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선호도 1위 ‘캠핑’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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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선호도 1위 ‘캠핑’ 떠나볼까?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6.07.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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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돈 많이 든다’ 편견…장비 과시하던 시대 지나
캠핑전문가 “대여텐트 1일 5만원, 맘만 먹으면 떠나”

캠핑인구 500만 시대
①남을 버리고 나를 찾아라

여름휴가철을 맞아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캠핑은 선호하는 여름휴가 형태 1위에 올랐다. 캠핑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이런저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꼭 하고 싶은 캠핑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캠핑을 원하지만 누구나 캠핑을 떠나지는 못한다. 막상 하려면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기 때문이다. 어렵거나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텐트며 침낭 등 캠핑장비 가격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캠핑인구 500만 시대, ‘나도 한번 해볼까’ 망설이는 독자들을 위해 캠핑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 지난 16일 음성군에 위치한 한 오토캠핑장, 캠핑을 나온 가족이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텐트를 치고 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15일(금) 밤 충북 전역에 비가 쏟아졌다. 다음날 오전에도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6일 오전, 오토캠핑장으로 향하던 취재진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자동차를 타고 1시간여 만에 도착한 캠핑장, 취재진의 걱정은 기우였다. 캠핑장 관계자는 “30팀 가량이 예약했는데 취소 건은 다섯팀 정도”라고 설명했다. 도착한 캠퍼들은 내리는 빗속에서도 즐겁게 텐트를 치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였다.

진천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비 오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다. 비 오는 거 가리고, 이런저런 날씨를 가릴 것 같았으면 캠핑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텐트 치는데 좀 더 번거로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선희(30대·경기도 이천시) 씨는 가족들과 매달 1·2회씩 캠핑을 한다. 아홉 살 아들과 함께 온 이 씨는 “아파트에 살다보니 아이에게 이런 저런 주의를 준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이곳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뛰어놀 수 있고, 무엇보다 자연과 함께할 수 있어 좋다”며 캠핑의 장점을 설명했다.

전국 등록 캠핑장만 1200곳

캠핑인구가 크게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에 1200여개 등록 캠핑장이 운영되고 있고, 캠핑인구는 5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캠핑인구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캠핑방법도 진화했다. 대표적인 형태가 오토캠핑이다. 오토캠핑은 차를 가지고 여행하는 중 야영을 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차를 주차하고 바로 옆에 텐트를 치는 형태다. 우리나라 일부 캠핑장은 주차장과 캠핑장이 분리돼 있기도 하다.

오토캠핑의 등장은 장비의 변화를 몰고 왔다. 짐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토캠핑 이전 장비는 가볍고 작은데 초점을 맞췄다. 오토캠핑이 시작되면서 부피와 무게보다는 성능에 중점을 뒀다.

이때부터 고가장비가 쏟아져 나왔다. 비바람과 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제공했던 기존의 텐트는 사라졌고, 집을 옮겨온 듯한 판안하고 큰 텐트가 인기를 끌었다. 가스버너와 코펠로 대표되던 조리도구도 편리함과 고급스러움을 갖춘 대신 비용이 늘어났고, 부피가 커졌다. 이 밖에도 캠핑카와 캠핑용 트레일러(카라반)를 이용하는 캠퍼도 늘고 있고, 대놓고 고급스러운 캠핑을 표방하는 글램핑도 캠핑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캠핑을 통해 힐링 넘어 치유까지

이러한 변화는 부작용도 낳았다. 캠핑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에서 고급 레저활동으로 변질된 것이다. 경쟁하듯 장비를 구입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캠핑은 즐거움이 반감된다. ‘돈 들여 고생한다’는 비아냥도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모든 캠퍼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자심만의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이 늘고 있고, 최근에는 다시 간소한 캠핑이 주목받고 있다. 간편한 오토캠핑, 백패킹, 미니멀 캠핑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그렇게 치부하고 고개 돌리기엔 캠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40년 경력의 캠핑전문가 김준성 씨는 최근 한 TV강좌에 출연해 자신의 가정사를 밝혔다. 10여년전 이혼 후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다는 그는 “자연이 엄마를 대신했다”고 운을 뗐다. 김 씨는 “자연을 통해 사회에서 입은 여러 상처들이 치유됐다. 아들과 대화를 통해 미안한 마음을 내보이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캠핑에 대해 설명했다. 본업은 따로 있지만 그 덕분에 캠핑전문가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그에게 물었다. “캠핑 어떻게 시작하면 되나.” 그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캠핑은 거주하는 문화에서 시작됐다. 집에서처럼 하면 된다. 냄비에 밥해먹고 이불 덮고 자면 된다. 처음부터 텐트를 살 필요도 없다. 4인 기준으로 하루 7만원이면 텐트를 대여할 수 있다.”

그는 또 “돈이 있어야 캠핑을 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가까운 공원에 돗자리 하나 들고, 간단한 먹거리와 쓰레기봉투 하나 챙겨 나가면 그게 캠핑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취재 결과 도내 오토캠핑장의 4인기준 텐트 대여비는 3~6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캠핑장에 따라 취사장비를 대여해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텐트만 대여했다. 자릿값(사이트 대여료)은 1일 기준 5000원에서 3만원 선이다.

캠핑, 가족과 함께 연 5회 간다
4인 가족 기준 평균 1박 2일, 총 비용은 30만원선

캠핑을 즐기는 우리나라 캠퍼들은 주로 가족과 함께 연 5회 정도의 캠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인구가 크게 늘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캠핑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주로 가족과 함께 한 해 평균 5회 캠핑을 즐겼으며, 1회 평균 기간은 1박 2일로 조사됐다. 캠핑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지는 평균 5년 정도 됐고, 가족간 화합(26.9%)과 스트레스 해소와 힐링(24.5%)을 위해 캠핑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족 캠핑 1회 비용은 부식비 포함 총 30만원이었으며 선호지역을 묻는 지역에서 충북은 등외였다. 선호하는 지역은 경기(35.8%) 동해·강원권(30.9%) 남해·영남권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옥균 기자‧자문=캠핑전문가 김준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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