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대추 ‘쌀조청’ 약초 함량 믿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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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대추 ‘쌀조청’ 약초 함량 믿어? 말어?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11.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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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30% 함유’ A영농조합 쌀조청, 동종업체 대표 ‘제조 불가능’ 기자회견
보은군 “제조 공정 시연해달라” 요청 불구 A영농조합 “회사 기밀사항” 거부

보은 대추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대추 성분을 내세운 건강식품의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보은대추축제 기간 중 지역 특산품으로 판매된 ‘약초 쌀조청’의 약초 성분함량에 의혹이 제기된 것. 보은에서 식품업체를 운영하는 정모씨는 지난 4일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영농조합법인이 대추축제 기간 우수 중소기업 매장에서 판매한 ‘도라지 쌀조청’의 도라지 성분이 보은군에 신고한 원료 함량기준에 크게 미달한다”고 주장했다.

▲ A영농조합이 제조한 ‘약초 쌀조청’ 제품.

A영농조합 ‘도라지 쌀조청’포장에는 쌀엿 60%, 도라지 가루 30%, 대추 가루 5%, 생강 가루 5%씩로 기재됐다. 하지만 정씨는 “쌀엿에 40%에 달하는 분말을 섞어 조청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직접 실험한 결과 쌀엿에 도라지 가루를 20%만 섞어도 점성이 커져 식으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다. 이런 제품은 소비자를 우롱하고 보은대추축제의 명성에 먹칠을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보은군에 “축제장에서 판 조청을 즉각 리콜하고 A영농조합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방식 아닌 외부 공장 제품

의혹을 받고 있는 A영농조합 대표 H씨는 “제조 공법과 기술에 따라 100% 도라지만으로도 조청을 만들수 있다. 재료를 적절히 건조하고 혼합 속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원료 함유 비율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품목제조신고를 받은 보은군 위생과는 의혹이 제기된 조청 제조과정을 시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A영동조합 H대표는 취재기자에게 “회사 기밀에 해당하는 제조 공정 공개는 곤란하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만든 상품을 근거도 없는 비방에 장단맞추는 군의 처사가 아쉽다. 시연을 요구한 법적권리도 없고 우리가 응할 의무도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H대표가 내세운 ‘적법한 절차’는 즉석 제조식품의 경우 성분비만 신고하도록 한 규정이다. 따라서 감독기관인 군청 담당자가 실제로 제조 공정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전문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을 통해 성분검사 의뢰가 가능하지만 액상농축 형태에서 분말 혼입비율을 밝히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 따라서 제조 공정에 직접 참여해 완제품 가능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밖에는 달리 신고 함량을 확인할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의혹을 제기한 정모씨는 “지난달 말 보은군 경제과에서 주선한 식품가공업체간 간담회에서 ‘1억을 걸고 A영농조합 성분 및 함량표시대로 쌀엿 600g 도라지가루 300g 대추가루 50g 생강가루 50g을 4시간에 혼합해보자’고 제안했는데 A영농조합에서 응하지 않았다. 감독기관인 보은군이 진상규명을 해줘야 하는데 무기력한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허위 비방, 법적 대응”

이밖에 A영농조합의 조청이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것처럼 표시했지만 실제로 타 지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A영농조합 작업장에서 경북 경산 소재 경일식품에서 생산된 쌀엿 양철말통을 발견했다. 전통방식으로 가마솥에서 직접 만든 게 아니고 통당 6만원짜리 공장제품을 쓴 것이다. 전통방식 조청은 2배 이상 가격차가 있기 때문에 엄청난 폭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대표는 정씨의 의혹제기에 대해“3년전 귀농해 정착하느라 무진 애를 써왔다. 숱한 음해에도 귀농인의 처지가 부담스러워 대응을 자제해왔다. 정씨의 무분별한 허위사실 비방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보은군 담당직원은 “A영농조합에서 외부 식품회사 쌀엿을 쓴 것이 확인돼 향후 ‘전통방식’이라는 표시를 하지 말도록 조치했다. 제품의 성분함량은 B대표가 제조공정 시연을 거부하고 있고 강제수단을 동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만큼 아직 ‘조사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6차산업 사업공모 선정, 제품 성분 의혹이 ‘걸림돌’
충북도 2억 3000만원 사업비 선정… 보은군 예산 확정 미룬 채 고심

 

A영농조합은 정부가 권장하는 6차 산업 지원 공모사업에 신청해 시설 장비지원업체로 선정된 상태다. A영농조합은 보은군의 추천으로 충북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내년부터 2억3천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농업기반 상품생산과 관관 체험을 결합한 6차 산업 지원대상에 선정되면 국비 50%, 도비 10%, 군비 10%, 자부담 30%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A영농조합을 추천한 보은군 농정과는 “도에서 선정통보는 받았지만 최근 제품 성분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군비 지원 여부를 최종 확정하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의혹을 제기한 정모씨는 “타지에서 생산된 양철말통 쌀엿을 마치 보은군이 인증하고 가마솥 전통방식으로 직접 제조한 조청인양 포장했다. 올해 대축축제장에서 1억원 정도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한다. 대추축제의 명성에 흠집이 나지않도록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하고 차후에 국비사업 지원여부를 정하는 게 순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충북도 담당자는 “내년도 지원사업으로 옥천과 함께 추가로 선정된 곳이다. 그동안 사업실적이나 전시관 확보 등을 감안해 평가했고 성분함량 의혹은 처음듣는 얘기다. 일단 선정통보는 갔지만 군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B대표는 “애초에 토박이가 아니라서 군에서 축제장 부스를 내주지 않았다. 할 수없이 군수님실에 찾아가 통사정해 가까스로 배정받았다. 난 단순하게 제품만 진열하지 않고 직접 판소리 공연하고 이벤트를 해서 손님을 끌어들였다. 그래서 올해 5천만원 정도 팔았고 그러한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군에서 6차산업 지원사업 공모에 내보라고 먼저 얘기해서 응한 것 뿐 ”이라고 말했다.

보은 삼승면에 위치한 A영농조합은 약초 쌀조청을 비롯해 아마씨, 마테차, 우엉차. 하수오분말, 도라지분말, 헛개분말, 강황분말, 차가버섯, 오미자, 율무와 한과셋트, 유과, 대추산자, 전통과자, 약초엿, 찹쌀모찌, 견과 인절미 등 수십종에 이르는 건강식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홈페이지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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