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감곡장호원역 개통과 '각주구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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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감곡장호원역 개통과 '각주구검'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01.0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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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 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지난해 마지막 날, 중부내륙선 철도노선이 개통돼 KTX-이음 고속열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천 부발역과 충주역을 왕복 운행하는 연장 56.9㎞ 1단계 준공 개통이다.

충주는 첫 고속철도이면서 충북선 개통 이후 93여 년 만에 새로운 철도교통망이 구축된 쾌거다. 음성군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음성군은 감곡∼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을 잇고자 하는 중부내륙지선 계획노선이 4차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아쉬움 속 자축이다.

중부내륙선철도 1단계 구간은 이천시 부발역~충주역 구간으로 사업 16년만에 준공됐다. 해당 노선은 충주역∼앙성온천역∼감곡장호원역∼가남역∼부발역 등 5개 역사를 운행한다.

특히 ‘감곡장호원역’은 음성군 감곡면 지역주민은 물론 극동대, 강동대, 매괴순례지성당 순례객과 경기도 장호원읍 주민들도 이용하게 된다. 향후 남부내륙선과 이어질 간선철도망의 부분 개통으로 보면 된다.

노선 2단계인 충주~문경 구간은 2023년 12월 개통 예정이며, 문경~김천 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다. 중부내륙선과 이어지는 남부내륙선은 경북 김천∼경남 거제로 이어지는 철도로 기본계획 수립 중이며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이런 신기원의 철도시대 도래에 음성군과 지역 주민들은 환영 현수막을 대거 게시하며 축하했다. ‘감곡장호원역’이란 명칭에서 짐작하듯이 이 역사는 음성군 감곡면과 이천시 장호원읍 양 지역의 부지가 함께 속해 있다. 다만 장호원 부지는 일부 면적만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해당 부지가 포함된 마을은 청미천을 경계로 충북 쪽에 붙어 있는 유일한 경기도 땅이다.

이럼에도 장호원 주민들과 일부 경기도 시·도 의원은 역 명칭을 ‘장호원역’을 고집하며 수년간 집회와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응해 감곡면 주민들도 들고 일어섰다. 수년 동안 양측 간 대립은 이어졌다. 감곡 주민들은 철도 개통이 임박하면서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감곡장호원역’을 합리적으로 제시해 관철시켰다.

그럼에도 역사적인 철도 개통에 장호원 지역에는 개통 축하 현수막 게시는 없다. 오히려 장호원비상대책위 명의의 '중부내륙선 장호원역 개통'이란 문구의 현수막이 보인다. 

몇 년 전 음성성본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과 관련해 일부 주민들은 극심한 반대투쟁에 나섰다. 이에 일부 군의원들도 동조하며 수년간 음성군정은 혼돈에 빠졌다. 결국 사업은 인허가를 거쳐 정상 추진돼 지난해 100% 사전 분양을 이뤘다. 부지에서 제외된 마을 주민 일부는 뒤늦게 후회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안타깝게도 불가능한 시점에서의 후회였다.

충북혁신도시 건설 당시 두성리 마을 주민들도 반대 투쟁에 나섰다. 하지만 대세를 인식한 주민 대표들은 사업 시행사 측과 대화를 통해 실리를 택했다. 음성군의 역할도 컸다. 주민들은 혁신도시와 인접한 이주마을로 이사했다. 많은 지원책으로 다양한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연시에 즈음한 감곡장호원역 개통을 바라보며 '각주구검(刻舟求劍)'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이다. 이는 판단력과 융통성이 없어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뜻이다. '각주구검'을 되새겨 봐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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