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모순을 화면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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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모순을 화면에 담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3.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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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아트센터의 격년제 전시 ‘우민극장’

2018 우민극장의 전시주제는 <비일상다반사>다. 우민아트센터에서는 격년제로 복합문화예술 프로그램인 '우민극장'을 개최한다. 상영을 기본으로 하는 전시회인데, 올해는 김세진, 서평주, 옥정호, 장서영, 차재민, 홍진훤 총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형용모순’을 동시대적 특성으로 규정한다. 현실이 가진 모순성과 부조리함에 대해 꼬집는 전시회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우민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4월 25일 오후 3시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선 서평주, 옥정호, 홍진훤, 조지현 씨와 함께 작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기획자와의 대화시간도 5월 30일 오후 3시에 마련돼 있다. 전시기간 내 평일에는 오후 3시, 토요일엔 오후 1시에 공동체 상영 <시네마달x우민극장>도 만날 수 있다.

서평주 작가의 <새천년 생명 체조>는 고리 원전을 배경으로 실제 군대에서 실시되는 '핵폭발 시 대처요령'에 맞게 체조를 하는 여성의 모습을 포착한다. 현실의 위기와는 한참 동떨어져 보이는 몸짓으로 체조를 하는 인물에게 초점이 맞춰진 화면은 대규모 재난을 다루는 우스꽝스러운 대처방식에 대한 냉소가 담겨있다.

김세진 작가의 <밤을 위한 낮>은 급격한 속도로 이뤄지는 도시개발의 역풍으로 인해 한때, 찬란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슬럼 지역으로 전락한 한 동네와 그 동네 전면에 위치한 KTX 본사 건물의 풍경을 화면에 담아낸다.

장서영 작가는 지표나 흔적으로만 가시화되거나 불안전하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호명되지 못한 타자들, 조직화된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비가시적 존재들이 품고 있는 공허감을 드러낸다.

차재민 작가의 <TWELVE> 2015년 최저임금위원회의 토론 내용을 대본으로 12명의 등장인물이 열두 번의 회의를 재현한다. 공적이고 투명해야 할 토론 행위가 갈수록 밀실과 사적인 공간에서만 성립되는 현상을 지적한다.

옥정호 작가는 하얀 쫄쫄이를 입고 진지한 태도로 제자리 뛰기를 하거나 러닝머신 위에서 실패의 몸짓을 반복하는 인물로 등장해 ‘이물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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