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복합쇼핑몰과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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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지금 복합쇼핑몰과 전쟁 중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4.0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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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천막농성 등 격렬한 저항에 철회 가능성 ‘솔솔’
문재인‧심상정 후보, 광주시 쇼핑몰 입점 반대 입장 밝혀

유통대기업들이 전국 곳곳에서 복합쇼핑몰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천시 등 일부 지역에서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려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격렬한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의 경우 지난달 31일 맺기로 했던 토지매매계약이 불발되며 사업이 철회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광주광역시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추진도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식적으로 “당 을지로위원회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복합쇼핑몰 규제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달 31일 부천시청 앞에서 상동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저지를 위해 입점저지 인천대책위 등이 김만수 부천시장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천시에 따르면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단지에 복합쇼핑몰을 건립하기 위해 체결하기로 한 토지매매계약이 지나달 24일에 이어 또다시 불발됐다.

부천시는 지난 2015년 6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부근의 영상문화단지를 복합쇼핑몰 등으로 조성하기 위해 민간투자사업자를 공모했다. 같은 해 9월 신세계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정치권 나서자 새로운 국면

그러나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지역상권 붕괴를 우려하는 인천지역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복합쇼핑몰 입점을 반대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부평구와 계양구에 이어 인천시로 확대되자, 지난해 12월 매각 토지면적을 7만 6034㎡에서 3만 7374㎡로 절반 가량 축소하겠다고 밝히며 한 발짝 물러섰다.

상인들과 시민단체는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달 24일에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천지역 상인단체와 시민단체 20여개로 구성된 ‘부천ㆍ삼산동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저지 인천대책위원회(이하 인천대책위)’가 전날인 23일부터 부천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해 4일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지역구 의원인 이학영ㆍ우원식 국회의원은 “우리 민주당은 서민을 위한 정당인데 우리 당 소속이 시장으로 있는 부천시가 대기업을 위한 행정을 펴고 있어 죄송하다”고 상인들에게 고개를 숙였고, 부천시에 공문을 보내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지역언론들은 민주당 소속인 김만수 부천시장이 계약 체결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광주 복합쇼핑몰 입점 반대의사를 밝혔다.

광주광역시에 추진 중인 신세계랜드마크복합시설건립사업도 대선주자들의 잇단 반대입장 표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복합쇼핑몰은 재벌 중심 경제”

2일 ‘신세계광주복합쇼핑몰입점저지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와 심상정 당대표가 ‘광주시 신세계복합쇼핑몰’ 관련 질의서에 대한 답을 보내왔다.

대책위에 따르면 문 전 대표 측은 신세계광주복합쇼핑몰 입점에 대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판단과 입장을 존중한다”며 “광주시, 광주시의회, 소상공인, 관광업계 등의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최근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심상정 후보 또한 “복합쇼핑몰이 들어오는 지역은 상권이 초토화되고, 중소상공인은 몰락한다”며 “복합쇼핑몰은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를 완성하는 것으로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입점을 막아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는 현재 이마트가 있는 서구 화정동 부지에 복합쇼핑몰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을 위한 첫 절차인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신청서를 광주시에 접수했다. 유력 대권주자의 입장표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복합쇼핑몰은 지역경제 파괴자”

서울타임스퀘어 주변상가 매출 56% 감소

복합쇼핑시설이 들어올 경우 대형마트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 충북지역경제살리기네트워크는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이마트타운(또는 창고형매장) 입점 추진 소식에 “이마트의 청주 진출은 단순히 유통업 종사자들의 생존권만 위협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대규모 복합쇼핑몰은 음식점, 문화·오락시설 등 골목상권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충북지역경제살리기네트워크가 지난달 29일 충북경실련 사무실에서 신세계 입점 저지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신세계 청주테크노폴리스 입점 저지 간담회에 참석한 배재홍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이 같은 우려를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복합쇼핑몰 진출에 따른 주변 상권 피해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배 국장은 2009년 영등포에 문을 연 서울타임스퀘어를 예로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임스퀘어 오픈으로 주변 상가의 매출은 평균 46.5%가 하락했다.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2014년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중에서도 집합상가와 상점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네상권보다도 상가밀집지역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결과도 눈길을 끈다.

업종별로 매출액 감소폭이 달랐지만 모든 업종에서 동일하게 감소했다. 거리는 복합쇼핑몰 인근보다 오히려 5km이상 떨어진 상권(51.6% 감소)에서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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