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40여년 만에 귀향해 충북도지사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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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40여년 만에 귀향해 충북도지사 당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6.0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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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영민 후보와 혈투 벌였으나 수월하게 이겨
의료비 후불제, 레이크파크 조성 등 굵직한 공약 쏟아내

 

김영환 당선인
김영환 당선인

 

2018년 지방선거 때는 文風이 전국을 휩쓸더니 올해는 尹風이 강타했다. 예상대로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호남지역과 제주도 등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전국이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충북에서는 국민의힘이 충북도지사와 11개 기초단체장 중 7명을 배출했다. 이로써 유권자들은 지방선거까지 중앙정치에 예속된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올해 대선 승리와 함께 지방선거까지 접수한 국민의힘은 환호하는데 반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더불어민주당은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향후 민주당의 선택도 관심거리다. 이제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충북의 권력도 대폭 교체될 것이다. 현재 충북은 충북도지사, 11개 기초단체장 중 7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도내 광역 및 기초의회도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앞으로 충북지역에 어떤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환(67)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김 당선인은 오후 11시 5분 일찌감치 당선 유력 소식을 들었다. 충북도지사 선거는 도민들에게 최대 관심사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도지사를 차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혈투를 벌였다. 전반적으로는 국민의힘 바람 영향으로 김 당선인의 승리가 점쳐졌다.

김 당선인은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도민 여러분께서는 고향에 돌아온 저를 너른 가슴으로 안아주셨다. 유세기간 중 때론 격려를, 때론 무서운 회초리를 주셨지만 저에겐 더없는 힘이 되고 약이 됐다. 저에게 주신 소임을 엄중히 받아들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부터 약속과 포부를 실천해 나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겠다”는 소감문을 발표했다.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는 많은 얘깃거리가 나왔다. 민주당 노영민(65),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는 둘 다 중진 정치인이었다. 노 후보는 국회의원 3선에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 당선인은 국회의원 4선 경력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민주당 계열에서 함께 정치를 했던 선후배 였지만 김 당선인이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가면서 적이 됐다. 그리고 노 후보는 줄곧 충북에서 정치를 했으나 김 당선인은 경기도에서 하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내려왔다. 이 때문에 노 후보 측은 충북사람 대 정치적 철새 구도를 잡고 공격했다.

그러자 김 당선인은 ‘충북을 바꿀 힘있는 도지사’라는 구호를 내놨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소통을 특히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고문인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노 후보를 겨냥해 힘있는 여당임을 내세웠다.

노 후보와 김 당선인은 방송 토론회에서 몇 가지 공약을 놓고 언쟁했다. 노 후보는 김 당선인의 의료비 후불제, 레이크파크를 지적했고 김 당선인은 노 후보의 청주 지하철시대, 도내 남부권 대기업 유치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시비를 걸었다.

또 공약 베끼기 논쟁도 벌어졌다. 노영민 후보는 자신이 내놓는 공약을 김 당선인이 약간 손질해 곧바로 제시했다고 항의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노 후보의 양육수당, 어르신 생신축하금, 남성 육아휴직수당, 농민수당을 김 후보가 가져가 조금 더 얹어 지급하겠다고 한다”며 급조된 후보라고 비판했다.
 

이 공약 다 지킬 수 있나 
 

김 당선인은 공약1호로 의료비 후불제를 제시했다. 이는 충북에서 설립하는 가칭 ‘착한은행’이 먼저 도민의 의료비를 병원에 대납하면 환자가 무이자 장기할부방식으로 갚도록 하는 제도라는 것. 서민들이 돈 걱정 없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안길 철당간 밑에서 태어나 남주동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메리야쓰와 사리마다를 팔던 무학의 노점상 아들이 도지사 후보가 됐다. 실로 저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군부독재와 싸우는 과정에서 제적, 투옥, 수배의 아픔을 겪었고 입학한지 15년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됐다”고 썼다. 그는 이어 “지난 17년동안 잘못된 친노친문의 패권 정치와 싸웠다. 그 과정에서 특권을 대물림하려는 민주유공자법을 반대하고 저와 제 아내는 5.18 유공자증을 국가에 반납했다”고 말했다.

연세대 치대와 경제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그는 ▲출산수당 1000만원 지급 ▲육아수당 5세까지 월 100만원 지급 ▲4년간 일자리 10만개 창출 목표 ▲국내외 우수기업으로부터 4년간 60조원 유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경제·과학기술·교육·문화도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하고 레이크파크 조성, 충북도립미술관 건립, 청주교도소 이전에 특히 힘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송에 카이스트, 오창에 과학영재고, 진천음성에 AI영재고, 영동에 국악영재고, 옥천에 수학영재고를 만들겠다는 말도 했다. 이 때문에 4년 동안 이 많은 일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시각도 있다. 충북도민들은 앞으로 전개될 민선8기 충북을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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