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김장채소 불안 부추겨, 농가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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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김장채소 불안 부추겨, 농가 '불만'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1.11.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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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가격 안정세에도 완제품 김치 홍보
재배농가들 판로 걱정해야 할 판
초가을 이상기후로 배추·무 가격이 약간 상승한 데 편승한 일부 언론의 불안심리 자극 보도로 가을 채소 재배 농가들이 판로 축소와 산지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초가을 이상기후로 배추·무 가격이 약간 상승한 데 편승한 일부 언론의 불안심리 자극 보도로 가을 채소 재배 농가들이 판로 축소와 산지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초가을 이상기후 여파에 따른 무름병 등 가을 채소 작황 부진을 우려했던 지역 채소 농가들이 병해 조기 차단과 기후 정상화 등으로 김장용 채소 수급 불안에 시름을 덜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부 언론의 선정적 보도로 인해 판로 축소와 가격 하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제천·단양 지역 김장채소 재배 농가들에 따르면 수도권 도매시장에 노지 가을배추와 무가 출하되기 전 이어진 고온다습한 기후와 10월 초중순의 갑작스런 한파 탓에 중부·강원권을 중심으로 배추 무름병피해가 확산하는 등 가을 채소 작황에 대한 농가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10월 말에서 11월 초를 지나며 실제 피해 규모가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 데다가 더 이상 다른 병해도 확산하지 않으면서 농가들은 한시름 고민을 덜게 됐다.

제천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추석 이후 고온다습한 이상 기후가 한동안 지속되며 배추, 무 등에 무름병이 확산됐으나, 10월 하순부터 기온이 완연한 가을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확산세가 꺾였다. 잠시 때 이른 한파가 몰아닥쳐 냉해 등 또다른 피해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반짝 추위에 그치면서 오히려 김장 채소 작황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산지 채소 작황이 안정세를 보이고 지역별 재배 면적도 예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자 농가에서는 올 김장채소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것을 기대하며 출하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 무 등 가을 채소 가격은 평년보다 다소 높게 형성되는 추세다.

채소 도소매상들에 따르면 초가을 무름병 등으로 김장대란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반영된 나머지 시중에 유통중인 배추와 무 가격이 평년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2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평균 경락가는 10들이(3포기) 상품 기준으로 6000~7000원 대에서 형성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5000~6000원대보다 1000원가량 높게 거래된 셈이다. 무의 경우에도 올해 같은 기간 20상자 상품 기준 경락가는 1~ 11000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다소 높게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가을배추와 무는 전국적으로 대단위 면적에서 집중적으로 물량이 쏟아지는 특성상 품귀 현상이나 가격 폭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재배되는 배추 중 가을배추는 연간 생산량(평년 214만 톤)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물량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배추와 올 여름 고랭지 배추 시세가 좋지 않은 영향으로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평년(12805)보다 약간 줄어든 11893로 나타났지만, 작황은 매우 좋은 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생산량은 평년(124만 톤)보다 8% 정도 줄어든 118만 톤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가을무도 배추 생산량 패턴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장 속재료 등의 가격은 인상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중앙 방송 등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과도한 불안심리를 자극하며 김장대란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등 김장채소 시장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게 농가의 불만이다.

단양에서 김장채소를 재배 중인 B씨는 지역 채소 농가들의 주된 거래처는 대형 도매시장이거나 인근 일반 소비자들인데, 언론 등에서 가격 대란이니 물량 수급 불안정이니 하는 근거 없는 낭설을 남발하며 대형 식품업체에서 나온 브랜드 김치 소비를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이렇게 되면 산지 배추 수급의 주도권을 대형 식품업체가 행사하게 돼 재배 농가들은 가격이나 물량 소진 면에서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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