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체육대회’ 잘돼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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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체육대회’ 잘돼 갑니까?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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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기장·실내체육관 장애인 출입 곤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행정 주의보

올해로 25회를 맞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2000년 인천대회부터 순회개최를 실시했다. 그 이전에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매해 개최했었지만 같은 곳에서 개최되다보니 지방선수단의 참여가 어렵고 장애인체육에 대한 홍보효과가 적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위해 이후부터는 전국체육대회 개최지에서 이듬해에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다.

12월22일 추진기획단 구성
지난 12월22일 충북도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추진기획단’을 구성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충북도는 2004년 3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해 5월에 열린 전북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통한 벤치마킹과 충북도의 경기장 실태조사를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체전시설의 신규건립과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사업비 10억5800만원을 들여 충북곰두리체육관에 론볼경기장을 신축하고 도내 17개 경기장을 정비하고 있다.

또한 94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사로, 고무판, 화장실보조기구 등의 편의시설도 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편의시설 및 보수작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1년 전 전국체전을 앞두고 수백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개·보수 또는 신축해놓은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회사원 박 모씨는 “일반인들도 전국체전이 끝난 다음 해에는 장애인체전과 소년체전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정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또 다시 혈세를 들여 개·보수를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기존의 장애인 편의시설들은 법적인 기준만을 의식한 장치였지 장애인들을 고려한 설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내체육관, 리프트 1대가 고작
체전 개·폐막식 및 육상경기가 열리는 주경기장의 경우 장애인체전의 개최목적과 상반되는 시설설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나뿐인 엘리베이터의 위치는 ‘장애인체육의 저변확대와 관심 유발’이라는 말을 무색케 한다. 엘리베이터 문은 여닫이로 되어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 혼자 문을 열고 닫는데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입구 뒤편이 막혀있어 이들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돼 최대 관람인원이 20명도 채 안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시설의 문제점이 확인돼 뒷벽을 허물든지 아니면 다른 통로를 만들든지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내체육관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체육관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리프트 밖에 없다. 하지만 장애인이 리프트에 오르고 이동한 후 내리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3분의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방법으로 100명의 장애인들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관람석에 입장하기까지는 300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관람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신축한 용암동 유도회관의 경우는 엘리베이터는 설치되어 있지만 정문 출입구에는 경사로가 설치되어있지 않아 경사로가 있는 후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도민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지난 전국체전의 경우 3만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던 것과 달리 장애인체전은 10분의 1수준인 2500명의 임원·선수단이 참여하기 때문에 전국체전만큼의 열기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때문에 어느 때보다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홍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체전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거리에는 흔한 현수막 하나가 걸려있지 않았다. 지난 11월 대회 엠블렘, 마스코트, 표어, 포스터 등을 공모한 것이 유일하게 체전홍보를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러한 홍보의 부족은 장애인체전과 더불어 열리는 소년체전으로 인해 집중력이 분산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충북도는 1월 중 장애인체전 붐 조성을 위한 홍보계획을 수립해 체전기념품, 홍보물 등을 제작하고 충북홍보 및 장애인단체별 수화시연과 공예품 전시 등을 할 수 있는 충북홍보관을 설칟운영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경사로, 장애인용화장실, 샤워실, 버스승하차대 등 장애인편의시설을 168개소에 확대 설치하고 원활한 이동을 위해 수송차량 115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충북은 4대의 특장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26대의 특장차량을 각 시·도에서 지원받게 된다. 이 외에도 대형버스 40대, 승합차 40대, 셔틀버스 5대를 확보해 경기장, 숙소, 행사장 간 장애선수들의 이동을 돕고, 도민후원회를 구성, 체전 홍보·지원 등 체전 분위기를 확산하고 비장애인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대회 엠블럼은 성화와 개최 회수를 나타내는 숫자 25를 형상화한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마스코트는 푸른산, 맑은물이 조화를 이루는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과 충북도민을 형상화한 희망이와 보람이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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