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공회의소, 지역경제 몸으로 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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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상공회의소, 지역경제 몸으로 일구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10.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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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발족해 지역 상권의 명맥 이으며 엄한 세월 견뎌
“지역경제 대표기관으로 중재자 역할 더 매진해야”
리모델링전 청주상공회의소 /육성준 기자
리모델링전 청주상공회의소 /육성준 기자
리모델링 후 청주상공회의소
리모델링 후 청주상공회의소

 

 

 

 

 

 

 

 

 

 

 

청주상공회의소(회장 이두영)가 창립 100년을 맞았다. 격동하는 근·현대사를 온 몸으로 맞은 우리나라에서도 흔치 않은 일로, 청주상공회의소는 그간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 과정에는 지역 상공인들의 뭉쳐야 산다는 일념과 오뚜기 같은 뚝심이 있었다

상공회의소는 교환경제가 발달한 서구문명에서 시작됐다. 18세기 이후 주요 도시에는 상공회의소가 생겨났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인 1915년 조선상업회의소령이 공포됐고 충북에서는 1916년 일본상인들이 주도해서 청주상업회의소가 창립됐다.

하지만 청주상업회의소는 일본 상공인이 주도해서 만든 단체였다. 이에 대항해 지역의 상공인들이 힘을 모아 19191031일 곽치중을 회두로 청주상무연구회를 발족했다. 오늘까지 이어지는 청주상공회의소의 시초이다.

목적은 민족상권을 말살시키려는 일제의 움직임으로부터 우리 상권을 지키고 육성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제의 탄압은 더 거세졌다. 일본은 193011월 조선상공회의소령을 공포하고 일본 상공인이 주도하는 청주상공회의소를 설립했다. 일제의 막바지인 1944년에는 이름을 충북상공경제회로 바꿔 지역 상인들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청주의 상공인들은 자생력을 키웠다. 겨우겨우 서릿발 같았던 일제강점기는 넘겼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1945년 광복 이후 미군정은 충북상공경제회를 일본의 적산(적의 재산)으로 간주해서 와해시켰다.

미국은 법령을 제정해 일본이 1944년 만들어 놓은 조선상공경제회령을 무효화했다. 제도가 하루아침에 바뀌자 어렵사리 버티고 가꿔오던 충북 상공인들의 회의 기반이 무너질 판이었다. 당시 일제는 상공회의소를 법적 단체 지위로 인정하고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상공회의소가 회원제로 운영되는 임의 단체로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

 

 

상공인이 주도한 지역경제 100

 

변화에 발맞춰 충북상공경제회는 19466월 임의단체 충북상공회의소로 재등록했다. 1949년에는 역시 임의단체로 청주상공회의소를 설립했다. 슬기롭게 위기를 넘기고 미군정이 끝날 무렵 1951년 청주시 남문로 1가에 청주상공회의소 회관을 만들었다.

1952년 상공회의소법이 공포된 이후 1953년에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정식 설립인가를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역 상공인이 중심이 되어 조직한 단체의 지위가 인정된 셈이다.

매년 1031일 청주상공회의소의 설립을 기린다. 특히 올해는 100주년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25년 동안 청주상공회의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상천 사업본부장은 “100주년에는 청주 경제의 변천사가 담겨있다과거에도 앞으로도 청주상공회의소는 상공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경제정책을 고민하는 정책파트너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청주상공회의소는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1967년에는 대농 청주공장 유치에 앞장섰다. 이후 1971년 충북은행 창립지원, 1989년 충북연구원 설립 공동출연, 1993년 기업애로신고센터 설립, 1994년 무료직업소개소 설립, 2011년 충북FTA활용지원센터 설립, 2019 일자리이음센터 설치 등에 기여했다.

지역 상공인이 처한 문제점, 어려움을 해결하고 상공인들 간의 네트워크 구성, 더불어 사는 지역 경제계를 구축하기 위해 움직였다.

문재인대통령 청주방문시 모인 청주상공회의소 임원들 /육성준 기자
문재인대통령 청주방문시 모인 청주상공회의소 임원들 /육성준 기자

 

 

지역경제현안 길잡이 꿈꾼다

 

청주상공회의소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외지 사람이 청주에서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모임, 학연·지연 등 외부요인에 의해 사업성이 판가름 나는 일이 많다고 토로했다.

소통의 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상생을 위해 논의를 하려해도 잘 진행되지 않았다. 지역경제의 대표 기관인데 중재자 역할이 늘 아쉬웠다고 말했다.

앞으로 청주상공회의소는 소통, 중간자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최 본부장은 현안들에 대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상공인들이 나서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하기로 회원과 구성원 모두가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우선 대외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있는 상공인들이 사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시범사업으로 올해 충북의 자랑스러운 명문 장수 기업상사업을 추진했다. 기업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부분을 사람들에게 알려서 상공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제정을 논의 중이다.

또한 청주상공회의소는 사옥을 신축·이전하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현재 오창 파로스시티가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신축하는 사옥은 지식산업센터, 기숙사, 컨벤션, 도서관, 비즈니스 시설 등을 품은 융복합공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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