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회장님, 노여움을 푸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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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님, 노여움을 푸십시요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6.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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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인뉴스 편집장

   
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저간의 복잡한 충북협회 사정을 감안하면 오히려 안부인사가 쑥스럽군요. 신문지면을 통해 이런 식의 사신(私信)을 보내는 것이 어줍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글을 씁니다. 최근 충북협회 명의로 도내 일간신문에 게재된 성명 광고를 주의깊게 읽었습니다. 협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임 회장님의 진심(?)을 몰라주는 지역의 특정 인사와 언론에 대한 서운함이 가득하더군요.

충북 출신의 최고 갑부이자 성공한 기업인으로 알려진 임광수 회장님. 팔순의 출향인이, 재경 충북협회 회장이, 고향에 대한 ‘언짢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면 도민 모두의 불행입니다. 특히 님의 주변에 그런 ‘언짢은 기억’을 확대 재생산하는 인사들이 있는 것 같아 감히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님의 주력사업체인 임광토건은 전국 1군 건설업체 가운데 도내 토목건설 공사를 가장 많이 수주한 회사입니다. 이를 토대로 석산골재업, 골프장업, 호텔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재무구조가 건실한 현재의 기업군을 일궈냈습니다. 고향 충북에서 ‘승승장구’해 온 님께서 최초의 시련을 맞은 것은 국회의원 선거였습니다. 지난 92년 총선에서 여당후보로 청주을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당시 대전일보사 사주가 재선의원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님의 심리적 박탈감이 더 컸을 것입니다.

이때 흘러나온 얘기들이 충청일보에 대한 님의 노여움이 컸다는 후문이었습니다. 이후 4년뒤 안기부 간부출신의 사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님은 두 번째 시련을 맞게됩니다.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실질적인 제작거부 사태로 확대되자 님은 뒤늦게 인사를 철회하는 ‘수모’를 겪었죠. 하지만 문제의 안기부 출신 인사는 이듬해 충청일보 재입성에 성공했고 뒤이어 도경찰청장 출신의 사장을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내에서 가장 오랜 연륜을 가진 충청일보는 급속한 노쇠화 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님이 충북에서 겪은 세 번째 시련은 그 후유증이 가장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충청일보 노조의 파업에 이어 회사측의 법인청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습니다. 지방일간지 가운데 손꼽히는 50여년 역사를 자랑했던 충청일보가 하루아침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결국 님이 고향에서 겪은 시련의 시작과 끝은 충청일보였습니다. 어쩌면 지금 충청일보에 대한 怨과 恨만을 품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임광토건이 도내에서 승승장구한 데는 충청일보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퇴직 고위 공직자들의 후일담을 들어보면 90년대초 충청일보 모사장은 시장·군수 집무실로 찾아와 임광토건 공사수주를 직접 청탁했다고 하더군요.

95년도에 월간 충청리뷰가 겪은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청주 동부우회도로 공사와 관련 임광토건의 담합입찰에 대해 지역 건설업체 대표가 폭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규모 도로공사를 둘러싼 담합의혹에 대해 지역의 신문방송은 침묵했습니다. 검찰은 편파수사 의혹보도를 한 충청리뷰에 대해 광고주 뒷조사를 벌였고 폭로한 건설업체는 세금추징을 당하는 곤욕을 치렀습니다.

님의 사업성공의 주춧돌이 임광토건이었다면 충청일보는 그 고임돌이었습니다. 이제, 충청일보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환기시켜 보기를 권합니다. 또한 충청일보에 대한 ‘언짢은 기억’을 부추기는 주위 인사들을 ‘눈을 훔치고 귀를 닦고’ 대하길 권합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심정으로 ‘충청일보’와 화해하고 고향의 ‘향수’를 되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충북협회 사태’가 새로운 시련이 될 지, 마지막 화해의 기회가 될지… 님의 선택을 전국의 ‘충북인’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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