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도소는 내가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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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도소는 내가 옮깁니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4.2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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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구의 단골 공약, 현역 이장섭 대 검사 출신 김진모
행정 실무만 남았다는 李…긴밀히 정치로 풀겠다는 金
2024년 총선 청주 ‘서원선거구의 결투’는 청주교도소가 전장(戰場)이 될 전망이다. 왼쪽 이장섭 의원, 오른쪽 김진모 위원장.
2024년 총선 청주 ‘서원선거구의 결투’는 청주교도소가 전장(戰場)이 될 전망이다. 왼쪽 이장섭 의원, 오른쪽 김진모 위원장.

서부영화의 고전 ‘OK목장의 결투1881OK라는 목장에서 벌어진 실제 총싸움을 영화로 만들었단다. 2024년 총선 청주 서원선거구의 결투는 청주교도소가 전장(戰場)이 될 전망이다. 1990년대 말부터 너도나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취급을 받아왔지만, 뜬구름 같던 이전 문제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역인 이장섭(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비 지원이 아니라 기부 대 양여방식으로 가닥을 잡는 등 정치적 행위의 단계는 이미 지나갔다사실상 청주시의 행정적인 실무만 남았기 때문에, 상당 부분 공약의 진도가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검사 출신의 김진모 국민의힘 서원선거구 당협위원장은 국가적인 결심과 결단이 아직 남아있다면서 “(내가) 법무부 장관과 긴밀한 대화가 가능하기에 교도소 이전 문제를 해결할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맞다고 단언했다.

2022년 지방선거 이전까지는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대통령, 도지사, 청주시장까지 모두 민주당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 국회의원을 제외한 모든 권력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李 해법은 기부 대 양여

이장섭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청주교도소 이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 도지사 후보, 청주시장 후보의 공약에 모두 포함된 것까지를 자신의 공으로 돌렸다. 나아가 방식을 기부 대 양여로 가닥을 잡은 만큼 청주시의 실무 행정만 남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년 충북도와 충북개발공사와 함께 예비조사를 진행해서 개괄적인 이전비용, 이전 후보지, 개발 방식과 대()정부 관계 등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주시는 202211청주교도소 이전 전략계획 용역에 착수했다. 청주시는 6월 최종보고회에서 예비후보지 세 곳 이상을 선정한 뒤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장섭 의원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 역시 기부 대 양여 방식을 검토하는 것도 맞다. 기부 대 양여는 청주시가 도심 외곽에 새 교정시설을 지어 법무부에 기부하면, 법무부는 기존 교도소 건물과 부지의 소유권을 청주시에 넘기는 방식이다.

이장섭 의원은 공짜로 건물을 지어준다는 데 법무부가 마다할 리가 없다만약 국비로 이전을 추진하려 했다면 우선순위가 밀려도 한참 밀린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대체부지도 서원구 안에 보아둔 곳이 세 곳이나 된다최소한의 면적에 고층의 현대식 교도소를 짓는다는 전제로 유치를 희망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귀띔했다.

이장섭 의원은 현재의 교도소 터에서 대체부지에 교도소를 신축할 만큼의 개발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지는 신중한 의견을 냈다. 이 의원은 기부 대 양여는 부동산 경기와 맞물려 있다면서 현재 경기가 가라앉은 상태여서 돈도 생기고 난개발도 막을 수 있다고 낙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감나무 밑에 감 떨어지기를 기다릴 형편도 아니다. 이 의원은 교도소 터 6만 평뿐만 아니라 주변 15만 평 정도를 묶어 사업의 규모를 늘린다면 적정한 개발 규모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金 한 장관의 직속상관

김진모 당협위원장은 청주교도소 이전에 대해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며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단순히 선언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공약으로 남발돼 온 상황을 꼬집었다.

김진모 위원장은 공약 실현의 세 가지 관문으로 대체부지의 물색과 주민설득, 국가적인 결심과 결단, 예산 확보를 꼽았다. 청주교도소 이전이 빌 공()자 공약에 머물러 온 것에 대한 김진모 위원장 나름의 원인 분석이다.

김진모 위원장은 교도소가 얼마나 오래됐는가만 보는 게 아니라 위치도 본다면서 안양교도소의 경우에는 도심 한복판에 있어서 늘 우선순위로 거론하지만, 아직도 이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해진 순서도 있지만 정치적 결단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암시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통령실에서 민정2비서관으로 일했던 김 위원장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횡령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02212월 말, 복권됐으며, 불과 1주일 만에 서원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김진모 위원장의 정계 입문은 검사 출신 대통령, 법무부 장관과 각별한 관계로 인구에 회자됐다. 윤석열(79학번), 김진모(84학번) 한동훈(92학번) 등 세 사람은 모두 서울대학교 법학과 동문이다. 윤 대통령이 제일 선배지만 법조인 경력은 사법시험 29, 연수원 19기인 김진모 위원장이 더 빠르다. 9수 끝에 합격한 윤 대통령은 사시 33, 연수원 23기다. 한 장관은 37, 27기다.

특히 한동훈 장관과는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였다. 2009년 김 위원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일 때 한 장관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었다. 2013년 김 위원장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일 때 한 장관은 직속인 정책기획과장이었다.

호사가들이 내년 총선에서 한 장관의 선물이 서원구에 내려올 수도 있다고 장담하는 이유다. 김진모 위원장은 국가업무가 개인적 친분에 의해서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 장관과) 긴밀한 대화가 가능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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