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선 개통했지만 주민들은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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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내륙선 개통했지만 주민들은 불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01.05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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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이음, 요금 높고 환승 등 불편…광역전철 투입 여론 비등
중부내륙선 철로를 달리고 있는 KTX-이음 고속열차.
중부내륙선철도 KTX이음 열차를 시승하고 있는 음성군 관계자들. 앞줄 왼쪽이 조병옥 음성군수, 오른쪽은 최용락 군의장.<br>
KTX-이음 고속열차를 시승하고 있는 음성군 관계자들. 앞줄 왼쪽이 조병옥 음성군수, 오른쪽은 최용락 군의장.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고대하던 충주∼부발 간 중부내륙선 철도가 지난 연말 개통돼 KTX-이음 고속열차가 운행 중이다. 하지만 비싼 요금과 환승 불편 등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주민들의 반향이 일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수도권 지하철과 연결되는 광역전철 개통으로 인식해 온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3일 감곡장호원역에서 만난 71세의 승객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가득 지었다. 처음 이 노선을 이용할 예정이던 그는 부발역을 거쳐 이매역까지 갈 계획이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11시22분발 열차를 놓쳤다. 다음 열차표 발매를 위해 알아본 요금과 열차 시각표를 확인한 그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타야 할 다음 열차는 오후 2시12분발이며 요금은 5000원이다. 원래 요금은 8400원이지만 그나마 개통 기념으로 3월말까지 한시적 할인 적용 금액이다. 다음 열차를 이용하려면 1시간 50분을 대기해야 한다. 다만 승차 기본요금에서 어린이는 50%, 65세 이상은 30%의 할인을 적용 받는다. 4인 가족석은 15% 할인된다. 우등실의 기본요금은 1만1400원이다.

고민하던 그는 결국 택시를 이용해 부발역으로 가서 곧바로 경강선 전철을 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통됐다고 해서 처음으로 타 보려고 왔다가 낭패를 봤다”며 “요금도 너무 비싸고 몇 시간 만에 오는 걸 어떻게 기다릴 수 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감곡에서 분당까지 자식 집에 자주 다닌다는 그는 “예전처럼 부발역에 자동차를 주차해 놓고 다니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기본요금 8400원 ‘비싸’

이번 개통된 충주∼부발 노선의 열차시각표를 보면 하루에 오전 및 오후 각 2회씩 운행된다. 충주→부발행 첫차는 06시41분이며 11시02분, 13시52분, 18시30분으로 4회 운행이다. 부발→충주행도 4회로 첫차는 07시52분, 이어 12시39분, 15시35분, 19시30분이다. 역무원의 말에 따르면 조만간 1회 운행이 추가될 전망이다.

지역주민들의 불만 여론은 SNS 단체 대화방에서도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요금이 비싸다는 점이 가장 큰 지적이다. 이번 노선 개통과 관련한 기사에도 같은 불만의 댓글이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관련 지자체도 파악하고 있다. 3일 충주시 관계자는 “공사 착공 때 이미 ‘전철 타고 서울가자’라는 구호성 말이 돌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의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지난해 6월 ‘중부내륙선 철도 추진상황’ 제목의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고 전했다. 당시 보도자료에서 시는 “중부내륙선 개통은 충주의 첫 번째 고속철도 시대 개막”이란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충북선 개통 97년만에 새로운 철도교통망을 갖추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연장 93.2km의 단선전철로 1단계 연장 54.0km 이천 부발~충주 구간이 시운전을 거쳐 오는 12월에 개통하고, 2단계 충주~문경 구간이 2023년 12월에 순차적 개통예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수서~광주 복선전철 개통과 문경~김천 구간 및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선 철도 연결·개통이 조속히 이룩되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하지만 사용된 용어를 보면 ‘고속철도’, ‘단선전철’이 혼재돼 언급되기도 했다. 더불어서 복선전철, 중부내륙선, 남부내륙선 등이 뒤섞여 주민들은 투입 열차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각인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부터 강원도 춘천과 충남 아산까지도 전철이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이곳 노선도 같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 젖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는 “수서~광주 복선전철 사업이 완료되면 (충주에서) 수서까지 1시간30분 정도의 이동시간이 50분 내로 단축돼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란 점도 강조 했다. 언론 또한 고속열차와 광역전철의 상이점 등을 사전에 짚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부정확한 인식에 한 몫 했다.

전철 도입 가능성은

그렇다면 향후 전철 유치는 불가능한 문제일까. 충주시 및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의 말을 종합하면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가장 기초적으로 짚을 문제가 철도 궤도인데 중부내륙선 철도는 서울 수서∼경북 문경까지 계획된 것으로 동일 궤도다. 즉 KTX-이음 고속열차가 기존 운행 중인 경강선 부발∼광주 구간 철로를 동일하게 이용하게 된다. 공사에 들어갈 광주∼수서 구간도 전철 노선과 동일한 궤도다.

결국은 부발∼충주 구간의 이용객 증가 및 지역 여론이 전철 유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춘선과 경부선을 이용하는 춘천 및 아산과 동일한 경우로 풀이된다.

시와 코레일 직원은 “철도 이용 증가와 현실성 있는 용역 결과가 도출되고 지자체의 예산 분담이 있다면 국토부의 승인이 불가능할 것도 없을 것”이라는 동일한 반응을 보였다. 스크린도어 추가 설치와 같은 승강장 시스템 보완 등 예상되는 시설 증설 비용이 수반된다는 설명이다.

단순 종합하면 2단계 공사가 준공 개통되고 이용객이 늘고 지역 여론이 지속적으로 비등할 경우 광역 전철 유치도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음성군 관계자는 “(중부내륙선은) 국비 100%의 간선(幹線) 철도로 추진된 것”이라면서도 “주민들의 전철 도입 의견을 듣기도 한다”며 향후 대응 방안 모색을 언급했다.

한편, 경춘선의 경우 청량리∼춘천 구간 ITX-청춘열차 기본요금은 8600원이며, 같은 구간 광역전철 요금은 2950원이다. 경부선의 영등포∼아산 구간 무궁화호는 6000원, 새마을호는 8900원이다. 같은 구간의 광역전철 요금은 2950원이다. 경강선 판교∼여주 구간 광역전철은 21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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