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건강하게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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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건강하게 여름나기
  • 충청리뷰
  • 승인 2021.07.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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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잘 피하고 음식조리 철저히 해서 감염병 예방해야

 

지난 주말 고속도로 운전을 하다가 휴게소에서 내리려고 차문을 여니 뜨거운 햇살과 후끈한 아스팔트의 열기가 얼굴을 감싸며 에어컨이 나오는 차안으로 나를 다시 밀어 넣는다. 뉴스에서는 벌써 올 여름도 여지없이 더울 것이고 여름철 일사병, 열사병에 조심하라는 경고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럴 땐 휴가를 떠나 시원한 그늘에서 차가운 맥주나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쉬기만 하면 좋을 텐데 코로나로 비롯된 사회적, 경제적인 어려움에 많은 사람들이 무더위에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느낌이다.

소화기 약한 사람들 냉방병 조심해야
뜨거운 여름철엔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여름철에 생기는 다양한 질환을 3가지로 나눈다면 ‘너무 더워서 생기는 병’과 더운 것을 피하려다 ‘너무 시원해져서 오는 병’, 그리고 다른 미생물도 활발하게 활동하여 생기는 여러 가지 ‘감염병’ 등이 자주 생긴다.

‘더워서 생기는 병’은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있다. 우리 몸은 37도 전후의 체온을 유지할 때 심장의 활동이나 혈액의 순환, 신경계의 작용 등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체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일단 근육에 온도가 올라가면 경련이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혈관이 너무 확장되어 순간적으로 저혈압이 생기면 정신을 잃는 수도 있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심장과 신장 등의 장기 활동이 극도로 떨어지고,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주면서 목숨이 위험해 질 수 있다.

‘너무 시원해져서 오는 병’은 냉방이 잘 된 실내에 오래 있다 보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이다. 우선 감기 같이 콧물, 재채기나 코막힘이 나타난다. 약간의 미열이 나는 경우도 있고 여름 내내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몸이 무겁고 머리가 아프고 여기저기 붓고 쑤시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 배가 차고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은 소화기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식후에 갑자기 심하게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날수도 있다.

과민한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피부에 두드러기가 나타나기도 한다. 몸이 냉한 여성들은 생리통이 평소보다 심해지기도 한다. 여름에는 몸속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서 우리 몸의 양기(陽氣)가 피부 표면에 몰려 있기에 상대적으로 내장은 허해지고 냉해지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찬 음료나 음식을 자주 즐기게 되면 위장이 쉽게 차가워져 복통과 설사가 자주 일어나게 된다.

여름철 음료수는 매실차가 좋아
‘미생물에 의한 감염’은 일본 뇌염모기에 물려 생기는 일본 뇌염부터, 세균에 의한 피부 염증이나, 곰팡이 감염에 의한 무좀, 각종 음식의 세균 감염에 의한 식중독까지 다양한 위험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손을 적극적으로 씻고 마스크를 하는 등 개인 위생의 수준이 너무 올라가서 많은 감염병이 줄어 일부 의사들의 경영이 어려울 정도(?)니 이점은 ‘불행중 다행’이다. 그래도 곤충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음식을 잘 조리해 먹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평소에 할 수 있는 제일 중요한 일은 체온을 조절할 수 있게 냉각수인 ‘물’을 잘 섭취하는 일이다. 그런데 여름철에 나를 유혹하는 ‘시원한 맥주’와 ‘아이스 커피’는 마실 때는 시원하고 좋지만 맥주와 알콜과 커피 속의 카페인은 소변을 자주 보게 하는 ‘이뇨작용’이 있어 마신 것 이상 소변을 보게 한다. 결과적으로는 체내에 수분이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을 막아 오히려 탈수를 부추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럼 어떤 음료가 좋을까 묻는다면 ‘매실차’를 권한다.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로 한약으로는 연기에 그을려 까맣게 만들어 오랜 기침이나 설사에 사용해왔다. 매실은 달고 시고 떫은 맛을 가지고 있다. 매실 속의 구연산, 사과산 등 새콤달콤한 유기산들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피로회복 효과가 좋다. 신맛은 갈증을 줄이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서 더위에 지친 입맛을 찾아주며 소화를 도와준다. 떫은맛은 음식 속에 들어있는 독성물질을 분해하고, 항균작용을 하여 여름철 배탈 설사를 예방하는데 좋다.

하지만 덜 익은 매실 속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성분이 있기 때문에 생 것을 다량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며 술에 담가 매실주를 만들거나 설탕에 절여 매실청을 만들어 자체 분해과정을 거친 후에 먹으면 더욱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 시원한 맥주나 아이스커피 대신 여름철 수분 보충으로는 새콤한 매실차만한 것이 없다.

한의학에서 여름은 생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이라고 했다. 태양의 에너지인 양기를 받아서 몸에 저장하는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을 밝고 씩씩하게 하고, 이른 아침에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했다. 거기에 여름철 질환을 일으키기 쉬운 지나친 더위는 잘 피하고, 속은 너무 차지 않게 주의하고, 개인위생과 음식조리를 철저하게 하여 감염병을 예방한다면 몸에 에너지인 양기를 잘 저장하여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김동완 청주 동의보감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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