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 충북대표 손현준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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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충북대표 손현준교수 인터뷰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12.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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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열린우리당 청주시 당원협의회 준비위원장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킨 손현준교수(42)는 당장 의과대학(충북대) 교수라는 점이 눈에 띈다. 손교수는 진주 경상대학교를 나와 서울대 의과대학원에서 기초의학인 해부학을 전공했다. 충북과는 1996년 충북대 전임교수 발령으로 인연을 맺었다. 사실 교수들의 사회참여는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손교수가 현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2년 대선 때다. 당시 심각한 내홍을 겪던 민주당이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대통령을 마구 흔드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정치문제를 ‘내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해 놓고 잠시 지지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후보교체설을 확산시키는 후진적 정치문화에 큰 충격을 받았다.

87년 민주항쟁을 시발로 어렵게 쌓아 온 공든탑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같은 심정이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자적 양심에서도 묵과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나섰고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노사모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국민의힘 충북대표를 맡고있는 손교수는 고백할 게 하나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1987년 6월 항쟁에 대한 기억이다. 당시 본과 3학년에 재학중이던 손교수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전환점이 된 6월 항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한 당사자이면서도 이후로는 이를 반추해 내는데 큰 고통이 따랐다. 죄의식 때문이다.

“당시 넥타이부대로 상징되는 사회인까지 거리투쟁에 나섰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주변 친구들도 항쟁의 대열에 섰고 몇 명은 큰 상처를 입었다. 그 때만큼 나라는 정체성에 회의를 가져 본적이 없다. 용기없는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손교수는 자신의 이런 심정을 ‘역사에 대한 부채의식’이라고 했다. 이런 부채의식을 2002년을 계기로 털어버린 것이다.

손교수는 당원협의회 준비위원장 경선에 나선 것을 변화와 개혁의 작은 의지로 봐달라고 강조한다. “꼭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나선 것은 결코 아니다. 구태정치의 관성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 그렇다고 기존의 당직자나 구 당원들을 배척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절차와 정당정치의 원칙을 중시해 달라는 것이다. 몇 사람이 쑥덕공론으로 당을 이끌어가던 시대는 끝났다.

정당의 주인자리를 당원에게 돌려주라는 의미에서 경선에 나섰고, 그 결과에 만족한다. 이승만 정권에서 김대중정권까지 정당이 수없이 많았지만 그 당을 움직인 것은 당원이 아니라 특정 1인이었다. 지금도 이런 수구적 관행은 여전하다. 지방에서도 소수 몇 명이 당을 주도하고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치려고 한다. 이런 소아병적인 엘리트의식을 깨고 당원들에게 당을 돌려주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겠다. 당원들을 믿고 그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국민의힘은 정치참여를 공식화했다. 최근엔 한 걸음 더 나아가 ‘정당 속에서의 개혁’을 기치로 정당에 가입할 것을 적극 주문한다. 이에 대해 손교수는 역사의 순리를 강조했다. “구시대의 막차가 되겠다는 참여정부의 개혁의지가 많이 희석된 건 사실이지만 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현실이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지속되어 온 구시대를 바꾸겠다는 것인데 흙탕물이 안 튈 수는 없다. 이미 확인됐듯이 수구와 기득권엔 뿌리깊은 관성이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지금 이상의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반대 세력의 거센 반발과 도전도 필연적이다. 그렇다고 이 마당에 물러설 수는 없지 않은가.

최근 경제난을 빌미로 참여정부의 개혁기조가 흔들리는 것에 방관만 할 수 없어 우리가 좀 더 동력을 가하자는 의미에서 정당참여를 촉구하는 것이다. 정치개혁은 정당정치가 전제돼야 가능하고 그 정당의 개혁과 변화는 적극적인 참여없이는 불가능하다.” 손교수는 열린우리당의 내년 초 전당대회와 차기 지방선거에서 이의 실체를 보여 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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