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협회 임광수 회장 연임설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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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협회 임광수 회장 연임설 ‘뜨거운 감자’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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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절차 진행할 뿐” VS “도민 배신행위 절대 용납 못해”
한 쪽은 “있는 그대로 봐야”, 한 쪽은 “또 꼼수 쓴다”
명예직 놓고 되풀이되는 갈등, 지역사회의 한계 노출


   
▲ 임광수 회장
충북협회 임광수회장의 연임설이 솔솔 불거지고 있다. 충북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용퇴의사를 밝힌 임회장이 이 자리를 계속 이어가려한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언론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협회 박홍규사무국장(전 청주시 부시장)은 “본인이 연임하겠다는 의사를 대놓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 시·군 향우회장들의 얘기를 들으니까 그런 뜻이 있는 것같다. 우리 입장에선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북협회 집행부는 오는 28일 이사회를 거쳐 7월 11일 대의원 회의를 소집, 차기회장을 선출한 후 7월 28일 정기총회까지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을 비롯한 임원은 대의원 회의에서 선임하는데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선 대의원 과반수로 의결케 되어 있다. 대의원은 각 시·군민회에서 3명씩 선출한다.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절차(?)를 진행할 뿐”
임광수회장의 임기는 7월 25일까지이다. 1985년 7월 25일 제 7대 회장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21년동안 연임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무국측은 “내부 규정상 회장임기는 8월 20일까지다. 그러나 통상 7월 말로 얘기되어 왔기 때문에 그 이전에 새임원진을 구성키로 했다”고 말했다.

임광수씨의 연임 여부에 대해 임회장 측근인 지헌정 임광토건 사장(전 청주시장· 청주시의회의장)은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쓰면 곤란하다. 지금까지 임회장 본인의 입으로 연임한다 안 한다를 말한 적이 없다. 다만 정관상 회장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후임을 뽑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뿐이다. 회장이라는 것이 누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정관에 따른 절차에 의해 후임 임원진이 결정될 것이다. 이것이 전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회장에 비판적인 회원들은 임회장의 연임의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임회장측의 부인에도 불구, “이미 모종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임회장 연임설이 불거지자 지역여론은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본인이 직접 밝힌 용퇴의사를 번복하는 것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다.

설마 도지사와의 약속인데…
지난해 충북협회는 연초부터 단연 지역의 뉴스거리였다. 1월 15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충북협회 신년교례회는 임광수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일부 반대파들과 행사 주최측이 충돌하면서 불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장병문씨(국회저널 편집인) 등 임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몇몇 회원들이 이의를 제기하려하자 협회측은 건장한 청년들을 외부 용역으로 고용, 행사장을 장악하기까지 했다.

(사진왼쪽)충북협회 신년교례회에 외부 경비용역이 동원된 것은 초유의 일로서, 이 때문에 협회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이날 신년교례회에 맞춰 당시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던 구 충청일보 노조원들이 자신들의 뜻을 충북협회 회원들에게 전하려 했지만 역시 동원된 경비용역에 의해 원천봉쇄 당함으로써 큰 파문을 일으켰다. 임광수씨가 지난 85년 충북협회장에 오른 후 계속된 연임을 거쳐 무려 20여년동안 장기 집권하는 것에 대해 반대파들은 충북협회의 사조직화와 역할 부진을 들어 최근 매년 임회장 퇴진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양측의 충돌로 어수선하게 열린 지난해 신년교례회에선 임회장이 용퇴의사를 밝혀 주목을 받았다. 당시 임회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이제 나이도 많고 해서 적당한 후임자가 나타나면 올해로 충북협회장을 내놓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올해 80세인 임회장에 대해 반대파들은 “4, 50대들의 참여율이 극히 저조할 정도로 조직자체가 노쇠화되고 있다”며 충북협회 활성화를 위해 후진에게 자리를 터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당시 임광수회장의 용퇴발언은 행사에 앞서 이원종지사가 임회장을 따로 만나 지역의 악화된 여론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미리 조율된 것으로, 도지사와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도민들에게 믿음을 안겼다. 하지만 임회장이 그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연임설이 흘러 나오고 있는 것. 충북협회의 한 관계자는 “본인이 직접 도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용퇴한다고 약속해 놓고 또 이런 식으로 뒷통수를 때리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현재 회원들의 뜻을 규합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이런 배신행위에 대해 모종의 행동을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용퇴발언은 공개적으로 한 것, 그렇게 믿어야”
임회장 용퇴발언과 관련해 지헌정 임광토건 사장은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한 말이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마땅한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세월만 흘러 임기가 다 됐기 때문에 관련 절차에 따라 후임을 뽑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여론을 감안, 임회장 스스로 후임과 관련 용퇴를 분명히 밝힐 의사는 없느냐는 질문엔 “매사를 그런 식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 왜 사감을 갖고 접근하느냐”며 몹시 불쾌해 했다. 임회장 연임설에 대해 현재 재경 청원군민회 이병도부회장를 중심으로 반대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임회장의 연임소식에 많은 회원들이 분개하고 있다. 충북의 자존심을 위해서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 그동안에도 임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됐었는데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다. 많은 회원들이 내 뜻에 동조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반드시 충북협회를 바로 세워 이름에 걸맞게 충북 출향인사들의 친목과 고향 발전을 위해 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판세력엔 여지없이 고소고발 남발
그는 또 “임광수씨가 더 이상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꼭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현재 충북협회가 과연 어떻게 변질되고 또 도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가를 단 한번이라도 생각하면 답은 뻔하다. 임광수씨가 깨끗하게 손을 떼는 것만이 더 이상의 반목과 갈등을 막는 지름길이다. 가장 순수해야 할 충북협회가 왜 지금처럼 되었는지 나도 안타깝다. 지역 언론도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지금으로선 임광수씨가 연임을 욕심부릴지 아닐지를 확신할 수 없다. 만약 연임에 나선다면 큰 반발에 부딪칠 것이다. 설령 본인이 안 나오더라도 자기 사람을 후임으로 앉히려 한다면 이 역시 큰 문제로 번질 것이다. 제발 현명하게 판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광수회장은 노사간 장기 분쟁으로 결국 58년 역사의 신문사를 문닫게 한 구 충청일보 사태와 충북협회 문제에 대해 비판기사를 게재한 충청리뷰 및 반대 입장에 섰던 인사들을 상대로 무더기 민·형사 소송을 제기, 현재 이들 사건이 진행되거나 일부 종결된 상태다. 특히 충청리뷰 취재기자와 충청일보 노조대표, 충청일보와 충북협회를 비판한 지역 인사에 대해 국내 5대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정, 거액의 민사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자본의 횡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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