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장 사퇴, 배수진 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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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장 사퇴, 배수진 치겠다”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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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시장 청주청원 통합에 승부수 던져
학계 지방의회 시민단체도 논의 집중할 듯

   
“당장 청주시장을 사퇴하겠다.” 한대수청주시장이 폭탄선언을 했다. 한시장은 지난 30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청주 청원 통합문제와 관련, “통합만 전제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며 최근 일련의 통합논란에 대해 결정적 발언을 했다.

한시장은 이어 “통합이 실무적으로 구체화되면 내가 시장에서 사퇴한 후 오효진 청원군수가 통합 청주시장을 맡기를 원한다. 대신 오군수의 잔여임기는 차기 지방선거 때까지다. 2006년 선거에서 다시 통합 청주시장에 출마하면 될 것이다. 만약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통합이 성사된다면 나는 다음번 청주시장 선거에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혀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 수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시장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밝혀 왔던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앞으로 큰 파장도 예상된다. 청주 청원 통합에 대해 지금까지 한시장이 견지한 입장은 “통합만 할 수 있다면 다음번 지방선거에 청주시장으론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한시장의 발언은 세부적인 절차와 법적인 문제까지 신중하게 고려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청원군측은 “시장의 말 한마디로 모든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자체가 착각이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한 관계자는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 말 자체가 정치적이지 않으냐. 자치단체간의 통합문제인데 어느 일방에서 밀어부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절차와 과정이 있고, 또 명분도 따라야 가능할텐데 그런 식으로 발언하면 상황만 더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적 의견을 밝혔다.

10여전 현안인 통합문제에 “허우적”
 
한시장은 이에 대해서도 이날 분명한 언질을 남겼다. 한시장은 “청주 청원통합의 최대 걸림돌은 청원군과 청원군수의 자세다. 그들이 통합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성사가 안 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하겠다고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무슨 법적인 문제니, 절차니 하는 것은 이유가 안 된다. 지금이라도 오효진군수가 ‘통합합시다’하고 나서면 일은 금방 풀린다. 주민 여론 운운하며 반대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이젠 끝내야 한다. 그건 주민여론이 아니고 공무원들의 입장이다. 내가 알기로는 청원군민 대다수가 통합을 원하고 있다. 당장 청원군 경제력의 중추가 되고 있는 내수, 오창, 옥산, 강내 등 인접지역은 이미 청주시 권역이나 다름없다. 이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이젠 오효진군수가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 대전 천안은 엄청나게 커가며 청주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고작 남들이 10여년전에 마무리 한 시군통합에 여전히 얽매여 있다. 청주시장을 사퇴하고 다음번 청주시장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청원군의 입장 때문이다. 물론 통합을 위해선 청주시가 먼저 희생과 양보를 감수해야 하고, 나는 이를 실천으로 보여주려 한다. 나는 언제든지 이 문제를 놓고 오효진군수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시장은 민선자치단체장으로서 자신의 최대 소원은 청주 청원통합이라고 밝히며 청원군측의 반응을 촉구했다. 한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사석에서 단속적으로 전해진 것이지만 본인의 통합의지만은 분명해 보였다.

“군수 만나 설득하고 싶다”

한편 한시장 발언을 전해들은 시민단체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대표적인 통합론자인 남기헌교수(충청대 행정학과)는 “청주시와 청주시장으로선 할말을 다 한 것이다. 이젠 청원군이 답을 내야 한다. 그동안 각종 토론회나 관련 학술연구에도 불구, 청원군의 의도적 회피로 공론화가 어려웠는데 한시장의 발언으로 더 이상 거부만 할 수 없게 됐다. 청원군이 솔직하게 공론의 장에 나와 통합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군수나 몇몇 공무원들이 주민들의 입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내 말이 틀리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청원군이 주민투표할 것을 주문한다. 청원군처럼 시 지역을 도너츠형으로 둘러싼 자치단체는 전국에서 한 곳도 없다. 왜 청원군이 이를 고집하는지 학자로서 안타까움을 넘어 한스럽기까지 하다. 청주시장의 확고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는 시민단체와 일반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 질 것이다. 물론 철저하게 공론화를 거치겠고 시민들과 주민들의 의지도 결집시키겠다. 지금 당장 오효진군수를 만나 설득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시의회 관계자도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방의회에서 특위를 구성할 수도 있다. 한시장의 발언 여부를 떠나 어차피 이 문제는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방관하고 미룰 수 없다. 그렇더라도 청원군과 오효진군수를 자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충분한 명분을 제공해야 하고 마지막까지 머리를 맞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오효진군수보고 청주시장을 맡으라고 한 마당에 서로 더 이상 머리를 굴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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