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료생활협동조합’ 설립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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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료생활협동조합’ 설립 가시화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5.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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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금 10만원’이면 모든 조합원이 병원의 주인
“환자의 권리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환자의 권리가 존중되고 생명의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출발한 청주의료생활협동조합(추진위원장 박선희)의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002년 11월 지역주민 33명이 발기인대회를 개최한 뒤 2년의 기간이 지나 ‘올 상반기에는 설립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1차 의료기관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박선희 추진위원장은 말했다.

올 상반기 설립예정
의료생협은 협동조합법에 의거 300명의 조합원과 3000만원이상의 자본금이 있어야 설립할 수 있다. 청주의료생협은 현재 265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어 올 상반기안에는 무난히 3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아직도 의료생협이 어떤 단체인지 모르고 있는 분들이 많아 홍보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의료생협은 “의료생협이란 지역사회의 지역주민들이 그들의 건강, 의료와 관련하는 생활상의 문제를 다루고자 조직된 주민의 자발적인 협동조직이다. 지역주민들이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임원들과 직원, 의사를 비롯한 의료전문가들과 협동하여 의료기관을 설립 운영하고,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노인 등 건강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등 건강과 의료에 관련한 여러 현안들을 스스로 해결하고자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지역주민들에게서 질병이 생기기 이전에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예방보건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이 주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모임을 구성하고, 의료기관 등을 민주적으로 운영하여 지역사회 민주적인 지역주민조직의 모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생협의 목표는 한마디로 ‘공공의료체계를 확립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우리나라에는 공공의료기관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그나마 보건소와 같은 기존의 공공의료기관이라는 것이 대부분 형식적이고 관료적이라 주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다. 또한 민간 의료기관들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질병의 예방보다는 치료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다. 이런 행태는 세계최고수준의 첨단장비를 갖추고도 쉽게 예방할 수 있는 결핵이나 간염같은 질병에 서민들을 노출시키는 모순을 안게 됐다. 이러한 병폐를 고쳐나가기 위해 의료생협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주의료생협이 이러한 사업을 펼쳐 나가기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개설이 시급하다. 의료생협은 조합원들의 출자를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많은 지역주민이 조합원으로 활동해야 가능하다. 박 위원장은 “청주·청원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 지역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다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의료기관의 개설이 좀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환자 중심의 의료기관 운영
청주의료생협의 의료기관은 기존의 병원과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기존의 병원들이 시간에 쫓겨 1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진료를 마치는 것과 달리 청주의료생협의 병원은 1명의 의사가 하루에 진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를 제한함으로써 정밀한 진찰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몸이 불편한 조합원의 경우는 의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진찰할 계획이다.

   
▲ 대전법동에 위치한 대전민들레 의료생협. 소모임(아래사진)을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청주의료생협은 한의학과 양의학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두 분야의 전문의를 두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내린다. 또한 양약의 경우에는 법적인 문제로 차별을 둘 수 없지만 한약의 경우 원가수준의 가격에 환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양약의 경우도 기존의 병원에서 쓰는 유명약품과 성분은 같지만 가격이 저렴한 약품을 활용할 것이나 공정거래법 등 관계법에 의해 싼 가격에 공급을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약의 경우는 그러한 제약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서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생협에서는 불필요한 치료과정을 배제하기 때문에 양의학의 경우도 일반병원보다 상대적으로 쌀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청원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지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조합원들은 기본적으로 청주의료생협의 사업목적에 동의해야하며 10만원이상의 출자금과 규정된 가입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일단 조합원이 되면 병원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출자금의 액수와 관계없이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자신을 비롯해 자신의 가족 모두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등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

청주의료생협의 1차 의료기관은 조합원들만을 진료하는 기관은 아니다. 조합원들은 물론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의료기관의 운영을 통해 생겨난 수익금은 가난하고 소외된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의 복지를 위해 쓰이며, ‘요가 교실’ ‘명상교실’ ‘금연 아빠들의 모임’ 등 소모임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 전체가 건강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초의 의료생협은 1994년 안성에 설립되었다. 연대의대 기독학생회의 농촌활동이 계기가 돼 7년 후 안성의료생협이란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이 밖에도 대전민들레의료생협, 서울의료생협, 인천평화의료생협, 안산의료생협, 원주의료생협, 전주의료생협, 함께걸음의료생협 등 8개 의료생협이 지역주민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여러 보건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의 호응속에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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