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은 ‘인생의 조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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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인생의 조력자’
  • 충북인뉴스
  • 승인 2015.05.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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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조윤성 대성고3학년
▲ 조윤성 대성고3학년

12년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고 또 지나쳐 왔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맞이하게 된 스승의 날엔 여태까지 ‘스승’이란 존재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보다도 보다 더 새로운 생각과 의미들이 떠올랐다.

사람이 직접 그 일을 해보아야 그 일을 알 수 있는 것처럼 학교에서 일종의 ‘즉흥수업’을 2~3번 맡아보고 저소득층, 다문화 아이들에 대한 교육봉사를 해오면서 스승에 대한 나의 생각은 새롭게 바뀌게 되었다. 분필을 잡고 떨리는 마음으로 내가 잠시 ‘선생님’이 되어 같은 반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을 때 정말이지 처음 알았다. ‘아! 선생님이 바라보는 수업이란 이런 거구나......’ 내 말에 집중하는 학생, 초롱초롱한 눈빛의 학생은 물론 멍한 얼굴로 쳐다보는 학생, 꾸벅꾸벅 조는 학생까지 교탁 맨 앞에서부터 교실 뒤편까지 각양각색의 표정을 짓고 있는 학생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더불어 교실 뒤에서 선생님의 시야가 닿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잡담하고 장난을 친다는 것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얄팍한 것임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모든 것에 제재를 가할 수는 없었다. 수업내용과 시간은 정해져있고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은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무를 상기시켜주었다. 수업을 하는 내내 힘이 되어주던 것은 내 말에 호응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었다.

그런 와중에 또 가르치는 내용이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였음에도 번번히 막히는 판서와 수업진행은 이중으로 나를 곤욕스럽게 했다. 수업이 끝나고 다시 학생의 자리로 돌아갔을 때 여러 가지 느낀 바가 많았다. 교단에 선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님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많은 경험과 기술을 요하는 일이었고, 특히 인내심을 갖고 학생들의 행동을 ‘눈 감아’주는 관용과 일부 학생들이 아닌 최대한 넓은 범위의 학생들까지 포옹해 수업에 동참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또 일대일 교육봉사를 진행하면서 나이어린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조언을 해주어야 할 때가 꽤 많았다. 처음엔 수업에 방해가 되는 듯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호간에 신뢰가 생기고 전인격적인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더욱 알찬 수업을 진행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스승이란 단지 가르치는 것을 넘어 상대방과 어느 정도의 교감과 소통을 이루고 인생을 먼저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조언자’의 역할도 맡아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스승’이란 말은 하나의 의미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말 인 듯싶다. 하지만 감히 정의를 내리자면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학생의 동반자로서 진로에 대한 조언, 더 나아가서는 인생전반에 걸친 경험과 철학까지도 전달해주는 인생의 조력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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