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고]보이는가, 전국체전 종합 1위
상태바
[리뷰고]보이는가, 전국체전 종합 1위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09.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덕현 정치부장

 스포츠는 역시 극적이다. 태권도의 문대성은 돌려차기 한방으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고, 아무리 뜯어 봐도 순박하기 그지없는 탁구 유승민은 함부로 범접못할 귀한 몸이 됐다.

 그야말로 자고나니 세상이 바뀐 것이다. 결국 스포츠의 매력은 단순한 것같으면서도 그 속에 꿈틀대는 엄청난 에네르기다. 과거 세계적인 혹은 역사적인 철권 통치자들이 스포츠를 독재권력 유지의 적절한 수단으로 활용했음을 굳이 부연치 않더라도 각종 경기의 승부는_특히 그것이 나라간 대결이면-언제 봐도 머릿칼을 솟구치게 할 정도로 대중을 열광시킨다.- 지난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가 4강에 올랐다면 아마 청주 무심천엔 다시 2002년 월드컵의 ‘오! 필승 코리아’가 재연됐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자발적인 속성이 강하다. 그래서 스포츠가 안기는 감동은 예측불허이자 방정식이 필요없다.

 전국체전이 채 20일도 안 남았다. 안타깝게도 충북은 아테네 올림픽의 열기를 극복하고 전국체전의 성공개최에 목을 매야 할 순간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는 올림픽에 맞춰져 있는데 이를 전국체전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전국체전의 의미는 각별하다. 지역발전을 10년이나 앞당기고, 여차하면 개최 시도지사가 중앙으로 전격 발탁돼 인생역전의 ‘대박’을 터뜨리던 것이 불과 10여년전의 일이다.

 그러나 시도지사가 광역체육회의 당연직 회장이 되는 현실은 아직도 우리나라 스포츠가 ‘국가 체육’의 속성이 강함을 시사한다. 때문에 개최지는 목숨을 걸고 전국체전을 통해 한건 올리려 하고, 모든 역량을 ‘순위’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하늘같은 대통령이 시도지사와 핫라인으로 연결되는 것도 전국체전의 장점중의 장점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선 개최 시·도의 큼지막한 민원이 전국체전을 빌미로 일거에 해결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 개회식 땐 일정상 대통령을 맞을 수 없다니, 충북으로선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어쨌든 요즘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각종 공사를 접하다 보면 체전의 메리트를 실감하고도 남는다.

 충북이 오는 10월 전국체전 종합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충북 자체의 순수한 경기력만으론 종합우승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살리고, 선수영입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이미 충북도는 우수선수 영입과 새로운 팀 창단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아주 헷갈리지만 명쾌한 해법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종합우승을 하건, 아니면 그 반대이건, 충북이 떠 안게될 부담은 결국 똑같다. 가장 스포츠적(?)인 측면에서 그렇다. 우승할 경우 그 논공행상과 설거지로 한동안 시끄러울테고, 성적이 저조하면 당장 약속위반에 대한 도민들의 냉혹한 책임추궁이 가해질 것이다. 그래도 위험부담이 덜한 ‘우승 후의 고민’이 나을 것 같다. 일상의 회복도 성적이 좋아야 빠르다. 적어도 기업체들이 속끓이며 낸 선금이 괜한 ‘낭비’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보험금이라도 그 성과가 있어야 뒷말이 없는 법이다.

 그러기 위해선 도민들의 주인된 참여의식과 관심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경기 외적인 부수효과, 지역경기 및 관광활성화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2002년 체전을 개최한 제주도는 1000억원을 벌었다고 하지 않는가. 도민들의 입장에선 일단 벌어진 일인데 최선을 다할수 밖에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