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동수…청주시의회, 민주당 둑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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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동수…청주시의회, 민주당 둑 무너지나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2.12.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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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수 의원, 국민의힘과 함께 시청본관 철거 예산 가결
후반기 의장 선거구도 둘러싼 임 의원 ‘빅픽쳐’ 가능성도
12월 21일 원포인트 의회에서 철거예산이 통과된 청주시청 본관
12월 22일 원포인트 의회에서 철거예산이 통과된 청주시청 본관

여야 동수인 청주시의회 민주당 둑에 작은 구멍이 뚫렸다. 아직은 작은 구멍이지만 자칫하면 둑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 옛 본관철거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서온 청주시의회는 1222일 열린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임정수(우암, 내덕1,2)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탈표로 철거예산 174200만원이 포함된 내년 예산안을 극적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임시회 전까지 국민의힘은 예산안 원안 통과를, 민주당은 철거예산을 뺀 수정안 통과를 주장했다. 두 당은 각각 스물한 명 동수여서 각자의 안에 몰표를 던져도 과반을 얻을 수 없는 구조였다.

그런데 22일 오후 4시 열린 임시회를 민주당 의원들이 보이콧 한 상황에서 임정수 의원만 표결에 가세해 스물두 명 찬성으로 6분 만에 가결시킨 것.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앞으로 모든 의사일정 중단과 모든 직위를 내려놓겠다며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네 명이 전원 사퇴했고, 다음 주에는 김병국 의장 불신임안을 내기로 하는 등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문제는 임정수 의원의 이적행위(?)에는 빅픽쳐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 중진 Q의원은 당에서 제명해야 할 만큼 큰 문제를 일으켰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적을 박탈하면 당을 옮길 명분을 만들어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권을 정지시켜 한동안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임 의원이 탈당으로 대응하면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다. 김신응 민주당 충북도당 정책실장은 탈당은 개인의 의사에 따른 결정으로 당에서 이를 막을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든 힘의 균형은 무너진다.

구체적인 빅픽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초선 X의원은 의장 자리에 욕심을 내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당내에서 운영위원장 후보를 내정하거나 원내대표를 뽑는 경쟁에 나섰다가 모두 실패한 임 의원이 뭔가 꼼수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셈법은 이렇다. 전반기는 국민의힘이, 후반기는 민주당이 의장을 맡기로 한 상황에서 임 의원이 민주당적으로 의장에 나설 경우 국민의힘 스물한 표에, 본인 한 표를 더해 무조건 당선되는 구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설사 제명이나 탈당으로 당을 옮기게 되면 2220으로 의석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는 국민의힘 후보로 의장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물론 전후반기 의장을 두 당이 교대(선 국힘-후 민주)로 맡기로 했지만 이는 여야 동수일 당시에 맺은 신사협정이어서 당적을 바꾸면 단 한 석의 무게로도 천칭을 기울일 수 있다.

X의원은 당의 의총이나 당내 행사에서 임 의원을 본 적이 없다. 2인 선거구에서 단수공천을 받아 무투표로 당선됐는데 이렇게 당을 배신한 것은 분명한 해당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의원이 전기공사업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추측이 떠돌고 있다. 하지만 표결 참여 이후에는 임 의원과 어떤 방법으로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임 의원은 다만 표결 전 중부매일 기자와 통화에서 여론도, 개인적으로도 청주시 옛 본관은 철거해야 된다는 입장이라며 자신의 소신에 따른 행동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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