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몽골 최대 의료 파트너로 도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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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몽골 최대 의료 파트너로 도약하나?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6.11.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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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료기관 관계자 32명 방한, 4일간 충북 견학
보건부 정책국장·국가병원장 등 주요 인사 ‘총망라’

몽골이 충북의료관광의 최대 시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환자를 보내고 있는 몽골이지만 최근 대규모 방문단을 파견해 충북의 의료 환경을 파악하고, 기관 대 기관의 협력 등 현재까지보다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몽골의료방문단이 충북을 방문했다. 사진은 26일 충북대병원을 방문한 몽골방문단.

지난달 25일 32명의 몽골방문단이 충북을 방문했다. ‘한·몽의료발전통합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몽골 보건복지부가 추천한 병원 관계자들과 정부관계자로 구성된 방문단은 몽골과 교류하고 있는 도내 주요병원을 둘러보고,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원, 우송첨단산업진흥재단을 방문해 신약개발·임상실험·동물실험·의료기기 개발 등에 대한 첨단 기술현황도 둘러봤다. 몽골 의료진 방문을 성사시킨 김대근 충청북도 국제의료팀장은 “전례없는 대규모 방문단이다. 이번 방문으로 몽골에서의 충북의 위상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실상, 충북 의료수준 평가 목적

보건부 정책국장·공중보건국장, 건강증진센터 법무팀장·재정팀장,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외상센터 원장, 암센터 부원장, 국가제2병원장, 국가제1병원 과장, Selenge 종합병원장, 병리학센터장 등 몽골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장들과 정부인사들이 참석했다. 관계자들은 사실상 몽골의 의료 정책을 책임지는 인물들로 이들의 결정이 몽골의 정책방향을 제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귀띔했다.

충북도와 함께 방문단 유치를 기획한 장해순 유비크(환자유치업체) 대표는 “본격적으로 몽골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5월 홍보관을 개설하면서 부터”라며 “1년여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25일 늦은 오후 청주에 도착한 방문단은 하나병원을 방문해 심혈관센터, 뇌혈관센터, 척추센터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튿날에는 충북대병원을 방문해 암센터·심혈관센터와 관련해 설명을 들은 후 모태안여성병원으로 이동해 시험관아기시술(IVF)에 대해 청취했다. 이들이 방문한 곳은 한결같이 자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이다. 몽골은 육식 위주의 식습관과 추운 날씨 때문에 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 해외의료관광객의 상당수가 심혈관·뇌혈관 환자다. 이 밖에도 불임 등 산부인과 질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모태안여성병원을 방문한 이유다.

방문단과 일정을 함께한 관계자는 “사실상 자국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평가를 위한 자리였다. 이들은 자국민들이 많이 찾는 도내 의료기관들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시설을 둘러보면서 이들 의료기관과 어떤 관계를 이어갈지 판단하는 듯 했다”고 설명했다.

▲ 25일 저녁 7시, 늦은 시간까지 몽골방문단이 하나병원 혈관센터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암·혈관·산부인과 질환에 관심

지난달 취재진과 몽골 현지에서 만나기도 한 바야스갈랑 제2병원장은 당시에도 충북의료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미국, 호주, 영국 등 의료 선진국을 찾는 환자들도 있지만 이런 나라들은 치료비가 너무 비싸다. 반면 한국, 특히 충북은 이런 면에서 경쟁력이 있고, 그동안 의사 교육 등 우리나라와 의료교류를 해오면서 신뢰가 쌓였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도 그는 “충북의 의료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서 유치한 몽골환자수는 1만 2000명에 달한다. 그 가운데 충북은 90명 뿐이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몽골 내 충북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또한 이번 방문을 통해 기관 대 기관의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충북대병원과 하나병원이 현지병원과 긴밀한 교류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충북의료관광 인프라 구축 ‘시급’
대구 관련예산 30억원, 충북은 2억원…병원 서비스도 개선돼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환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의료관광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기관의 서비스 기능과 환자 맞춤식 관광상품 개발, 호텔 등 관광자원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011년,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실무위원회를 구성하며 외국인환자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충북도는 지난 5년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원년 386명이었던 외국인환자수는 지난해 2715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충북만 거둔 성적은 아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수도 3배 이상 늘었다. 2011년 12만 2000여명이었던 외국인환자수는 2015년 29만 7000여명으로 증가했다.

특징적인 것은 수도권 편중현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아온 환자의 55.8%(17만명)가 서울 소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경기도(19.1%·6만명)와 인천(5.4%·2만명)이 뒤를 이었다. 충북을 찾아온 환자는 전체환자의 0.5% 수준이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한다. 상승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대근 충북도 해외의료팀장은 “이미 지난해 환자수를 넘어섰다. 충북도가 홍보를 주력하고 있는 국가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며 “아직 부족한 인프라에 대해서는 정에 호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의료 수준에 대한 신뢰가 단단해진 만큼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외국인환자수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째 병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수년째 의료관광객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방문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은 극히 제한적이다. 외국인환자를 위한 별도의 부서를 운영하는 곳은 충북대병원(국제진료센터)이 유일하다. 통역 등 외국인환자유치를 위한 기초 인력을 확보한 병원도 손에 꼽을 정도다.

행정지원도 타 지지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예산지원만 하더라도 충북도가 지난해 2억원에 그친 반면 대구는 지난해 30억원을 의료기관 등에 직접 지원했다.

관광자원 등 인프라 확보도 시급하다. 일예로 최근 방문한 몽골방문단도 마땅한 숙소가 없어 호텔이 아닌 충청북도자치연수원을 숙소로 사용했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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