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이시종 충북도지사, 일이 꼬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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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이시종 충북도지사, 일이 꼬였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11.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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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에도 무예·미호강 프로젝트·유니버시아드대회·시멘트세 제정 추진
충북 어린이 교육회복지원금 및 내년 무상급식비 예산분담 빨리 풀어야

 

이시종 충북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

 

내년에 그만 둘 사람 같지 않게 대형사업을 벌이는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최근 김병우 충북도교육감과 부딪쳤다. 둘이 말다툼을 한 건 아니고 김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이 지사에게 쏘아붙였다. 어린이집 원생들의 재난지원금인 교육회복지원금 및 내년 무상급식비 예산분담 때문이다. 이 일에 관해서는 현재 이 지사가 도민들에게 더 공격을 받는 처지다.

도교육청은 도내 유치원생들의 교육회복지원금 1인당 10만원씩 총 15억9000만원을 편성해 충북도의회에 제출했다. 여성가족부 소관인 어린이집 원생과 가정보육 영유아들에게 줄 지원금은 충북도가 책임지라고 했다. 여기 해당되는 금액은 약 58억원이다. 그러나 충북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생 모두 교육부 누리과정 대상이니 만큼 도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정형편도 도교육청이 훨씬 낫지 않냐고 하지만 충북도가 부담하는 게 맞다는 여론이다.

또 도는 내년에 부담해야 할 무상급식비 603억여원 중 40%인 319억여원만 분담하겠다고 한다. 여기에는 도내 11개 시·군 예산도 들어간다. 그래서 도는 자신들의 분담액 127억원을 내년 예산으로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지난 22일 “이번에 합의가 안되면 이 일은 차기 지사에게 넘어갈 것이다. 만일 차기 지사도 못하겠다고 하면 학부모에게 부담시켜 그 책임을 묻겠다. 정치적 결단은 도에서 하라”고 쏘았다. 이 지사가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겼다며 ‘무대뽀’라고 칭하기도 했다. ‘무대뽀’는 막무가내식 행동이라는 뜻이다.
 

성과 많지만 도민 공감대 형성에 실패
 

이 지사는 김 교육감과 갈등을 빚기 전인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도지사의 하루’를 올렸다. 오전 10시30분 국회 도착 후 내년 정부예산, 시민트세법, 전통무예진흥법, 소방헬기 MRO 유치 등을 건의하기 위해 6시까지 30분 단위로 국회의원과 기재부 제2차관, 행안부 예산실장 등을 만났다고 했다. 이 날 총 13명과 만났고, 1명과 전화통화를 한 것이다. 여기에 건강 챙기며 일하시라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 지사 임기는 내년 6월 30일까지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만든다. 충북도는 지금 무예, 미호강 프로젝트,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시멘트자원세 제정 등과 관련된 일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일들이 있지만 이것이 현안으로 꼽힌다.

충주시장 재직 때부터 관심을 쏟고 있는 무예사업은 이 지사가 가장 공들이는 일이다. 지난 12일에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에 최종 가입됐다. GAISF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기구로 꼽힌다. 이로써 WMC는 국제스포츠기구가 됐다. 국내에서는 세계태권도연맹이 1975년 가입한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무예 불모지에서 세계무술연맹본부를 충주에 유치하고, 청소년무예마스터십대회까지 포함해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를 충북에서 3회 개최한 것은 그동안의 성과다.

그럼에도 무예는 충북도민들에게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지사 혼자 ‘무예 충북’을 외치는 격이다. 이 지사의 추진력은 따라갈 자가 없지만 무예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홀로 고군분투 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때문에 국민의힘 도의원들에게 곧잘 지적거리가 된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때도 투자대비 도민 무관심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충북도민들과 함께 추진하고 성과를 나눠야 의미가 있을텐데 그 게 아쉽다. ‘도지사 바뀌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말이 이 지사에게는 아프게 들릴 것이다.
 

환경살리는 건 좋지만 잘될까?
 

또 이 지사는 지난 9월 14일 미호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미호강은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에서 발원해 진천 농다리-증평 보강천-청주국제공항-오창 과학산업단지-오송생명과학단지를 휘돌아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이 지사는 “청주·진천·음성·증평과 함께 6525억원을 들여 수질복원, 수량확보, 여가공간 조성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왜 임기말에 10년짜리 프로젝트를 띄우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편에서는 미호강유역협의회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했지만, 한 편에서는 이 지사가 그림만 그리고 말 수도 있다며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그런가하면 이 지사는 올 들어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강원권 모두 국제스포츠대회를 열었는데 충청권에서는 한 번도 하지 못해 스포츠 인프라가 매우 약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그는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들고 나온다. 처음에는 대전·충남·세종이 무관심 했으나 요즘에는 같이 한다는 후문이다. 현재 4개 시·도가 연합해 U대회추진과를 만들었고 향후 공동추진위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무예, 미호강, 유니버시아드대회 사업을 대선 후보들에게 보내 공약에 넣도록 요청했다. 나중에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당선자 공약에 들어가면 국비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계속 추진할 것이다. 임기말이라도 새 사업을 발굴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불도저 같은 이 지사가 지금 당장 할 일은 도교육청과 관련된 교육회복지원금 및 무상급식비 문제를 푸는 것이다. 갈등이 오래가면 오점으로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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