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파동 제천·단양 시멘트 산업 직격탄
상태바
요소수 파동 제천·단양 시멘트 산업 직격탄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1.11.17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럭, 특장차 등 디젤차량도 한계 도달
때아닌 요소수 파동 속에 제천·단양의 지역 산업과 운수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때아닌 요소수 파동 속에 제천·단양의 지역 산업과 운수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디젤차량과 주요 산업 원료로 쓰이는 요소수가 전국적으로 유례 없는 품귀 현상을 빚자 제천·단양의 지역 산업 전반에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제천·단양 주력 산업인 시멘트 등 광공업 생태계가 원활히 유지되기 위해서는 요소수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이다.

시멘트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천연 석회석을 소성로에 넣어 초고온으로 가열해야 시멘트의 원료인 클링커로 가공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다량의 질소산화물을 잡기 위해서는 요소수가 반드시 사용돼야 한다. 하지만 중국발 요소수 파동이 장기화하면서 지역 시멘트 업계에도 감산을 넘어 가동 중단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 시멘트 제조사 관계자는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요소수를 필요량만큼 공급하지 못하면 질소산화물이 과도하게 발생해 환경 기준치를 맞출 수가 없다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용 요소수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지만, 현재 정부 정책대로라면 시멘트 생산에 써야 할 요소수마저 다른 용도로 빼앗길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시멘트 제조 등 요소수 다량 사용업계를 상대로 요소수 재고량을 긴급히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디젤차량은 물론 청소차와 마을버스 등 필수 공용차량에 필요한 요소수마저 고갈 위기에 처하자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긴급 전환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세아·한일·현대·성신양회 등 국내 굴지의 시멘트 제조사가 밀집한 제천·단양 지역에서 공급되는 시멘트는 국내 총 생산량의 60%에 달한다. 때문에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경우 제천·단양 시멘트 업계는 물론 지역 경제 전반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산업용 요소수 부족으로 석회석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이를 기반으로 하는 건축·건설자재, 화장품·의약품 등 후방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국민 경제 전반에 큰 충격파를 던질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화물차와 중장비 등 디젤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정화시키는 필수 물질인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제천·단양 지역 운수 및 특장 업계는 물론 주유소들까지도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지난 11일 제천의 차량용 요소수 수급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의 주요 주유소를 점검했다. 그러나 그 중에는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인 곳이 등장했을 정도로 지역의 요소수 부족 실태는 심각했다. 건설, 산업용 대형 디젤 차량들의 이용이 빈번한 한 주유소의 경우 요소수가 동이 난 뒤부터는 경유 매출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주유소 관계자는 아직은 소량이나마 요소수 보유물량이 있어서 단골 화물차들에게는 제한적으로 요소수를 분배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경유 매출이 현재도 20%는 준 것 같은데, 앞으로 요소수가 품절되면 경영 전반에 큰 위기가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용 대형차량 운전자들이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요소수 재고가 있다는 곳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다 보니 아무리 단골이고 지역 고객이라고 해도 요소수가 겸비되지 않으면 주유하러 오기가 어렵다면서 요소수 확보를 위해 협회와 공급업체 등 다각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방법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천·단양은 정부와 충북도의 요소수 단기 공급 대책에서도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를 당혹케 하고 있다.

충북도와 제천시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13일 국내 최대 규모 요소수 제조사인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차량용 요소수 약 180를 공급받아 전국 100개 주유소에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있다.이는 지난 11일 정부가 발동한 요소수 긴급수급 조정조치에 따라 화물차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인 30를 기준으로 6만 대분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 중 충북에는 음성 3, 청주·충주·옥천·영동 각 2, 보은·괴산 각 1곳 등 13곳에 공급이 결정됐다. 하지만 제천·단양은 진천·증평과 함께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번에 공급된 요소수 180는 관계부처 합동점검 현장에서 확인한 민간 수입업체의 차량용 요소에서 생산된 요소수 20090%, 이 중 20가 광역단체별 거점 차고지에 우선 배분돼 청소차와 마을버스 등 필수 공용차량에 사용된다.

이에 지역 사회에서는 정부와 충북도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그나마 공용차량용 공급대상에서 제천·단양이 제외된 데다가 시멘트, 광공업의 중심지인 제천·단양지역 화물 운송차량용 요소수 공급 대책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은 데 대해 우려가 크다.

단양의 한 벌크시멘트트레일러 기사는 언론에서는 연일 공급 확대 등 정부 대책이 보도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요소수를 구할 길이 없어 차를 곧 세워야 할 지경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어렵다면 충북도 등 지자체가 적극 나서서 운송용 차량을 위한 요소수 특별 공급 대책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