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방재시장에 도전장
상태바
신기술로 방재시장에 도전장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7.06.15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빗물 침투형 저류 시설’ ㈜클레이맥스 최희용 대표

홍수와 가뭄 등 급증하는 자연 재해에 최적화한 맞춤형 방재신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가 있다. 제천시 송학면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 클레이맥스 최희용 대표. 조립식 황토 빗물 침투 저류 시스템을 개발한 그는 물이 많을 때 저장해 두었다가 서서히 땅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재 신기술을 널리 보급해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건설재료 시공학 박사인 최 대표는 아스팔트와 인도블록 등으로 바닥에 물이 잘 새지 않아 집중 호우 등 빈발하는 자연 재해에 취약한 도시지역이 급증하는데 착안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더욱이 이 기술은 자연친화적인 친환경 시스템이다.

최 대표는 빗물 침투형 저류 시설이 나무 뿌리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설명한다. 집중호우 등으로 빗물이 넘칠 때는 물을 쉽게 흡수한 뒤 서서히 땅 속으로 배출하는 시설이다. 그는 “이 제품을 설치하지 않은 지역의 일반 바닥은 비가 많이 오면 도로 위로 하수구를 통해 하천으로 곧장 배출되지만 이 시설은 많은 비를 스스로 품었다가 도로 아래 땅으로 스며들게 한다”며 “이 때문에 집중호우 시 홍수를 예방하고, 가물 때는 보다 넉넉해진 지하수를 활용해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시설은 특히 모듈형 블록 구조여서 설치나 활용에 제약이 크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먼저 설치할 곳의 지형이나 토질을 분석해 처리 용량을 결정한 후 공장에서 미리 만든 우수한 투수력의 모듈형 제품을 블록처럼 쌓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어서 시간과 공사비를 아낄 수 있다. 또 내구성이 매우 강해 기초공사를 따로 하지 않고도 다양한 형태로 확장 시공이 가능한 방재 신기술이다.

재난 방재 시설 고유의 역할뿐 아니라 친환경 제품으로서 수질과 수생태계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는 비점 오염 저감시설을 계획할 때 ‘저영향 개발기법’을 고려하도록 하는 관련법(수질 및 수행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의 권고에 충실한 기술이라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저영향 개발(Low Impact Development)은 개발사업 등에 따라 증가하는 불투수층에서 발생하는 강우 유출수를 최소화해 자연 상태의 물 순환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법이다. 이를 적용한 기술로는 자연의 침투저류를 통해 땅속 미생물로 환경을 정화하는 침투저류조, 투수성포장, 빗물 호수 공원, 수목저류, 식생수로, 침투화단 등 여러 형태가 있다.”

이 기술의 대표적 장점은 경제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예를 들어 빗물 1톤을 이와 같은 신기술 공법으로 적용할 때 투입되는 비용을 100이라고 하면 플라스틱 PE에 의한 침투 저류조 공법은 125, 자갈에 유공관을 넣어 침투 트렌치를 만드는 기존 공법은 150이 소요된다”고 소개한 뒤 “비점오염저감시설 활용까지 고려하면 PE 장치형은 여재설치 등이 추가되므로 200이상으로 증가되어 더욱 차이가 난다”며 빗물 침투형 저류시설의 탁월한 경제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존공법인 인공빗물호수나 식생수로 등 자연형 또는 장치형과 같은 일반 시설이 당장 공사비가 적다는 이유로 설계에 많이 반영되지만, 부지 활용도나 사후 관리 등 다른 요소까지 반영하면 빗물 침투형 저류 시설의 경제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또 “이 시설 친환경 황토블록을 지하에 매설해 합류식 하수관을 대체할 경우 토양 박테리아를 통한 악취 방지 시설로 활용이 가능하고, 간편한 조립 시공으로 입구에 설치된 전 처리조에서 간단히 준설과 청소가 가능해 무엇보다 사후관리가 쉽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다양한 강점에도 최 대표의 신기술이 넘어야 할 벽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이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이 최우선 고려 사항인 평가 규정에 있다.

그는 “LID설계가 많은 토지주택공사 현장 실무자는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호평을 많이 받지만, 실적 부족 문제로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며 고개를 떨궜다. 실제로 올해도 상반기 구매조건부 신기술공모에 뛰어들었지만 소방방재 분야 자체가 응모 부문에서 제한되는 등 시공사례가 전혀 없어 설계에 반영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지자체들의 경우도 서울시를 제외하면 물 순환 조례가 없는 곳이 많아 실제 현장적용에는 장애 요인이 많다.

최 대표는 “피나는 노력 끝에 훌륭한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관련 실적이 없다거나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써 주지를 않아 어려움이 크다” 며 “국가와 국민에 기여할 신기술, 신공법에 여전히 장애로 작용하는 법적, 제도적 문턱을 제거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