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진천 통합, 양군 공론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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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진천 통합, 양군 공론화 전망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06.1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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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선거 과정서 분출…송기섭 진천군수 “혁신도시 조합 추진”
충북혁신도시 전경
충북혁신도시 전경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북 음성군과 진천군 지역에서는 지난 6.1지방선거 과정에서 충북혁신도시를 매개로 지자체 통합 필요성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게 나왔다. 이에 따라 지역 여론 및 지자체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군과 국민의힘 후보군이 통합에 대해 대체적으로 찬반으로 갈려 단체장 및 도‧군의회의 입장과 정책변화 여부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해당 지자체인 음성군과 진천군의 행정 방향이 가장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음성군은 조병옥 현 군수가 재선에 성공했고, 진천군 역시 송기섭 현 군수가 3선에 올랐다.

민주당의 조 음성군수는 선거 과정에서 국힘의 구자평 후보와 음성진천 통합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조 군수는 구 후보가 충북혁신도시 일원으로 충북도청 이전을 유치해 양군 통합을 이루겠다고 발표한 공약에 대해 현실성이 결여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30년 15만 인구의 음성시 독자 건설 의지를 강조했다. 대소면과 맹동면을 읍으로 승격시키면서 인구 15만을 달성하면 음성시 건설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도청 제2청사 건립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도청 이전 불가론으로 내세웠다.

조 군수와 같은 민주당의 송 진천군수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 송 군수는 선거일 1주일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충북혁신도시의 행정통합 의사를 밝혔다. 음성진천 전체가 아닌 혁신도시만을 대상으로 한 통일된 행정시스템 도입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날 회견에서 송 군수는 우선 음성군과 협의해 혁신도시의 모든 행정을 원스톱 처리하는 ‘행정통합센터’를 설치하고 주민불편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혁신도시 내에 준공 예정인 복합혁신센터에 ‘행정통합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도지사 당선인, 찬성

이어 ‘충북혁신도시 공유도시 조합’을 설립한 뒤 단일행정 구역처럼 혁신도시를 공동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을 통해 공공시설 설치 및 운영, 유지관리, 공공사업 유치, 정주여건 개선, 동일 행정서비스 제공 등을 공동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공유도시 조합은 ‘준 단일행정구역’으로 법적 근거가 있는 행정기구라는 설명이다. 송 군수는 아울러 혁신도시를 조합 형태로 운영하면서 ‘혁신도시 발전계획 용역’을 국책연구기관에 발주해 실현 가능한 통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 군수는 이날 혁신도시 내 아파트 입주자 대표, 학부모 대표, 주민 대표 등과 3차례의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들 대표들은 음성‧진천 통합을 송 군수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자회견도 이들 목소리에 따라 송 군수의 입장이 나온 셈이다. 송 군수는 “진천·음성 통합 자체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 단계에서는 실현성이 매우 낮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고, 단계적으로 상생방안을 찾아 실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일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행정서비스 이원화, 혁신도시 출장소 등 유사한 시설 중복으로 행정력 낭비와 중복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양군으로 분리된 충북혁신도시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나타냈다.

양 군수의 이런 인식 속에 선거 과정에서 통합론에 힘을 실었던 국힘 소속의 김영환 당선인의 입장도 관심이다. 자당의 구자평 음성군수 후보와 김경회 진천군수 후보가 통합을 공약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구 후보는 양당 통합을, 김 후보는 괴산, 증평을 포함한 중부4군 통합을 내세웠다. 김 당선인은 이에 대해 유세 과정에서 음성‧진천의 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조‧송, 행정력 시험대

양 당의 지방의원 후보들도 대체적으로 국힘은 찬성, 민주당은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선거 결과 충북도의회는 물론 음성군의회, 진천군의회 모두 국힘이 다수당이 됐다. 종합적으로 지역 여론이 찬성 의견으로 모아지고 양 군이 이를 반영해 통합을 추진할 경우 정치적 역학구도로 볼 때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011년 당시 이필용 음성군수가 음성·진천 통합시 추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진천군 지역의 강력한 반대 의사 표출로 무산됐다. 당시 진천 여론은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다양한 분야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이유가 주류였다.

그러나 지금은 충북혁신도시 입주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진천군의 인구가 급속히 증가했다. 지난달 진천군의 내국인 인구는 8만5671명으로 93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반면 음성군은 9만2186명이다. 양 군 인구가 8년 전 3만명 가까운 차이에서 6515명으로 좁혀진 게 현실이다. 진천군의 인구 증가 추세는 이어지고 있고, 음성군은 이제 하락세를 멈추는 단계로 분석된다. 따라서 양 군의 인구가 대등한 단계에 접어들어 주민 스스로 통합 목소리가 크게 대두될 경우 지역 정치권도 무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충북혁신도시로의 빨대 현상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지역경제 피해를 의식한 움직임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반대급부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조병옥 음성군수와 송기섭 진천군수의 양 군 통합 문제에 대한 행정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2024년 국회의원 선거와 2026년 지방선거에서는 음성‧진천 통합론이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음성군과 진천군이 양대 선거 이전에 통합 공론화에 나서게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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