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는 수장·연구·보존·전시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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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는 수장·연구·보존·전시 OK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6.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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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범덕 청주시장-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만남 미술관 유치 계기
이건희 컬렉션 전시 가능, 보이는 수장고와 미술품 종합병원 특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3층 보존과학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3층 보존과학실. 미술품 수복 작업을 한다. 사진/ 육성준 기자

 

이건희 컬렉션과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어떤 곳?

 

어렵게 유치했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앞으로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1946년부터 청주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 건물에 들어섰다.

민선5기 때인 지난 2011년 한범덕 청주시장과 당시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만난 게 시작이었다. 옛 연초제조창 건물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청주시는 배 전 관장에게 보여줬고, 배 전 관장은 크게 감탄했다고 한다. 마침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장고 포화상태로 적절한 공간을 찾던 중이었다. 논의가 발전되면서 한 시장과 배 전 관장은 청주에 수장고 건립을 결정한다.

마침내 2012년 2월 22일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은 시청 대회의실에서 ‘옛 연초제조창내 국립현대미술관 수장·보존센터 건립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이 때는 관장이 정형민 씨로 바뀌었다. 양 측은 옛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해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을 완공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선6기 들어 한범덕 시장과 정형민 관장 두 수장이 교체되고 총 사업비가 대폭 늘어나면서 이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예정대로라면 2014년 10월에 완공됐어야 하지만 예산이 증가하게 되자 기재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실시했다. 청주시민들이 전시기능을 요구하면서 예산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기재부가 2015년 8월에 2016 예산안에 국립청주미술품수장보존센터 건립을 위한 기본 실시설계비를 반영하면서 청주 유치가 확정됐다. 4년만의 결실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청주시가 건물을 내놓고 국가가 578억원의 예산을 들여 5층 규모로 완공했다.
 

‘보이는 수장고’ 국내 최초 도입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지난 2018년 12월 27일 문을 열었다. 당시 수장작품은 1만1000여점이다. 수장공간 10개, 보존공간 15개, 전시장 1개, 교육공간 2개 등을 갖추고 있다. 보존처리 인력만 20여명이나 된다. 연면적은 1만9855㎡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전국적으로 서울·덕수궁·과천·청주 네 곳에 있다. 1986년에 과천, 1998년에 덕수궁, 2013년 서울, 청주에서 개관했다. 현대미술관 측은 “덕수궁 미술관은 서예·문학 등 영역 확장을 통한 한국근대미술 전문이고, 서울 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얼굴이자 동시대 미술의 종합관이다. 또 과천은 건축·공예·판화·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며 어린이미술관을 갖춘 가족중심 미술관이다. 청주는 수장·연구·보존·전시에 이르는 선순환체계를 만드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 것만 보아도 청주 미술관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이 곳의 특장점은 ‘개방 수장고’ ‘보이는 수장고’ 역할과 미술품 종합병원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현대미술관 측은 “청주 미술관은 전시개념이 도입된 ‘개방 수장고’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고 ‘보이는 수장고’로 유리창을 통해 소장품의 수장, 보존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또 손상된 미술품에 대한 보존처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건희 컬렉션이 청주로 올 경우 이런 특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인력이 있어야 미술관을 운영할 수 있다.

수장고에 들어있는 작품을 관객들이 볼 수 있는 형태를 독일어로 샤울라거(Schaulager)라고 한다. 보이는 수장고라는 의미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이 이런 형태로 돼있다. 당초에는 청주에 수장고만 올 계획이었으나 청주시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전시실+수장고를 강력히 원하면서 외국의 샤울라거 개념이 도입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정준모 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한테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미술품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로병사를 겪는다. 늙거나 병들고 외부충격에 상처를 입는다는 얘기다. 이럴 때 작품 수명을 연장시키고 본래 모습으로 회복시키는 보존과 수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이는 수장고’와 미술품 종합병원 역할은 현대미술관 중에서 청주만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층 개방 수장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층 개방 수장고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 기다리는 시민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개방 수장고(1. 3층) 보이는 수장고(2, 3, 4층) 보이는 보존과학실(3층) 라키비움(3층) 특별수장고(4층) 기획전시실(5층) 등으로 돼있다. 라키비움은 도서관(Library) 아카이브(Archive) 뮤지엄(Museum)의 합성어다. 한국 근현대미술에 관한 다양한 자료가 있다.

요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총 4회 회차당 관람인원 100명만 예약을 받고 있다. 예약자만 들어갈 수 있고 단체관람은 안된다. 그래서 관람객들의 통계를 내는 게 무의미하지만 주말에는 일찍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 곳에 가본 사람들은 공간과 작품의 질적 수준에 놀란다. 깨끗한 내부 공간에서 수준 높은 현대미술관 및 미술은행의 소장품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는 평이 많다.

이상률 청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현대미술관, 직지, 공예비엔날레는 청주시가 자랑할 만한 문화적 자산이다. 청주시가 이 것으로 비상할 날이 있을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이를 활용해 문화산업을 일으키는 게 관건이고,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을 하게 되면 이 것만으로도 ‘핫 뉴스’가 될 것이다. 많은 청주시민들이 순회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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