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명의 미디어 비평] 동양일보의 마라톤과 청주시 예산지원
상태바
[민경명의 미디어 비평] 동양일보의 마라톤과 청주시 예산지원
  • 충청리뷰
  • 승인 2002.05.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양일보의 제3회 청주마라톤대회가 지난 22일 있었다. 동양일보 보도에 의하면 6000여 건각들이 청명한 날씨 속에 축제를 펼친 것으로 되어 있다. 동양일보는 이 대회가 끝난 23일자 신문에서 20면 지면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총 5개면에 걸쳐 자사의 마라톤 대회의 이모저모를 상세히 싣고 있다.
자사 홍보의 한 수단이라고 하지만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대형 컬러 사진을 곁들인 1면 기사에서부터 3, 6, 7, 14면에 걸쳐 도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동양일보 자체의 이러한 자찬에도 불구하고 동양일보가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면서 행정기관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지원금이 네티즌들사이에 회자되면서 청주시청과 함께 비난을 받고 있다.
동양일보는 청주시로부터 마라톤 행사비로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충북도로부터도 15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민이 참가하는 문화 체육행사인 만큼 행정기관의 행사지원은 그리 어긋난 처사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동양일보 마라톤 대회의 경우 참가비를 받는 개인 기업의 수익사업 이었다는데 있다.
동양일보는 참가자 1인당 2만원의 참가비를 받았다. 당초 3만원을 책정했었으나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원 받는 예산으로 인한 시비가 염려되어 2만원으로 내렸다는 후문이다. 동양일보에서 참가자가 6000여명이 넘었다고 하는 만큼 참가비만해도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여기에다 청주시, 충북도로부터 65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으니 행사 경비를 제하고도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주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거액의 혈세를 특정 신문사에 지원한 청주시에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본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동양일보 일요일 마라톤은 시민들의 고혈을 짜서 특정 신문사를 살찌우기 위한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이는 동양일보의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도 한다. 동양일보는 지난달 지면 쇄신을 단행하면서 ‘혈세의 낭비 현장을 찾아’라는 현장 고발 시리즈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신문사의 수익 사업에 혈세를 지원했으니 혈세의 낭비 현장 고발 기사 대상이 아닌가.
언론사에 기업적인 성장을 포기하라는 것은 재정 독립을 침해받을 뿐 아니라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만큼 언론기관은 언론으로서도, 또 재정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뉴욕 타임즈 루이스 사장은 갈파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조심스럽게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동양일보가 언론으로서도, 또한 재정적으로도 성공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균형을 유지해왔는지 의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