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계속되는 金 지사의 김치의병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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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계속되는 金 지사의 김치의병운동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1.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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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배추 1800t 확보, 도내 7개 업체가 생산 중”
수입산 김치 몰아내고, 다양한 판로 개척 하는 게 과제

 

지난해 12월 1일 첫 출하된 못난이 김치. 사진/ 충북도
지난해 12월 1일 첫 출하된 못난이 김치. 사진/ 충북도

 

 

 

충북도는 지난해 11월 ‘어쩌다 못난이 김치’ 사업을 시작했다. 아이디어는 김영환 충북도지사에게서 나왔다. 지난해 충북도내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배추 농사가 풍년이었다. 그러자 김장철에도 팔려나가지 못한 배추가 많았고, 일부 농가는 수확을 포기했다. 못난이 김치는 이런 배추로 만드는 것이다.

김영환 지사는 지난해 11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외국을 다녀오는 동안 괴산군 청천면에서 새마을부녀회가 중심이 되어 김장체험 행사를 모두 마쳤다. 어제 저녁 이 분들을 격려하고 이제는 버리는 배추와 고추로 못난이 김치를 만들고, 김치만은 우리 것을 먹자는 김치의병운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마침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청주에서 회의를 해서 제가 이 사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썼다.
 

김 지사의 아이디어로 시작
 

충북도의 못난이 김치 사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김 지사는 기회가 될 때마다 못난이 김치 얘기를 한다. 그는 11월 23일 “매년 밭에서 50% 이상의 못난이 배추가 버려지지만 올해는 그 이상이다. 준비는 부족하지만 충북 못난이 김치 사업을 해볼 생각이다. 목표는 간단하다. 농촌의 버려지는 배추를 못난이 김치로 만들어 팔아 농부들을 돕자는 것. 김치의병운동을 통해 수입산을 몰아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의 배추 생산량은 20만 2544t이다. 5~6월에 생산되는 봄배추와 11~12월에 생산되는 가을배추를 합친 숫자다. 이번에 충북도가 확보한 못난이 배추는 1800t이고 현재까지 판매된 못난이 김치는 190t이라고 한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평소 버려지는 배추를 아깝게 생각하던 지사께서 한국외식업중앙회 워크숍에 가서 못난이 김치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회장단이 좋다고 하면서 일이 추진됐다. 농가는 버려질 뻔한 배추를 살리고, 소비자들은 국산김치를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좋은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실제 지금 웬만한 음식점의 김치는 수입산이다. 음식점 주인들은 식재료 값이 많이 올라 단가를 맞추기 위해 수입산을 쓴다고 말한다.

도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 10kg이 대개 1만6000원인데 반해 못난이 김치는 2만 9000원이다. 다른 국산김치보다 훨씬 저렴하다. 충북도내의 김치 제조업체는 모두 47개소이다. 이 중 7개소가 못난이 김치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월 140t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못난이 김치 재료는 모두 국산이라고 덧붙였다.
 

김치의병운동 취지 잘 살려야
 

김 지사는 또 지난 4일 못난이 김치 수출계획도 발표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본 ‘에이산 예스마트’ 24개소에 10t을 수출해 일반 음식점, 체인점, 도매슈퍼에 나간다. 베트남 K마트와 미국 LA 홈쇼핑에도 10t을 수출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GS리테일은 전국 매장에서 100t을 한정판매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S리테일은 기업의 ESG 경영이념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동참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못난이 김치의 등장을 반기나 일부 김치 제조업체나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불만이 있다는 후문이다. 앞으로 이들과 마찰도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이 김치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공제회’를 통해 판매했고, GS리테일은 명절이라 한정판매 한 번 하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건 조심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수출길도 새롭게 개척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향후 다양한 판로 개척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충북도가 공익적인 차원에서 시작한 만큼 기본 취지를 살리고 판로를 확대하는 게 관건이다. 향후 농가 소득 증대와 수입산 김치를 몰아내는 역할을 하면서 관련업계에 피해를 주지 않는 시장 개척을 얼마나 할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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