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금강산에서 달려, 단 비대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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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금강산에서 달려, 단 비대면으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3.04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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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2021 언택트 금강산 마라톤대회’ 5월 1~8일 개최
올해 대회는 코로나19 극복, 남북관계 살리자는 의미
갑작스런 폭설 덕분에 설경을 만끽하며 달렸던 2007년 3월 ‘금강산 마라톤대회’. 지금도 이 장면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 육성준 기자
갑작스런 폭설 덕분에 설경을 만끽하며 달렸던 2007년 3월 ‘금강산 마라톤대회’. 지금도 이 장면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 육성준 기자

 

Again Run! 다시 뜁시다. 본사는 올해 ‘2021 언택트 금강산 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충청리뷰는 CJB 청주방송과 함께 지난 2004년 시작해 2008년 박왕자 씨 피살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연속 5회 금강산에서 마라톤대회를 해왔다.

지금은 금강산을 갈 수 없고,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 행사를 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올해 대회는 언택트 방식으로 열린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끊어진 남북관계를 다시 잇자는 의미에서 ‘Again Run!’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본보는 이번주부터 대회전까지 마라톤과 관련한 소소한 얘깃거리와 마라톤 동호회 등을 연속적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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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마라톤대회 참가자들 중에는 금강산에서 달린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도민들뿐 아니라 타지역 사람들 또한 그렇다. 주최측은 “언제 또 하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지만, 한 번 닫힌 금강산이 다시는 열리지 않아 할 수 없었다.

2004년은 충북도민들에게 여러 모로 뜻깊은 해였다. 2003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과 지방분권·지방균형발전법 통과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자치 실현에 큰 기대를 갖게 했다. 그리고 KTX 경부선이 개통돼 오송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릴 수 있게 됐다. 2004년 10월에는 제85회 전국체전이 충북 전역에서 치러졌다. 무엇보다 대외적으로는 남북화해 분위기 속에 육로관광의 문이 열렸고 이산가족들을 위한 면회소가 설치됐다. 덕분에 현대 아산의 대북사업도 점점 범위를 넓혔다. 충북도는 전국체전에 북한 선수단 초청을 추진했다.

본사는 이런 훈풍속에서 금강산 마라톤대회를 시작했다. 이 대회는 금강산을 바라보며 달리고 동시에 관광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금강산에서 달리기를 한다는 예상 밖 이벤트에 많은 사람들이 신청했고 즐거워했다. 이 행사에는 매년 300~500명이 참가했다. 충북도, 증평군의회, 청주상공회의소, 하이닉스반도체, 충북지구JC, 민주평통청주시협의회, 충북로타리클럽 등과 여러 모임 및 마라톤동호회는 단체로 신청했다.

이들 중에는 현안사업을 적은 깃발을 들고 뛰는 사람들이 많았다. 충북의 현안사업이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갖가지 깃발들이 등장했다. 마라톤대회 자체가 성적이나 기록보다 북녘땅 금강산에서 뛴다는 데 의미를 뒀기 때문에 재미있는 이벤트들이 벌어졌다. 본사는 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마라토너들에게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했고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작은 음악회, 한마당축제, 기원제 등을 열었다.

마라톤대회 구간은 해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길이 10km는 변함 없었다. 일정도 2박3일 정해져 있었다. 2006년 3회 때는 금강산호텔~해금강호텔을 달렸다. 또 2007년에는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었음에도 갑자기 눈이 내려 ‘개골산’의 설경을 만끽하며 뛰었다.
 

금강산에서 달렸던 ‘추억’ 새기자

참가자들은 북한으로 들어갈 때 번잡스러운 통행절차를 거치며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고, 현대아산 측 안내원으로부터 하면 안되는 행동들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갈 때마다 북 측의 분위기가 조금씩 부드러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입국절차가 갈수록 간편해졌기 때문. 아울러 금강산 주변 풍경도 조금씩 바뀌었다. 없었던 건물이 들어섰거나 비포장 도로가 말끔한 아스팔트로 달라지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특히 손을 넣으면 그대로 초록색 물이 들 것처럼 깨끗한 금강산의 물과 웅장한 바위, 잘 가꿔놓은 나무,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청량한 공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환경 하나는 잘 보존돼 있었다. ‘환경선생’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군데 군데 서서 우리가 휴지 한 개만 떨어뜨려도 바로 달려와 혼을 냈다.

올해 14년만에 다시 열리는 언택트 금강산 마라톤대회에는 과거 금강산에서 달렸던 추억을 되새기고 다시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에 갇혀 답답한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과 마라톤으로 건강을 챙기는 수많은 마라토너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라톤 거리를 5km, 10km로 잡은 이유도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편 본사는 메달과 기념 티셔츠에 김준권 판화가의 작품을 새겼다. 그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장소에 걸렸던 작품 ‘산운’의 작가로 유명하다.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판화에 빠졌고 1994년 중국 루쉰미술대학에서 목판화를 공부했다. 한·중·일 동양 삼국의 목판화를 연구한 뒤에는 진천에 한국목판문화연구소를 냈다.

그는 진천 백곡저수지 근처에서 20여년째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다색판화의 달인이라는 평을 받는 김 작가는 그동안 40여회의 개인전과 수많은 단체전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이번에 금강산과 달리는 사람을 형상화한 작품을 제작했다.

또 본사는 행사 기간 동안 무심천 체육공원에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을 설치한다. 배경은 당연히 금강산이다. 이 곳에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언택트 마라톤대회, 어떻게 진행되나?
모든 절차 비대면으로, 신청한 뒤 ‘앱’깔고 달리면 돼

 

언택트, 비대면 마라톤대회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시대에 딱 맞는 방식이다. 지난 1일에는 머니투데이방송이 주최한 ‘3·1절기념 언택트 마라톤대회’가 열렸고, 경주시가 주최하는 ‘경주 벚꽃마라톤대회’가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그 외 여러 대회가 올해 이런 방식으로 추진된다.

마라톤대회 희망자는 본사 홈페이지에서 대회 신청을 하면 된다. 그런 다음 티셔츠, 힙색, 쿨마크, 메달, 배번, 인증서를 받는다. 티셔츠에 배번을 붙인 뒤 휴대폰에 나이키런, 삼성헬스 등 다양한 앱을 깔고 원하는 장소에서 달리면 된다. 무심천이든 대청호 주변이든 속리산 근처든 다 좋다. 온라인 참가신청--입금 후 배번표 등 택배 수령--스마트폰 앱 깔고 신청한 km 만큼 뛰기--온라인 인증이 공식 과정이다.

마라톤은 근대 올림픽 창설과 함께 시작됐다. 지금은 올림픽대회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어 ‘올림픽의 꽃’이라 불린다. 전세계적으로 마라톤 매니아들이 많다. 국내에도 마라톤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 지금은 마라톤 인구가 2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에는 코로나로 인한 답답증을 해소하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한적한 곳에서 혼자 달리는 사람들도 많다.

마라톤 매니아들은 “달리기는 전신운동이라 근력과 지구력,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그리고 에너지 소모가 많아 체중 감량에 좋다. 대부분의 마라토너들은 마른 체격을 가지고 있다. 달리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라 혈액순환에도 좋고 심장 기능이 향상된다. 장소, 시간, 비용에 구애없이 언제 어디서나 달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접수기간: 3월 1일~4월 10일
레이스 기간: 5월 1일~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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