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고향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람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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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고향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람 많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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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고위급 퇴직 공무원들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현재 8명
이범석·김문근·정경화·정일택·임택수·이준경·정성엽·이재영
내년 단체장선거에 도전할 예정인 충북도 고위급 퇴직 공무원들. 임택수 청주시 부시장은 12월 말 명퇴한다. 

 

충북도 고위급 퇴직 공무원들이 내년 단체장 선거에 여러 명 출마한다. 이범석(54) 전 청주시 부시장은 청주시장, 이재영(57) 전 재난안전실장은 증평군수, 이준경(58) 전 음성부군수와 정성엽(62) 전 보건복지국장은 괴산군수, 정경화(57) 전 농정국장과 정일택(60) 전 정책기획관은 영동군수, 김문근(64) 전 단양부군수는 단양군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임택수(58) 청주시 부시장이 음성군수 출마를 위해 오는 12월 말 명퇴한다. 이 사람들이 모두 공천경쟁에 참여한다면 어느 해보다 많은 관료출신들이 지방선거에 도전하게 된다.

현 민선7기 단체장 중에는 조병옥 음성군수, 이차영 괴산군수, 류한우 단양군수가 충북도 공무원 출신이다. 민주당인 조 군수와 이 군수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 첫 출마해 당선됐다. 그리고 국민의힘 류 군수는 지난 2014년에 도전해 내리 두 번 당선됐다. 역대 단체장 중에는 우건도 전 충주시장, 이종윤 전 청원군수가 도 공무원을 역임했다.

 

부시장·부군수 하면서 단체장 꿈
 

출마를 결심한 퇴직 공무원들의 특징은 대부분 자신의 고향에서 도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부단체장을 거쳤다. 더러 고향이 아닌 지역에서 출마하려고 하는 사람은 부단체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그래서 일찍부터 단체장 선거에 관심이 있는 공무원들 중에는 자신의 고향에서 부단체장을 하려고 안간힘를 쓰기도 한다. 부시장 혹은 부군수를 하면서 여론파악을 하고 지역민들과 안면을 익힐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것이다.

공무원 모 씨는 “퇴직하면 고향에 가서 단체장 한 번 해보려고 일찌감치 고향에 공을 들이는 부류와 고향사람이나 학교 동창들이 출마를 권해 응하는 부류가 있다. 우리사회에서는 학연, 혈연, 지연이 중요하다. 선거 때는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이범석 전 청주시 부시장은 행안부 지역발전정책관으로 명퇴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충북도에서 공보관,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현재 시장 출마를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청주 신흥고 일부 동문들이 이 전 부시장을 돕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영 충북도 전 재난안전실장은 이시종 도지사 비서실장, 증평부군수, 정책기획관, 바이오산업국장 등을 역임했다. 9급에서 2급 이사관까지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전 실장은 지난 11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증평군에서는 민주당 홍성열 현 군수가 내년에 3선 연임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자 후보가 난립한다. 지금 거론되는 인물만 10명이 넘는다.

그리고 이준경 전 음성부군수는 괴산군수 출마를 위해 지난 6월 사표를 냈다. 부군수에 취임한지 6개월만이어서 주변사람들이 놀랐다. 도 공무원 중 가장 먼저 출마 물꼬를 텼다. 괴산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세종사무소 대외협력과장, 충북도 관광과장과 농업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7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정성엽 전 보건복지국장은 지난 2019년 말 퇴임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도에서 바이오정책과장, 자치행정과장, 음성부군수 등을 지냈다. 괴산읍에 ‘정성엽 행정사 사무소’를 열고 주민들을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공무원 출신 도전 비율 높아
 

이어 정경화 전 농정국장은 지난 10월 명퇴하고 이재영 전 재난안전실장과 함께 민주당에 입당했다. 정 전 국장은 전략산업과장, 경제기업과장, 진천부군수 등을 역임하고 영동군수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명퇴하고 국민의힘에 들어간 정일택 전 정책기획관도 영동군수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는 충북도 문화예술과장, 영동부군수,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 전 기획관은 영동에 재능연구소를 열었다.

역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문근 전 농정국장은 단양군수 선거에 뜻이 있다. 그는 충북도 총무과장, 단양부군수, 경제정책과장 등을 거치고 2016년 6월 말 명퇴했다.

한편 임택수 청주시 부시장은 음성군수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12월 말 명퇴한다. 음성군 금왕읍이 고향인 임 부시장은 7급 공채로 시작해 음성부군수, 충북도 정책기획관, 충주시 부시장, 충북도 재난안전실장 등을 거쳤다.

그는 한동안 출마설을 부인했으나 11월 들어 ‘고민중’으로 입장을 바꿨다. 임 부시장은 “그동안 고향 사람들이 찾아와 출마를 권했다. 처음에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으나 여러 차례 요청을 받고 고민했다”며 “정당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역대 선거를 보면 충북도 공무원 출신들의 승률이 낮은 것은 아니다. 관료출신 단체장의 비율이 높은 충북에서는 선거 때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다른 직업군에서는 도전자가 별로 없다. 다양한 직업군이 나와야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줄텐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

행정공무원 출신들의 지방선거 도전 비율이 높은 이유는 퇴임전까지 30여년간 행정업무를 다루기 때문이다. 긴 세월 동안 총무·기획·경제·문화·농업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다보니 자치단체 경영을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의 대체적인 출마의 변이 “다양한 경험을 살려 고향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지자체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는 하나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앞서가는 행정을 하는데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내년 선거에서 얼마나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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