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일 일···감성정치도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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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일 일···감성정치도 해보시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5.05.06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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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지사 직원들과 소통 안 해, 일부 발탁인사 하면 조직에 활력 생길 듯
▲ 이시종 도지사

민선6기가 시작된지 10개월여 시간이 지났다. 아직 1년은 안됐으나 최근 충북도·청주시의 현안이 많다. 이시종 지사가 그동안 현안에 어떻게 대처했고, 어떤 리더십을 보여줬는지 취재했다.

“일중독자” “모든 것을 일로 평가하는 사람” “감성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크게 보고 멀리 보는 통 큰 행정이 아쉽다.” 이시종 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평이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5년째 충북도를 이끌고 있다. 충주시장 3번, 국회의원 2번, 도지사 2번 등의 선거에 출마해 7전7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거뒀다. 따라서 노련한 정치인이 될만도 한데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행정가이다.

본지는 지난 2012년 8월 이시종 지사의 리더십에 대해 보도했다. 민선5기 재임 2년차를 넘긴 시점의 충북도청 여론은 ‘일만 시키고 스킨십이 없어 숨 막힌다’ ‘지사님은 혼자 바쁘다’ ‘정무기능 부재’ 등이 주류를 이뤘다. 당시는 충북문화재단 대표 선임과 충북적십자회장 선출 건으로 이 지사가 곤욕을 치른 뒤였다. 실제 이 지사가 여론에 밀리거나 결정을 질질 끌면서 대표나 회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여러 명의 인사들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그럼에도 도청 안팎에서는 정무역할을 하면서 갈등을 조정하는 사람이 없어 일이 한 번 터지면 필요이상 오래 지속됐다.

3년의 시간이 더 흐른 지금,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이 지사는 김진식 전 충북중소기업센터장을 정무특별보좌관, 박지우 씨를 국회협력관으로 임용해 정무기능을 강화했다. 기재부 관료 출신인 설문식 정무부지사는 당초 경제부지사로 들어왔다. 지금은 명칭을 정무부지사로 바꿨지만 여전히 예산확보 책임을 떠안고 있어 지역내 정무역할은 주로 김진식 특보가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일 많이 하고 모든 것을 일로 평가하는 스타일은 여전하다고 한다. 한 직원은 “일은 시키되 소통을 하셨으면 좋겠다. 소통장치가 거의 없다. 직원들은 지사님을 모두 어려워 한다. 앞에서 당당히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사람을 ‘일하는 기계’로 보시기 때문에 직원들의 마음도 알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원종 전 지사님과 곧잘 비교된다. 전 지사님은 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 이름을 불러주고 ‘수고한다’고 격려해주는 감성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 잘 안돼”
하지만 이 지사는 일을 그렇게 중시하면서 발탁인사는 별로 단행하지 않는다. 나이·성별·승진소요연수를 뛰어넘어 일부 범위내에서 발탁인사를 실시하면 조직에 활기가 생기지만, 이런 모험을 하지 않는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처음부터 발탁인사 방침을 밝히고 일부 범위내에서 하면 불만이 없을 것이다. 성취동기를 부여하면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더 많이 거둘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다. 지금은 일을 많이 시키지만 성과를 인사에 반영하는 비율은 인색한 편이라고 한다.

얼마전 충북도는 인사특위 문제로 ‘벌집쑤신 듯’ 시끄러웠다. 도의회에서 특위를 통해 이 지사의 보은인사 문제점을 살펴보겠다고 나섰기 때문. 결국 여야합의로 도의회가 철회하자 집행부가 승리했다는 자화자찬이 나왔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21일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사과’ ‘유감’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 특위 철회라는 최대 효과를 누렸다. 도의회는 이 지사가 자신의 인사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보고 철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지사가 단행한 몇 명의 보은인사는 문제가 된다는 게 중론이었다. 물론 역대 도지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절차나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선거공신이라는 이유로 능력과 관계없는 자리에 앉힌 것은 비판의 소지가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 인사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도 출자출연기관에 퇴직 앞둔 공무원을 임용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지사님이 딱딱하게 비쳐지는 건 천성이다. 직원들도 이제는 이해한다. 일에 몰두하시는 건 민선5기 때나 6기 때나 똑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 지사의 러더십에 대해 “영충호 시대를 열고, 충북경제 4% 달성이라는 쉽지 않은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는 것은 점수를 줄만 하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서 충북지역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의 공통 과제인 수도권규제완화 중단 촉구를 위해 애쓰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무상급식 전국 최초 시행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충북도와 급식비 분담 갈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울러 민선5기 때 광역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시작된 주민참여예산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 연구회가 얼마전에서야 구성됐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 지난 2월 12일 열린 충북경제 4%실현 비전선포식.

‘행복’도 결국은 경제에서 나와?
도민행복시대 중심은 4% 경제실현

이시종 지사는 ‘행복’도지사다. 지난해 선거 때 도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완성한 도민행복시대의 비전은 경제적 행복가치, 공동체적 행복가치, 안전소통 행복가치 등 크게 3가지로 이뤄져 있다. 경제적 가치는 4% 경제실현과 일자리창출, 공동체적 행복가치는 사회통합형 복지서비스 구축과 가족친화적 공동체문화 형성, 안전소통 행복가치는 도민이 행복한 생명안전망 구축이 중심이다.

그러나 행복이 너무 포괄적이라 얼른 다가오지 않는다. 뜯어보면 거의 모든 요소가 다 들어있되 경제가 중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사도 민선6기 최대 화두를 4% 경제 실현에 두었다. 오는 2020년까지 충북인구 170만명, 1인당 소득 4만달러를 이루고 이 지사 임기동안 투자유치 30조, 일자리 40만개 창출, 고용률 72%와 수출 200억 달러를 목표로 한다는 것.

도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해보니 도민들이 경제 활성화를 가장 많이 원하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경제를 어느 선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도민행복시대에는 현재 하고 있는 대부분의 일이 들어간다. 이를 좀 더 세심하게 다듬은 게 10대 행복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경제수준을 끌어올려 만년 3%대 충북경제를 4%로 올리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정신적인 가치추구는 뒷전인 채 소득증대와 투자유치 등 경제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의 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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