 후보인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시종일관 천수답도지사, 예산 못 따오는 야당도지사, 무능도지사, 발암폭탄 충북 등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간 게 오히려 앉아서 표를 얻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한범덕 청주시장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청주·청원통합으로 소외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청원군민들이 청원군 연고가 있는 새누리당 이승훈 후보를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한 시장은 실제 청원군과 청주 상당구에서 이 후보에게 졌다. 새누리당 청주상당 당협위원장은 정우택 국회의원. 한 시장과 정 의원은 지난 2006년 도지사 선거에 이어 이번에 다시 정치적 경쟁자로 만났다. 정 의원은 이 후보를 적극 도왔다. 청주에 기반이 없는 그를 위해 함께 다니며 필사적인 선거운동을 했다는 게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말이다.

▲ 다수당의 지위를 박탈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도지사와 기초단체장 3명, 지방의원 52명을 배출했다. 사진은 성안길 선거유세 장면. 왼쪽부터 도종환 의원, 변재일 의원, 이시종 지사, 탤런트 최명길, 김한길 당 대표, 오제세 의원.

한·정 정치적 악연 계속될까

향후 한 시장이 만일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면 두 사람은 또 정치적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서 만나면 세 번째 불꽃튀는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친구사이면서 친구같지 않은 모습을 이번 선거 때 보여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당선자처럼 두 사람도 정치적 ‘악연’을 계속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선거법 청소. 선거법 위반 시비가 많이 일었고, 검찰 고소·고발사건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대화합도 좋지만 정확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시민은 “선거끝나고 나면 화합한다면서 고소·고발 사건이 흐지부지 된다. 그러나 정확히 가려 벌 받을 사람은 받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선거 때 조심하게 될 것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사회가 발전하게 될 것이다. 범법행위는 행위자를 처벌하고, 후보를 음해한 흑색선전은 가해자를 처벌하길 바란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충북도의회·청주시의회 ‘여소야대’가 ‘여대야소’로
새누리 다수지만 새정치도 무시못할 숫자···양당체제로 재편돼 정쟁 심할 듯

민선6기 충북도의회는 여대야소(與大野小) 의회가 됐다. 총 31명중 새누리당이 21명, 새정치민주연합이 10명을 차지했다. 민선5기 때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였다. 새누리당 5명, 민주당 25명, 민노당 1명, 그리고 정당이 없는 교육의원이 4명 있었다. 교육의원제는 올해 폐지됐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도지사와 의회간 상시 갈등상황이 점쳐지고 있다. 이 갈등이 집행부 견제와 감시라는 건강한 갈등이라면 권장할만 하나 정당간 힘겨루기나 세 싸움이라면 도민들에게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주시의회는 총 38명 중 새누리당이 21명, 새정치민주연합이 17명 당선됐다. 청주·청원통합으로 기존 청주시의회 26명과 청원군의회 12명이 합쳐지면서 도의회보다 의원수가 더 많아졌다. 민선6기 시의회는 굳이 여대야소라고 부르기에 뭣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됐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이기는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을 제끼고 독주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시의회는 민선5기 때 새누리당 9명, 민주당이 17명으로 여소야대 의회였다.

향후 새누리당 소속의 이승훈 시장은 다수당인 새누리 의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숫자도 만만치 않아 청주시의회 또한 바람잘 날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결과 도의회·시의회는 모두 양당체제로 가게 됐다. 제3의 당이나 무소속이 없기 때문이다. 삼색벨트가 형성돼야 양당간 갈등과 분열을 줄일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해 양당간 정쟁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의회는 벌써부터 상반기 의장을 누가 할 것인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수당인 새누리당 차지이기는 하지만 재선의원 중에서도 수장의 자질을 갖추고 능력과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게 많은 사람들 말이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선거 초반 부진했으나 세월호 참사 영향과 나름의 노력으로 약진했다고 본다. 이로써 양당체제가 구축됐다. 그런 만큼 지방의회는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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