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딱했으면 우암산 꼬리 잘릴 뻔 했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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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딱했으면 우암산 꼬리 잘릴 뻔 했어유~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6.04.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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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문화사랑모임 정지성 대표, 상당공원∼명암로 도로 굴착터널공법 변경시켜

청주 상당공원에서 우암산 너머 명암로를 직선으로 잇는 도로가 6년 만에 뚫렸다. 상당구 수동과 용암동을 잇는 교동로 폭 20m(편도 2차로), 길이 1.55㎞가 지난 19일 개통됐다.

시는 공사 기간을 3년으로 잡고 2010년 착공했으나 터널 건설 공법으로 변경하고 발파로 인한 주민 민원이 발생해 3년이 더 늦어진 것. 이 도로 개통으로 출·퇴근길 상습 정체를 빚는 충북도청∼대성동~금천동~용암동 구간 차량이 분산되고, 청주 호미지구 개발 이후 늘어날 교통 수요도 감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개통식에는 시장, 시의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지방의원까지 200여명이 참석해 인사말과 감사패 등을 전달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연히(?) 모셔야 할 유공 감사패의 주인공이 빠졌다. 우암산 꼬리를 잘라내는 당초 설계를 변경해 160m의 터널로 바꾸는데 앞장 선 청주문화사랑모임 정지성 대표(58)다.

“2010년에 청주시가 우암산 토성터를 절개하는 신설 도로공사를 발주했다. 그런데 도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지표조사를 한 결과 ‘보존론’이 압도적이었다. 더구나 개착터널공법은 산을 파낸 뒤 다시 지붕을 덮어 터널을 만들기 때문에 토성 유적지 훼손이 심각했다. 그래서 우리 회원들이 나서 굴착터널공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공사비와 공기 때문에 시에서는 그냥 우암산 꼬리를 자르려고 해 힘들었다”

우암산성과 당연산 토성, 그리고 두 성을 잇는 토성에 대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 대동지지 등 여러 지리지에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따라서 문화유적을 원형보전하기 위해서는 도로개설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당위론도 제기됐다. 하지만 정 대표는 전임 시장으로부터 사업 바톤을 받은 한범덕 전 시장을 끈질기게 설득해 마침내 굴착터널공법으로 변경시켰다.

“애초에 용담동 지역은 성토를 한 뒤 도로를 내도록 설계돼있어 수동 상좌골에서 공사지점을 낮출 경우 굴착터널공법이 가능했다. 다행히 정 전 시장이 공사비 부담을 무릅쓰고 결심해 주었다. 하지만 개통뒤 통행해 보니 당초 공사지점을 낮추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 터널을 정점으로 양쪽 도로 경사도가 심해 교통 소통과 안전 운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거다’ 싶으면 물불 안가리고 밀고나가는 정 대표의 뚝심은 북문로 청소년광장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성사시켰다. 당초 여성단체와 공동사업이 삐끗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광복 70주년인 지난해 8월 15일 시봉식을 거쳐 11월 제막식을 가졌다.
머리에서 손끝까지가 먼, 생각보다 행동이 늦은 충청도가 전국에서 6번째로 일제 위안부 추모 조형물을 설치한 것.

청주문화사랑모임은 20년전 ‘성안길’ ‘방아다리’ 등 우리말 지명을 되찾고 청주성 4개 문의 표지석을 세우는 등 지역문화의 ‘수호천사’로 나서고 있다. 행동하는 지성인(?) 정지성 대표의 다음 과제가 무엇일 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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