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와 문의를 벳부, 유후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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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와 문의를 벳부, 유후인처럼”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2.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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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차장 넓힌다는 건 문의를 스킵한다는 얘기”
변- “유명전문가 아니라 지역 아는 전문가가 필요”
김영환 충북지사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주창하면서 대청호가 내려다 보이는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취임식을 거행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주창하면서 대청호가 내려다 보이는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취임식을 거행했다.

청남대 관광 문의에서 시작하라 : 이광희 & 변광섭

이광희 전 충청북도의회 의원과 변광섭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를 따로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똑같이 든 비유가 있다. 청남대와 청남대가 있는 문의면을 떼어놓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같은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광희 의원은 충북도가 최근 주차장 부지를 찾아낸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주차장을 더 만든다는 얘기는 청주나 주변 사람들 차 끌고 청남대 오라는 얘기인데, 이는 봄꽃 축제나 국화축제 하면서 전국 어디에나 있는 동네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청남대는 대통령의 별장이라서 보안이 필요한 시설이다 보니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있는 반면에,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일본의 온천 관광지인 벳부가 인근에 유후인 마을을 동반 성장시켰고, 전남 순천의 순천만과 순천 구도심도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고 있다최근 충청북도가 내놓은 청남대 활성화 방안에는 문의면을 어떻게 상생발전시킬 것인가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청남대의 개방성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치고 재즈를 감상하며 자연을 즐기는 방식의 재즈토닉등을 비교적 성공한 행사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판에 박힌 평범하고 얄팍한 아이디어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얘기다. 이 전 의원은 김영환 지사가 청남대를 외국 손님들을 위한 영빈관이나 대통령 별장으로 가끔 사용해 달라고 제안한 것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전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고 청와대를 개방한 마당에 청남대가 갖는 상징성은 약해졌다. 청남대의 소유는 이미 충청북도 것이 됐다. 우리 소유를 가끔 빌려준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 상징성과 정통성을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구도심까지 연계한 콘텐츠 필요

*이광희 : 전 충청북도의회 의원(재선), 충북대 산림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숲해설가이고, 한국관광공사 사외이사를 지낸 관광콘텐츠 전문가다. (좌)*변광섭 : 기자 출신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무국장 등 문화기획자로 일하며 글을 쓰고 강단에도 섰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기획했다.(우)
*이광희 : 전 충청북도의회 의원(재선), 충북대 산림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숲해설가이고, 한국관광공사 사외이사를 지낸 관광콘텐츠 전문가다. (좌)
*변광섭 : 기자 출신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무국장 등 문화기획자로 일하며 글을 쓰고 강단에도 섰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기획했다.(우)

변광섭 대표이사도 벳부와 유후인을 얘기했다. 이 전 의원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문의는 물론이고 청주 구도심과 연계해서 23일 머물 수 있는 여행 콘텐츠, 축제까지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변광섭 대표는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다.

변 대표는 단순한 전문가가 아니라 지역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을 폭넓게 아우르는 콘텐츠가 나온다. 충북사람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고민하고, 서울사람이 와도 충북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대표는 문의면 소재지에 있는 갤러리와 공방, 거리의 상가, 음식문화를 모두 연계자원으로 꼽았다. 나아가 문의문화재단지와 벌랏한지마을, 마동창작마을도 예로 들었다.

변 대표는 우리가 금속활자본 직지만 생각했지 청주 종이를 생각하지 못했다. 청주가 인쇄의 메카가 된 것은 좋은 종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의 벌랏과 인근 옥화구곡에 한지마을이 있다는 점에서 마을의제 발견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실 국제적인 관광상품을 만든다면 청주도 좁다. 변 대표는 일본 어디를 가도 그 고장을 대표하는 음식과 종이, 젓가락이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 모든 것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점과 점이 모여서 선이 되고 선과 선이 만나서 면이 된다는 공식이다.

변광섭 대표는 문의에는 젊은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이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좋지만 들어오라고 말하기는 좀

실험과 환호, 좌절 반복하는 로컬크리에이터들

 

문의면의 로컬크리에이터인 이소연 내안의북 대표
문의면의 로컬크리에이터인 이소연 내안의북 대표

2019년부터 문의면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이소연 내안의북대표는 SNS에서 문의하실래요라는 해시태그로 유명하다. 이 해시태그는 문의면에 공공디자인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소연 대표는 문의면 주민커뮤니티 소식지 <문의엔>을 만들면서 문의를 디자인하고 있다. 양봉과 밀랍 공예를 하는 청년 부부와 20대 청년 농부들과 문의면 삼국지인 문국지를 쓰자고 도원결의도 했으나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저는 귀촌해서 잘 살고 있지만 들어오라고 권하기는 쉽지 않아요. 교육에 대한 가치관도 다르다 보니 저는 교육 때문에 들어왔지만 교육 때문에 나가는 사람도 있고, 젊은이들의 일거리도 부족하니까요.”

이소연 대표는 최근 청남대 규제를 완화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주민들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할 때는 허투루 듣다가 윗선에서 급물살을 타는 것도 좋은 모양새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청남대와 문의의 관계를 상권으로만 바라보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규제는 동시에 완화되고 상생의 길도 함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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