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민관거버넌스 유일한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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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민관거버넌스 유일한 대안”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5.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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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RE100 대신에 CF100…세계는 ‘위장 주의보’
한국 재생에너지 삼성에 다 몰아줘도 부족한 상황
햇빛발전 현지생산-소비지 사용…“지역에 답 있다”
이창수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사진= 이재표 기자
이창수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사진= 이재표 기자

쏟아지는 햇빛을 에너지로 바꾸는 일은 인류의 미래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의 미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재생에너지 사용 100%)’이다.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RE100은 막힌 통로를 여는 주문 열려라, 참깨와 마찬가지다. RE100이 아니면 당장 대한민국의 수출길이 막힐 수 있고 값비싼 탄소 국경세를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기업을 위해서도 재생에너지 생산은 시급하다. 안산 시화호수로 자전거도로에 설치한 햇빛발전시설. 현지에서 만들어 소비지 사용원칙으로 지역기업에게 큰 안심이 되기 마련이다.
기업을 위해서도 재생에너지 생산은 시급하다. 안산 시화호수로 자전거도로에 설치한 햇빛발전시설. 현지에서 만들어 소비지 사용원칙으로 지역기업에게 큰 안심이 되기 마련이다.

이창수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400여 개 기업이 이미 RE100을 선언했고 한국도 31개 기업이 이에 동참했다“BMW는 부품업체에, 애플은 SK하이닉스에게 RE100을 요구하고 있어 자칫하면 수출이 막히거나 탄소국경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경고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RE100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전환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시장의 얽히고설킨 공급망에 따라 이제는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이 됐다. 해외 협력사나 고객사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저탄소 친환경 요구를 점차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이 경쟁력이 셈이다.

특히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딜레마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투자가 늘어날수록 탄소 배출량도 비례할 수밖에 없어서다.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짓지만, 정작 이를 감당할 재생에너지 발전은 따르지 않는다.

2027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전력량 급증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00조 원을 들여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SK하이닉스도 120조 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4개 반도체 팹(공장)을 짓고 있다. 현 재생에너지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이유다.


원자력 폐기물처리 고비용

미국‧영국 정부평가 발전원가 비교. ‘균등화 발전단가’ 기준으로 원자력보다 태양광이 훨씬 더 저렴하다.
미국‧영국 정부평가 발전원가 비교. ‘균등화 발전단가’ 기준으로 원자력보다 태양광이 훨씬 더 저렴하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계속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도 RE100을 대체할 만한 현실적인 방안은 뚜렷이 대두되지 않고 있다. 이미 2021년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096기가와트시(GWh)로 산업용 전력을 사용하는 상위 10개 기업의 사용량보다 적다. 정부나 지자체만 믿고 있다가는 기업들이 먼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산업통상자원부는 RE100 대신에 ‘CF100(무탄소 에너지 100%)로 넘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장 환경주의를 그린워싱이라고 한다. 시장에서는 친환경인 척하는 기업에 대해 그린워싱 주의보를 내렸다.

윤석열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백안시하는 논리 가운데 가장 핵심은 재생에너지는 비싸다는 논리다. 하지만 기술집적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반해 원자력은 고준위폐기물 처리단가가 천문학적이어서 실제로는 훨씬 더 큰돈이 든다는 것이 재생에너지 선진국들의 평가다.

이창수 조합장은 발전의 생성부터 매몰까지의 비용을 균등화 발전단가라고 하는데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1MW당 단가가 원자력은 99.1달러인데 반해 태양광은 66.8달러로 오히려 태양광이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민관거버넌스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관이 직접 나서면 조달 기준으로 100KW2억 원이 넘는 시설비가 드는데 반해 협동조합은 14000만 원 정도에 같은 시설을 지을 수 있다. 여기에다 송전에 드는 비용을 고려할 때 전기도 소비지 생산이 최고로 효율적이다.


지역 조합 실제 경쟁력 커

태양광 패널이 지붕 역할을 해서 그늘이 생긴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안산 주민들. 사진= 이재표 기자
태양광 패널이 지붕 역할을 해서 그늘이 생긴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안산 주민들. 사진= 이재표 기자

현 추세도 기업들이 직접 직접 RE100으로 전환하기보다 햇빛발전업체들과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즉 재생에너지공급인증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적어도 경기도와 안산에 있는 기업들은 RE100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셈이다.

이창수 조합장은 시민들이 나서는 햇빛발전에도 미래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조합장은 경영이 탄탄해지다 보니 신협이 70~80%까지 초기 건설비용을 담보 없이 대출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다음 목표인 대규모 발전소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시화호 수면이나 터널, 톨게이트 등을 활용하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올해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예상 매출은 100억 원이다. 전기 판매 수익 13억 원과 태양광 설치 수입 80억 원, 전기 공사 수입 등이 매출을 형성한다. 올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탄소 배출 감축량은 연 2만 톤으로, 조합원 1인당 12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의 사회공헌도 크게 늘었다. 에너지 관련 조합이다 보니 에너지 빈곤층을 집중 후원한다. 2022년에는 5560만 원을 후원했고, 2023년에는 6500만 원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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