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기금 그 수혜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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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기금 그 수혜자는 누구인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5.07.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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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장 두레 복권 기금 연속 확보
문화예술계에도 선택과 집중의 논리 적용돼…‘빈익빈 부익부’
로또복권은 인생역전의 신드롬을 낳았다. 비록 벼락맞을 확률보다 당첨될 확률이 더 낮을지라도 서민들은 이 달콤한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매주마다 로또복권을 샀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복권당첨금보다 더 많은 복권 판매 수익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2004년 경우 1조원의 복권기금이 마련됐고, 또한 그중에서 2005년 복권기금지원 문화예술사업으로 전체복권기금의 약 5%가 할당됐다. 자그만치 498억원이었다. 2003년 12월 복권기금을 문화예술사업에 사용하자는 법안이 통과됐고, 2004년에는 첫해에는 445억 7000만원이 집행됐다.

   
▲ 지난 7월 1일 예술공장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마당극 큰잔캄, 복권기금을 받아 전국의 마당팀을 초청해 공연을 벌였다.

이러한 복권기금은 창작기금이 목마른 지역 예술인들에게 로또의 ‘꿈’처럼 매혹적일 수 밖에 없다. 지역의 한 예술가는 “도 문예진흥기금이나 무대지원사업 정도가 지자체에서 받을 수 있는 루트의 전부였고, 그 액수도 200~300만원 정도였다. 그런데 전국 공모로 진행되는 복권기금 사업은 그 단위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보니, 전국의 모든 예술단체들이 복권기금을 바라보며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문화예술사업으로 쓰인 총액수와, 또한 충북지역에서 받은 단체들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로또기금이 400억규모에서 800억규모로 늘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고, 또한 복권기금의 수혜자들이 대부분 개인부터, 개별 예술단체, 지자체, 각 문화예술관련단체들까지 폭넓게 퍼져 있다.

즉, 복권기금 사업이 찾아가는 사업시리즈가 많아 단독으로 기금을 받는 경우보다도 문화원협회, 문화예술회관협회, 박물관협회 등 협회를 통해 사업을 공모받아 각 단체별로 나눠주는 식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청주 예술의전당에 열렸던 ‘춤 직지’ 공연과 아트페스티벌도 ‘지방문예회관 특별공연프로그램 개발지원’으로 청주시가 받은 것이고, 청주문화원, 흥덕문화의집도 각각 ‘문화원, 문화의집 활성화 프로그램’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시켰다. 또한 ‘사립미술관 박물관 특별프로그램’으로 신미술관이 전시기금을 받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 공개한다”
문예진흥원의 담당자는 “그동안 복권기금예술사업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가 힘들었다. 이는 사업규모와 내용이 많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복권기금예술사업을 진행하는 문화관광부와 문화예술진흥원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14개 사업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포털사이트(www.lotteryarts.or.kr)를 만들었다. 따라서 이제는 사업별로 행사내용 진행유무를 파악할수 있고, 월별, 지역별로도 표기해 한눈에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복권기금은 다른 지원금과 달리 모든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서 지원부터 진행단계까지 공개하고 있다. 제도의 투명성과, 지원단위가 큰 만큼 사후감리도 철저히 진행하는 편”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이러한 복권기금을 사용하는 문화예술사업은 ‘문화복지’와 코드를 같이한다. 문화예술 진흥을 꾀하는 한편, 문화소외계층에까지 문화향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따라서 ‘찾아가는 문화활동’시리즈나, 우수공연 전국순회, 지역의 문예시설 활성화등이 주요사업이다.

예술공장 두레 복권기금 대박?
그래서 이러한 코드에 적합한 단체들은 그 수혜가 집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예술공장 두레의 행보를 보면 이를 쉽게 해석할 수 있다.

예술공장 두레는 2004년 시설지원사업으로 복권기금 1억 8000만원을 받아 야외공연장을 건립했다. 이어 찾아가는 우수공연 예술축제에 선정돼 예산을 지원받아 11군데 지역을 돌며 한지역에 3차례씩 공연을 다녔다. 2005년 5월에는 광복 60주년 기념 통일마당춤극 ‘귀향’으로 충청지역을 돌며 이른바 ‘신나는 에술여행’사업을 펼쳤다. 또한 지난 7월 1일부터 3일까지는 한국 민족극협회가 주최하는 ‘찾아가는 마당극 큰잔캄사업에 공모를 통해 선정돼 야외공연장에서 마당극 잔치를 벌였다. 그리고 7월 10일부터는 ‘다중밀집지역 장터사업’으로 ‘강둑따라 펼쳐지는 열대야 웰빙축제’가 선정돼 7군데 순회공연을 떠날 예정이다. 복권기금하면 예술공장 두레를 떠올릴정도로 성과를 낸 것이다.

이에 김창곤 예술공장 두레 기획팀장은 “마당극 운동팀들이 ‘찾아가는 공연’에 분명한 강점이 있다. 복권기금이 있기 전부터 우리들은 몇십년간 해온 활동이 서민들을 찾아가 마당판을 벌이는 것이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업의 진실성과 또한 아이디어가 심사위원들에게 어필되는 것 같다. 또한 전문예술인단체는 가산점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복권기금사업의 경우 6페이지 안에 모든 사업의 내용과 단체설명 등을 집약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 20~30페이지 달하는 서류로 사업을 탈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공연당 300만원 정도를 받는데 횟수가 늘어나 기금이 많아 보이는 것뿐이지 두레가 받는 적정 수준의 공연비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예술단체입장에서 공연의 기회가 늘어난다는 어쨌든 ‘좋은 일’”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지역의 한 연극인은 “무대극이 갖는 장점과 마당극이 갖는 장점이 따로 있는데 모든 지원의 초점이 마당극으로 쏠리는 감이 없지 않다. 찾아가는 공연 시리즈가 트렌트이지만, 이것이 지역예술의 발달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기금신청을 했다 떨어졌다는 지역의 국악인은 “복권기금은 개인보다는 단체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복권기금을 누가 얼마냐 받냐 보다도, 왜 못받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이는 예술단체들의 경쟁이 지역이 아니라 전국단위로 확대된 것뿐만 아니라 예술계에도 ‘빈익빈 부익부’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풍물연희단 울림의 조용주 대표는 “기금이 개인과 단체들보다는 단체들간의 컨소시엄형태로 돌아가는 예가 많다. 장르도 복합장르구성이 유리해지고 있다. 대표로서 기금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지만, 준비된 공연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 때”라고 말했다.

참여정부가 내세운 분권과 분산,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논리가 지금 문화예술계의 복권기금배분에서도 냉정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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