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현 가야금의 가능성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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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현 가야금의 가능성 확인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5.07.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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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25현 3중주단 ‘가야미’ 첫 해외나들이
우크라이나, 파리, 독일 등에서 호응얻어
“첫 해외초청공연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감과 부담감이 컸죠. 그런데 낯선 이국에서 처음 맞닥뜨린 것은 한국문화 존재 자체의 미미함이었죠. 동양인은 일본 아니면 중국인으로 여겨지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파리에선 퐁퓌드 광장에서 예상에 없던 공연판을 벌이기도 했어요. 음악이 갖고 있는 소통의 힘을 믿고 도전했죠. 광장공연은 다른 어떤 공연보다 폭발적이었어요. 이렇듯 이번 해외공연을 통해 25현 가야금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 조동언 위원장
조동언 충북민예총 전통음악위원장(38)의 말이다. 조씨는 최근 그가 창단한 25현 3중주단 ‘가야미’와 판소리를 하는 제자 두명과 함께 해외초청공연을 다녀왔다. 그들을 부른곳은 우크라이나 예술문화회관, 파리 소르본느 대학, 그리고 독일 프랑크 푸르트 축제였다. 조씨는 대뜸 “해외초청공연이 대부분 한인회에서 주최하는 것이 많아 자칫하면 해외공연보다는 한인공연이 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섞인 지적을 했다. 해외초청공연도 그 성과에 대한 철저한 자기검열이 필요하다는 것.

가야미의 이번 해외 공연 루트는 극적으로 짜여졌다. 먼저 문화관광부와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문화적인 교류차원에서 장사익씨와 한국무용단, 그리고 가야미를 초청해, 조씨 일행은 3박 4일 일정으로 우크라이나에 머무르게 된다. “뱃노래, 옹헤야, 영화 스팅주제곡 등 우리 민요의 낯선가락과 익숙한 영화주제가가 연주해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하프’와 비슷한 음역을 가진 25현 가야금의 장점이 빛을 발한 것이죠”

그리고 이들의 다음 행선지는 파리의 소르본느 대학. 워낙 인문학과 예술학으로 유명한 이곳은 유명세만큼 입출입 절차 또한 까다롭다고 한다. 루이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지어진 건물은 그 자체가 세계적인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소르본느 대학에서의 공연은 현재 이 대학에서 사진학부 박사과정에 있는 정선혜씨가 담당교수를 통해 ‘가야미’공연의 취지를 설명했고, 이 이야기가 총장까지 올라가 일사천리로 공연일자와 장소가 잡히게 됐다는 것. 그 까다롭다는 소르본느 대학내에서 공연을 펼치게 된 것이다.

   
▲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펼쳐진 ‘가야미’공연 모습.
조씨는 “공연을 보러온 한국 유학생들의 자긍심이 대단했어요. 소르본느 대학내에서 한국의 가락을 들을 수 있는 꿈같은 기회를 주었다고요. 대학원생들이 직접 차를 몰고 나와 안내를 자청하기도 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공연후 쌓아놓은 ‘가야미 1집’앨범이 거의 다 팔렸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공연은 판소리, 합주, 가야금솔로, 가야금 3중주로 짜여졌고, 마지막에 아리랑을 부르며 휘날레를 장식했다.

그리고 이들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축제였다. 프랑크푸르트 축제는 가장 큰 규모의 시민축제로 유명하다. 조씨는 “가장 한국적인 내용들이 세계를 공략할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죠”라고 말했다.

가야미의 첫 해외나들이는 그동안 공연을 통해 벌은 ‘종잣돈’을 털고, 문화관광부 후원을 받아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러나 소르본느 대학측에서 내년 1월에 정식초청을 해와, 내년에는 국내기업과 문화관광부에서 국제교류 명목으로 후원을 받게 됐다는 것. 조씨는 “이 모든 것이 소르본느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98년 창단한 가야미는 다소 늦은 2005년에 첫 앨범이 나왔지만, ‘25현 가야금의 교과서 같은 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힘찬 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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