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모범도’ 영광이여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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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모범도’ 영광이여 다시 한 번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8.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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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상 편집국장
▲ 권혁상 편집국장

마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맞대결 실황중계 예고를 보는 듯 하다. 충북도 -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 공개 토론회가 13일로 다가왔다. 그동안 지사- 교육감의 장군멍군식 기자회견이 끝나면 두 기관 실무자들은 아전인수식 추가 설명이 덧붙였다. 지난 10개월간 엎치락 뒤치락하다보니 도민들의 피로감은 정점에 달했다. 언론의 조기 수습론과 도의회의 중재노력으로 마침내 양 기관의 논쟁이 마무리될 모양이다. 이번에야말로 끝장 토론을 통해 결판을 지어야만 한다.

토론회에는 도와 교육청의 국장급 간부 1명과 전문가 2명 등 총 6명이 참여한다. 충북도는 정책기획관과 외부인사로 남기헌 충청대 교수, 주종혁 청주대 교수가 참여한다. 도교육청은 교육국장과 외부패널로 백종면 한국교통대 교수, 이유자 청주시의원을 정했다. 토론회는 공무원이 무상급식비 분담액에 대한 기관의 입장을 발표하고 민간 패널 4명이 종합 토론을 벌이는 방식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기사로 읽어도 이해가 어려운데 말로써 쉽게 풀어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예산 분담률, 예산 배정 기준 등 수치가 등장하면 토론 시청자들은 골치가 아플 수밖에‥‥ 하지만 그러한 규정의 해석을 젖혀두고 논쟁을 이끌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필자의 판단으론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애매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10개월간 도민을 설득시키지 못했는데 한번의 토론회로, 그것도 쌍방논리가 충돌하는 가운데 완승을 거두긴 어렵다.

결국 ‘너도 옳고 나도 옳고’식의 그런 상황으로 마무리된다면 어쩔 것인가? 충북도는 또다시 예산감축를 압박하고 도교육청은 무상급식 부분중단을 운운할 것인가. 도민들은 양 기관의 샅바싸움에 혼란스런 스트레스를 또 받아야 하는 건가. 적어도 민선단체장이라면 유권자들에게 이런 최악의 경우를 겪게 해선 안될 일이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는 필사즉생이 아닌 ‘출구전략’으로 임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내가 승자가 되기보기 양측 모두 패자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누구를 위한 무상급식인가’란 주제로 열린다고 한다. 무상급식은 도민들의 교육 복지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2010년 이시종 지사와 이기용 전 교육감은 전국 광역단체 최초로 학교 무상급식 실시를 결정했다. 이 지사는 당시 선거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후 이 교육감을 설득해 약속을 지킨 것이다. 정치 공학적으로 보면 두 사람의 이해득실이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속에 복지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업예산을 줄여 복지재원을 충당하는 상황이라면 단체장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지사는 모 신문칼럼을 통해 무상급식을 중단한 홍준표 경남지사를 꼬집었다. “무상급식은 의무급식이다. 이는 국가 책임이고 여야의 공동 책임이다. 우리 모두 아이들이 점심 한 끼 눈치보지 않고 맘껏 먹을 수 있게 아량을 베풀길 바란다.”

무상급식을 자신의 정치역정에 치적으로 삼고 있는 지사의 정치력이 필요한 때다. 이번 기회에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 메뉴얼까지 만들어내 ‘무상급식 모범도’의 위상을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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