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표 새정치’ 충북에서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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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표 새정치’ 충북에서 보여줄까?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12.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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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경쟁력있는 독자후보 영입 성패여부 달려
새정치연합 “찻잔 속 미풍… 후속탈당 없을 듯” 낙관론
▲ 새정치연합 당시 안철수 대표의 청주 행사장 모습. 뒤편에 윤여준 씨와 신언관 전 위원장. /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전격 탈당했다. 안 의원의 신당창당이 가시화되면서 충북의 야권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폭풍이 될지 미풍이 될 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안철수 신당이 경쟁력있는 후보들을 세력화할 경우 1여 2야 구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인재영입에 실패하거나 새정치연합의 ‘낙수줍기’에 불과할 경우 야권의 군소정당과 차별화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또한 충북의 인재영입은 결국 중앙당의 세력확장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 전국적 인물 영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지역에서도 선택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계로 내년 총선을 준비중인 신언관 새정치연합 도당 전 공동위원장도 아직은 상황변화를 지켜보는 입장이다. “중앙에서 후속탈당 움직임이 나타나면 전체적 흐름에 따라 지역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직 문병호·송호창 의원도 발표를 미루고 세규합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중앙이든 지역이든 개별적인 탈당보다는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제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는데 아직 선거구 획정도 안됐고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신청하기도 난감한 처지다. 창당준비위 문제도 있을테고, 중앙의 일정이 구체화되기 전이라 지역은 아무래도 어정쩡한 상황이다.”

안 의원의 외곽조직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우성석 충북 운영위원장은 신당 창당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인 내일에는 충북지역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민주당 합당이후 적극적인 참여를 꺼리고 회원으로 지금껏 활동해온 인사들이 있다. 이들이 나서서 중도층을 움직일 수 있다면 새로운 정치실험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안 의원의 탈당이 새정치연합 도당의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대다수 당 관계자들은 ‘찻잔속의 미풍’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도내 지역구 의원의 안철수 신당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다. 국회 관계자는 “2주전 문-안 갈등 국면속에 안철수 신당 합류예상 현역 의원 명단이 괴문서로 나돌았다. 여기에 도내 의원 2명의 이름이 올라 확인해 봤지만 전혀 근거없는 ‘괴소문’이었다. 당내 비주류 세력 전체가 움직이지 않는 한 도내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과 합당을 이끌어낸 김한길 전 대표의 행보와 변재일 의원을 연결짓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변 의원은 비주류의 구당모임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제세 의원은 계파색이 가장 옅은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친노, 친문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비주류 활동에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노영민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 ‘친노’로 분류되지만 ‘친문’으로 불리길 원하는 입장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당내 경선 당시 지지하지 않았고 탄핵정국 속에 당선된 ‘탄돌이’ 의원도 아니라는 것. 이른바 친노의 ‘성골’이 아니기 때문에 계파에 자유롭다는 주장이다. 한편 문 대표는 모언론사 인터뷰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상의하는 동료의원’으로 노 의원을 꼽기도 했다.

지난 2014년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선언했다. 이에따라 지역 도당 조직도 공동위원장, 공동사무처장 체제로 운영됐다. 공천작업도 창당정신에 따라 5:5 지분구도가 가능했지만 실제로 안측의 인물부족 사태가 심각했다.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민주당측에 끌려가는 형국이었다. 일부 공천후보는 실제 민주당 성향임에도 안측에 ‘위장전입’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청주시의회 비례대표 박금순 의원이 공천경쟁을 뚫고 순수한 안측 후보로 당선된 경우다.

새정치민주연합 합당전 충북에서는 의사, 변호사, 오창테크노폴리스 연구직 등 전문직 인사들이 조직에 참여했다. 또한 과거 민주화운동 세대이면서 민주당에 발을 담지않은 인사들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당시 충청권 조직책임자는 안 전 대표의 책사였던 윤여준씨가 직접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전격적으로 민주당과 통합이 결정됐다. 곧바로 공동 공천작업이 진행됐고 안측은 자체적인 독자후보를 내는데 한계를 보였다. 결국 충북의 2014 지방선거는 민주당-새정치연합 통합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새누리당에 완패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단기 필마로 나선 신당세력을 규합해 연합 신당을 구성할 경우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 대 1 구도가 반드시 야당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왜냐면 역대 선거데이터를 살펴보면 제3세력은 이념적으로는 중도성향, 지역적으로는 충청권 등 중부권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왔다. 청주는 4공화국 중선거구제 당시 야권 후보 2명이 동시당선되기도 한 곳이다. 야권 후보간 경쟁이 선거 아젠다가 되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탈당… 2016 총선에 주목할 청주 선거구

충북의 정치 1번지 청주 상당구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3선 홍재형 의원을 꺽은 곳이다. 직전 도지사이며 여당 최고의원의 입지가 만만치 않지만 새정치연합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다. 올초 전국 지역위원장 공모결과 김형근(55) 전 충북도의장과 신언관(59) 전 충북도당 공동위원장이 신청했다. 당초 예상했던 한범덕(62) 전 청주시장은 끝내 도전하지 않았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곧장 정치권 전면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최근 선거국면에 접어들면서 한 전 시장을 비롯한 김 전 도의장, 신 전 공동위원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일부에선 후보약체론에 기대 도종환 추대론을 제기하고 있다. 비례대표 도종환 의원이 나선다면 경선없는 후보추대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희망론이다. 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출마설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아직 결정내린 바 없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표와 개인적 신뢰관계가 돈독해 위기에 빠진 문 대표를 외면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당내 비례대표 차출론의 대상이 될 경우 청주 상당구 또는 서울 지역구 출마를 점쳐볼 수 있다.

안철수계인 신 전 위원장은 신당 창당시 상당구 이외에 자신의 고향인 오창이 포함된 청원구를 노크할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에선 현역 변재일 의원을 피할 이유가 있지만 신당 후보라면 새누리-새정치-신당 3각 구도를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안철수 신당 창당이 여의치않을 경우 새정치연합 당내 경선이라는 만만치않은 예선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서원구의 경우 4선에 도전하는 오제세 의원과 만년 3위였던 새누리당 최현호 위원장의 4번째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오 의원은 분평산남동 이광희 도의원이 총선 예비 대항마로 등장한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체제에서 사고지구당으로 분류되는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틈새를 비집고 신당 후보가 3각 구도를 펼칠 수 있는 토양이라는 분석이다.

흥덕구 노영민 의원은 시집 강매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으나 안철수 탈당 등 대형 악재에 서둘러 파묻히는 행운(?)을 만났다. 안 의원의 탈당이 없었다면 문 대표의 ‘읍참마속’도 우려됐으나 당내 징계에 대한 부담도 크게 덜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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